센트레 베이커리, 365日 베이커리
대기업의 베이커리 브랜드가 모든 동네의 빵 소비를 책임지고 있을 때가 있었다. 모두 같은 입맛을 갖게 되는 거 아니냐며 걱정을 했었는데 오래된 베이커리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고객들의 수준이 높아지게 되면서 우리만의 정통적인 동네 빵집이 많아지고 있다.
베이커리는 설계를 할 때마다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빵을 만들어 내고 고객들에게 선택을 받기까지 보여지는 모습까지 고려를 해야 하고 보관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설계를 꼼꼼하게 해야 후회하지 않는 매장을
만들 수 있다.
베이커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빵을 진열하는 오픈 매대와 냉장기능이 있는 쇼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쉽게 보이지만 진열 매대의 경우 선반만 해도 폭이라든지 높이도 중요 하지만 빵이 눅눅해지지 않게 바닥에 빵이 바로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선반의 사이즈도 쟁반의 크기를 고려해서 정하는 것이 좋다.
선반의 크기를 정하면 빵 전시된 곳으로 조명을 하는 것이 좋은데, 조명에서 열이 너무 많이 나는 것을 선택하면 빵이 마르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열이 없는 LED조명을 선택하고 색온도가 높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주로 2700K 정도가 일반적으로 많이 쓰인다.
일본에 다양한 베이커리가 있는데 전혀 다른 콘셉트의 두 매장을 비교하면서 장점을 살펴보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해봤을 것 같은데 식빵을 전문으로 하는 센트레 더 베이커리라는 곳과 정말 작은 빵집 365日 베이커리 두 곳이다.
고급 식빵 전문점인 센트레 더 베이커리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곳인데 비슷한 콘셉트의 매장이 국내에서 오픈하기도 했다. 아침을 센트레 더 베이커리에서 먹기로 하고 일찍 매장에 도착을 했는데 문 열기 전부터 기다리는 손님이 많았다. 매장은 크게 보면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다.
오른쪽은 식빵을 사서 갈 수 있는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이 있고 다른 쪽은 식빵을 먹을 수 있는 식당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사실 웨이팅이 긴 곳은 식당 공간이다.
특이 한 점은 마케팅 방법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좌석에 맞춰서 인원을 꽉 채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이 꽤 많지만 적어도 안에서 식사를 할 때는 한가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식당 구역의 면적이 넓은 편이라 사람이 꽉 차있다면 모두 테이블에서 주문을 받아서 서비스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해질 것 같다.
외식업 중에서도 베이커리는 고객이 직접 빵을 가지고 오고 계산을 하고 자리에 앉아서 먹는 셀프서비스 가 많은데, 센트레 더 베이커리는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주문을 받고 빵을 먹는 속도를 체크해서 다음 음식을 준비하는 등 세심한 서비스를 한다.
빵을 주문하고 나면 이 매장의 시그니쳐인 토스터기 진열대로 가서 자신이 원하는 토스터를 자리로 가지고 와서 식빵을 테이블에서 구워 먹을 수가 있다.
토스터는 색도 다르고 만든 나라도 다른 다양한 브랜드의 빵을 위한 토스터기가 진열되어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으로 흥분을 하게 한다.
식빵 자체도 무게감 있고 맛이 있지만 자리에서 바로 토스터로 구워서 먹는데 맛이 없을 리가 없다. 선반 옆으로 치즈를 녹이는 기계가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있다. 뜨거운 조명으로 치즈를 녹여서 식빵에 가득 채워서 자리로 가져다주는데 주문한 빵에 치즈를 녹이기 시작하면 누구나 그곳으로 가서 동영상을 찍는다.
이런 행위들은 모두 식당을 방문했을 때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계산된 서비스이다.
잠시 후 서버가 6종류의 잼과 3종류의 버터가가 담긴 트레이를 테이블로 가져다주는데 보기만 해도 식욕이 돈다. 원하는 만큼 잼과 버터를 접시에 덜고 또 사진 한바탕 찍게 된다. 안 찍을 수가 없다.
매장의 분위기는 식당 쪽은 밝은 색으로 마감이 되어 있고 깨끗하고 기능에 충실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식당에 앉았을 때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토스터기와 치즈 녹이는 곳이 배치되어 있고 서비스 스테이션이 중간중간 설치되어 있어서 바로 고객에게 기물을 서비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베이커리 쪽의 주방이 꽤 높게 위치해 있어서 눈에 잘 뜨이게 되어 있다. 식사를 하면서 오픈된 주방에서 빵이 만들어지고 샌드위치 등의 식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빵을 사서 바로 나가는 사람은 출입구가 달라서 매장에서 식사를 하는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그야말로 식빵에 집중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이 설계의 좋은 점은 테이크아웃용 매장은 매우 작기 때문에 몇 명만 기다려도 바깥까지 줄을 서야 하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거리에서 바라볼 때는 항상 줄을 서 있는 매장으로 인식되어 언젠가는 나도 한번 방문해 봐야지 하는 마음을 먹게 한다. 좋은 마케팅 포인트이다. 내부에는 사진을 찍게 하는 요소로 가득하고 밖에서도 늘 붐비는 가게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센트 레더 베이커리는 식당에 가까 울 정도의 큰 매장이라면, 도쿄에서 가장 맛있는 빵집으로 유명한 365日은 아주 작은 매장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한가운데 빵 카운터가 ㄷ자 형태로 위치해 있고 그 안쪽으로 주방이 있는데 유리로 오픈되어 있어서 매장에 있는 사람들은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한쪽은 빵을 사는 곳이고 다른 한쪽은 매장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카운터이다. 빵을 사려면 쇼케이스를 보면서 동선을 따라가야 하는데 한 사람이 정말 간신히 서있을 정도의 통로에서 빵을 고르고 계산을 해야 한다. 매장의 구조를 편의점에서 착안을 했다고 한다. 고객이 빵을 살 때 그냥 고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고객에게 빵을 추천하기도 하고 눈을 맞춰 대화를 나눈다.
편의점처럼 작은 공간을 그야말로 구석구석 꽉 채워서 활용했다. 판매하는 제품도 물론 빵이 주요 품목이지만 쌀이라든지 잼이라든지 다양한 식자재를 같이 판매한다. 작은 공간에 필요한 물품은 다 비치를 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카운터 좌석의 한쪽 40cm 되는 공간에 작은 선반을 두어서 아래쪽은 물주전자를 위쪽은 토스터기를 두었다. 가구를 만들어서 놓은 것이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오픈된 선반이라 사용하기가 편리해 보인다.
작은 공간에 맞춰서 구석구석 아이디어를 숨겨 두었다.
앉아서 먹을 수 있는 바 카운터가 있는데 다섯 명 정도가 앉아서 식사할 수 있다. 좌석이 몇 개 되지 않아서 운이 좋아야 앉을 수 있다. 바 카운터 좌석 역시 몸을 돌리기도 힘들 정도로 좁다.
하지만 사람들은 좁은 카운터에서 한 잔의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시작하는 낭만을 즐긴다.
좁은 매장을 중심을 가지고 일관된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한 느낌이 든다. 매장의 내부는 촘촘하고 기능적으로 만들고 답답하지 않게 주방을 오픈하고 바 카운터를 만들어 작은 면적이지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의도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지만 이 매장 역시 내부에 웨이팅 할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고객은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작은 골목에서 줄을 서 있는 매장은 눈에 뜨일 것이다.
새롭게 매장을 만들 때 고객의 입장을 깊이 고려한다면 공간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