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간 도쿄에서 먹은 다양한 음식, 그중 엄선한 최고의 다섯 곳.
2023년 9월 14일 ~ 27일, 한국 남자 2명이 약 2주 간 일본에 머물며 먹은 외식집 중 가장 좋았던 다섯 곳을 정리했습니다. 머문 기간 동안 먹었던 42개의 메뉴를 기록해 두었는데요. 그중에서도 별 5개 중 5개 만점을 매긴 다섯 곳인 만큼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들러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매장 관련 링크는 구글맵으로 통일했습니다.
별점은 (1) 일부러 찾아갈 만한 / (2) 맛있는 / (3) 가성비 좋은 곳이었는지를 고려 후 매겼습니다.
도쿄의 유명 카이센동 맛집입니다. 저희는 분점인 아카사카아크힐즈점을 방문했는데요. 본점보다 상대적으로 웨이팅이 적어서 빠르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총 4가지 메뉴가 있지만 다 다른 메뉴라기보다는 기본 카이센동에 연어알이나 우니가 추가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서는 제대로 먹는 방법이 따로 있는데요. (1) 애피타이저 사시미를 땅콩소스와 함께 2조각만 먹고, (2) 이후 메인 디시인 카이센동을 3분의 2 정도 먹습니다. (3) 그런 후에는 남은 밥에 국물을 부어달라고 점원분에게 요청할 수 있는데요. 밥도 조금 더 추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4)이때 맨 처음 남겨둔 애피타이저 사시미를 섞어서 잔열로 익혀 국밥처럼 먹으면 됩니다. 퀄리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그리고 한 가지 메뉴 주문만으로 흡사 코스요리를 먹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종합적인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다이토 구의 라멘 맛집으로, 오리고기와 유자 베이스로 국물을 우린 라멘이 메인입니다. 오리의 잡내를 다양한 야채로 훌륭하게 잡아 느끼하지 않아 이색적이면서도 상당히 맛있습니다. 가격도 1000엔 초반대로 비싸지 않은 편이고요. 주문 직후에 카운터에 요청하면 면의 굵기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테이블에 미리 준비되어 있는 여러 소스도 함께 곁들여 먹어볼 수 있는데, 유니크한 특제 소스도 있으니 함께 즐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적당한 웨이팅 있으며 입장 후 자판기로 주문하는 방식입니다. 자판기에는 메뉴 이름과 메뉴 번호가 일본어로 쓰여 있으니, 일본어가 어려운 분들은 영어 메뉴판으로 메뉴 이름과 번호를 확인 후 동일한 번호로 주문하면 편리합니다.
스기타 돈가스는 정말 우연히 발견한 가게였는데요. 점심 먹을 곳을 정하고 이동하던 도중 길게 늘어선 웨이팅 줄을 발견했고,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껴 이끌리듯이 줄 서게 되었고, 자연스레 점심 먹을 곳을 여기로 바꾸게 되었어요. 줄 서있던 분들이 대부분 40~60 혹은 가족 단위의 로컬 주민으로 보였던 점이 한 몫했던 것 같아요. 매장 오픈 직전에 서 있던 줄이라 운 좋게 길게 기다리지 않고 바로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들어가 메뉴를 확인해 보니 2000엔대 중반으로, 가격은 조금 비싼 편입니다. 공깃밥과 미소장국은 메인 메뉴와 별도로 주문해야 합니다.
바에 앉았다면 바로 앞에서 주방 요리를 직관할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눈앞에서 돈가스가 튀겨지는 광경이 식욕을 돋우게 됩니다. 가족 기반으로 오랫동안 운영된 것처럼 보이고, 주문받기, 돈가스 튀기기, 샐러드 정리하기 등 종업원마다 맡은 역할이 확실해 보였던 점도 재밌었던 점이었어요.
히레와 로스카츠를 시켜서 나눠 먹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돈가스는 비싼 가격에 상응하는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육질이 부드럽고 튀김은 신선하고 바삭했어요. 오픈런 첫 기름에 튀긴 돈가스라 그런지 소금만 약간 쳐서 먹어도 퀄리티가 매우 높았고, 준비된 겨자나 돈가스 소스와 함께 다양한 조합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자연스레 공깃밥을 부르는 맛입니다.
카부키는 구라마에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정말 조용한 카페입니다. 2층 건물이며, 2층에서 주문 후 즐긴 다음 1층에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가격은 커피 한 잔에 800~2000엔 사이로 비싼 편. 다양한 종류의 수제 커피를 즐길 수 있고, 시끄러워질 경우 조용히 해달라는 안내를 받게 될 수도 있으니 방문 시 주의해야 합니다. 매장 내부 사진 촬영도 불가능합니다.
이처럼 지켜야 할 규칙이 여럿 있지만 5점을 매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카페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풍스럽고 유니크한 감성과 매우 훌륭한 수준의 수제 커피 때문인데요. 차분한 복장의 마스터가 정돈된 공간에서 세심하게 커피 내리는 장면을 보고 있기만 해도 덩달아 차분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술이 들어간 메뉴도 꽤 있는데, 이 중 琥珀の女王라는 메뉴가 엄청나게 맛있었습니다.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카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거의 매일 핸드드립 커피를 직접 만들어 먹는 편이지만, 지금까지 이런 커피를 먹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규칙만 제대로 지킨다면 끝장나는 커피와 함께 제대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사토 요스케는 긴자 한복판에 있는 100년 넘는 전통의 우동집입니다. 메뉴는 면 이외에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지만, 면을 따로 추가해서라도 맛보는 것을 강력하게 권장합니다. 튀김은 비교적 평범하지만 면과 잘 어울렸고, 쫄깃한 우동 면발과 쯔유의 조합이 특히 일품입니다. 어떻게 만들길래 이렇게 쫄깃한 면이 나올까 궁금할 정도였어요. 다음에 또 긴자에 방문한다면 꼭 재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메인 메뉴를 먹는 도중에도 면을 추가 주문할 수 있으니 조금만 먹어보고 추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우동+텐동 세트를 주문했지만 우동을 한 입 먹고 바로 면을 추가로 주문했어요. 선물용 면과 쯔유 세트를 따로 팔고 있어 식사가 만족스러웠다면 추가 구매도 가능합니다. 강추.
위 5곳에 대한 만족도는 저희 두 명의 주관적인 기준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후기를 상세하게 공유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가장 좁게는 제가 나중에 또 도쿄 여행을 하게 된다면 먼저 다시 읽어보려고 하고, 다른 분들에게도 저희가 일본에 체류하는(길다면 긴 2주) 동안 실제로 먹어본 다양한 도쿄 음식 경험 기반으로 작성한 만큼 나름대로 참고할 만한 정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넓게는 이처럼 다양한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5곳 이외에도 일본 여행 중 먹어본 40개 이상의 도쿄음식의 후기를 비교적 간단하게 작성해 두었는데요. 더욱 다양한 곳이 궁금하다면 여기에서 확인해 보세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