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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뇨냐 Sep 21. 2020

코로나 일상, 당신의 책장은 안녕한가요?

옷 대신 책 쇼핑하는 아줌마


집 문제로 골치 아픈 한 주가 끝이 나고 있다.
책 한 장 제대로 못 펴본 한 주였다. 마음의 여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시간들이었다.

나의 스트레스 수치는 알라딘 주문 내역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책 주문이 많은 달은 힘들었던 것이다.
코로나와 함께 한 지난 몇 개월. 나의 유일한 쇼핑은 책 주문이었는데, 실제로 읽어낼 시간적 여유는 별로 없었다. 평소에도 읽지도 못 할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책을 주문하면서 위로를 받는다. 웃긴 거지..

예전에 미국 학교에서 컬렉터의 저택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었다. 으리으리한 대저택 입구에서 코트를 받아 주던 사람부터 곳곳에 도우미들이 있었고, 우리들은 넘쳐나던 음식들을 삼키느라 바빴었다. 많고 많은 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방은 녹색 4면의 벽이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카펫이 깔려있는 가운데 자줏빛 벨벳 안락의자가 있던 방이었다. 나중에 나도 꼭 이런 서재방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방이 늘 갖고 싶다. 나중에 아이들 시집보내고 나야 가능할 공간이려나.

학교의 부재는 고스란히 엄마의 몫으로 돌아오니, 아이들의 모든 것들을 챙기며 삼시세끼 해 먹이느라 바쁜 나날의 연속들이다. 더욱 두려운 건 내년 이맘때도 비슷할 거라는 예감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함은 책 보고 공부하는 일인 듯싶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아이들의 책 주문량도 늘어났다고 한다.

책장에 칸칸이 이중 삼중 쌓여있는 책들을 보고 있으려니, 언제쯤이면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독서가 가능할까 싶다. 잃어버린 일상의 순간들이 새삼 또 그립다.

#코로나 잡념 #엄마의 책장 #엄마의 시간 #소중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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