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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ad Mar 15. 2019

사회 초년생이 빠지기 쉬운  함정 3가지

1. '자기 계발'의 함정

입사 후 배치받은 부서에서 직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입사원 초기에는 자기 계발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목적 없는 자기 계발을 할 때가 그렇다.

막연히 새로운 지식에 대한 목마름으로 무작위적인 학습을 하는 것은 직장인들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

순수한 학문에 대한 갈급함은 우리 같은 회사원들보다 학자들에게 보다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회사'라는 집단 혹은 조직 안에서 늘 한정된 자원과의 싸움을 벌이게 된다.

교육을 예로 들어보자. 교육은 많이 받으면 받을 수록 좋다. 교육을 많아서 해가 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는 마치 비타민처럼 섭취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과도 같다. (물론 비타민을 극단적으로 과다 섭취할 경우, 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보고서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회사에는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있다. 따라서 적절한 분배를 통해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개개인도 마찬가지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과 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개인의 성장 속도와 업무 성과는 질적으로 달라진다. 더군다나 입사 초기에는 업무처리를 하면서 배워야 할 것들 많다. 그렇기에 마땅히 내가 현재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굳이 현재 업무와 교차점이 없는 분야의 자기 계발에 몰두하는 것은 영어수업 시간에 수학 문제를 푸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다.





하루 종일 복사하고, 서류 정리하고, 우체국 다녀오고, 비용 처리하는 등 소위 우리가 말하는 허드렛일을 하다 보면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 낮아질 수 있다. 그래서 그 공허함을 채우고 낮아진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이 있다.

취업이라는 과거의 성공경험에 비추어 동일한 방식으로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것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이렇게 스펙만 쌓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조직 내에서 ‘말만 많은 훈수꾼’이 되기 쉽다.

아는 것은 많은데 정작 주어진 업무는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돌이켜보면 필자 역시 주니어 시절에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있었다. 초반에는 일이 없을 때 하루 종일 파쇄기 앞에서 굳이 버리지 않아도 될 서류들을 분쇄하곤 했다. 그렇다고 책을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기에는 눈치가 보였다. 그렇게 하루 이틀 한 달을 보내고 나니 무기력감이 몰려왔다. 아무런 성장도 발전도 없이 그저 의미 없는 시간만 흘러갈 뿐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자기 계발이었다. HR관련 서적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주말에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를 했고, 평일에는 다른 직원들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서 영어공부를 했다.

심지어 개인 휴가를 내서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외부교육과정도 이수했다. 자격증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직무 관련한 지식이 쌓여갈수록 자신감도 넘쳐났다. 비로소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쌓여가는 지식의 양과 자신감에 비해 연말에 받은 평가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해할 수 없는 결과였다. 그러나 평가 면담을 통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팀장님의 피드백은 다음과 같았다.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자네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한 가지 사실이 있어. 회사에서의 성장은 반드시 일을 통한 성장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이야. 자기 계발에 대한 노력도 좋지만 그것이 반드시 일을 통해 녹아들어야만 해.”


나는 아차 싶었다. 자기 계발에 몰두했던 만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도 내가 느끼는 만족감만큼의 질을 담보하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직장인에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는가 이다.

100을 아는 사람이 10을 활용할 줄 아는 것보다 50을 아는 사람이 50을 활용할 줄 아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다. 따라서 자기 계발을 할 때는 분명한 목적의식, 구체적인 목표, 학습 이후의 활용 여부까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초년병 시절에는 본업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다. 그러다 보면 이론적인 백그라운드의 중요성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 그때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도 늦지는 않다.


2. 차별화의 함정

우연히 자기 계발서를 살펴보다 눈에 띄는 내용을 발견했다.

뛰어난 사람은 자신만의 신념과 의견을 가지고 있기에 거침없이 자기주장을 하며 상사나 동료와 충돌한다.

그렇기에 예쁨 받기보다 ‘건방진’ 혹은 ‘괴짜’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쳐보라는 내용이었다. 한 마디로 요약해보면 ‘미운 오리 새끼’가 되라는 것이었다.

무조건 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의문이 든다.

고분고분 따르는 것이 늘 옳지 않은 일일까?

본인의 가치와 신념이 옳다고 한다면 상대가 누구든지 날을 세워도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날을 세우지 않고 최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관철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직장 초년생들 스스로가 주장하는 가치와 신념이라는 것은 겉포장뿐인 구호와 외침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의 생각과 주장을 무작정 앞세우기보다는 최대한 많이 보고, 듣고, 따라 하는 연습 과정을 거치는 것이 자기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

다만 일을 대함에 있어 주관을 가지고 매 순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의사결정이 옳은 것인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 것인지는 반문해보아야 한다. 비록 직장상사의 의견에 일방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그 안에서 충분히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는 있다.

“내가 만약 리더의 위치에 있다라면 어떤 판단과 선택을 할까?”라는 고민을 하면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신념을 구체화시키고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


3. '낭중지추(囊中之錐)'의 함정

직장인의 숙명은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누구보다 빛나게 보여야 한다.

마치 시지프스의 돌을 밀어 올리는 사람처럼 우리는 퇴직하기 전까지 매일 반복되는 삶을 선택해야만 한다. 만일 내가 가진 능력이 회사에서 요구하는 가치 수준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직 혹은 보직이동을 통해 그 가치의 밸런스를 맞추어 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직장인의 생존은 곧'가치 싸움'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는 '낭중지추(囊中之錐)'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있다.

'낭중지추(囊中之錐)'란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의미로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어디서든 빛을 발하게 되어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직업인'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특별히 이견을 달기 어렵다. 그러나 '직장인'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문제는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 나를 알아줄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열심히 일만 하면 퇴직 전까지 열심히 일만 하게 되어 있다.

우리는 성실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과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을 달리 보아야 한다.


조직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모수자천(毛遂自薦)'의 지혜가 필요하다.

모수자천은 모수란 사람이 자신을 스스로 천거하였다는 의미로 사기(史記) 평원군 열전(平原君列傳)에서 유래한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전국시대에 진(秦)이 조(趙)의 수도 한단(邯鄲)을 포위하자, 조왕 은평 원군을 초(楚) 나라에 보내 합종(合從)을 맺음으로써 이를 격퇴하려 하였다. 평원군은 출발에 앞서 문하에 출입하는 식객 중 20명을 뽑아 같이 가려했는데, 19명을 선발하고 적당한 사람이 없어 1명을 채우지 못했다. 이때 식객 중에 모수(毛遂)라는 사람이 스스로 자기가 끼기를 청하였다(毛遂自薦). 그것을 보고 평원군이 말하였다.
 "당신은 내게로 와 몇 년이나 되었소?" 모수가 3년 되었다고 대답하자, 평원군은 다시 물었다. "대체로 현인이란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아서 가만히 있어도 드러나는 법인데, 3년 동안 나는 당신에 관한 말을 들은 적이 없구려." 그러자 모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그래서 이제 주머니에 넣어 주십시오 하는 것입니다." 결국 평원군은 모수를 데리고 초나라로 갔다. 초왕과의 회담에서 식객 19명이 모두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평원군은 마침내 모수에게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 말을 들은 모수는 칼을 빼어 든 채 초왕의 면전으로 나아가 "당신은 수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지금 당신의 목숨은 내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은(殷)의 탕왕(湯王)이나 주(周)의 문왕(文王)이 패업을 이룬 것은 군사가 많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초나라는 땅도 비옥하고 군사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진나라 군사에게 종묘를 위협받고 있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합종은 초나라도 위한 것이지 조나라만 위한 것은 아닙니다" 하고 설득하여 마침내 합종을 성공시켰다. 일을 마무리하고 조나라로 돌아온 평원군은 이후 모수를 상객(上客)으로 모시고 후하게 대접했다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모수자천[毛遂自薦] (두산백과)    


정말 대단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 아니고서야 조직생활에서 낭중지추를 이야기 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주머니 속의 송곳이 될 만큼)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조직 내에서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증명을 해내지 못하면 자연스레 도태될 수밖에 없다.

'겸양'은 직장인의 미덕이 아니다. 되려 지나친 겸양은 자기 관리에 해(害)가 된다.

(*위에서 언급했던 차별화의 함정과 상충되는 말이 아니다. 억지로 튀려하지 말되 자신의 가치는 증명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지나친 자기 긍정 혹은 자기부정도 아닌 중용을 지킬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술 덜 마시고, 책 읽고, 외부 강연 듣는 것이 자리관리가 아니다.

직장에서 자기 관리를 잘한다라는 것은 자신의 단점은 최대한 덜 보이게 하고, 장점과 성과에 대해서는 최대한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기 관리'에는 숨겨진 단어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가치'다.

'자기 가치관리'가 곧 직장생활의 핵심이다.


우스갯소리로 조직에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라는 말이 있다.

조직의 반동분자가 되는 것 같아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영 틀린 말은 아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는

'주인의식'보다는 '책임의식'

'자기 헌신'보다는 '자기 몰입'

'묵묵히'보다는 '톡톡히'

'Hard Working' 보다는 'Smart Working'을 이야기해야 한다.


"누군가는 알아주리라"는 것은 단순한 '생각'이다.

하지만 "먼저 자신을 알리는 것"은 적극적인 '행동'이다.


당신은 생각하는 직장인인가? 아니면 행동하는 직장인인가?

행동하는 직장인이 진정한 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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