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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유코치 Mar 25. 2024

오늘 모임에서 난 입을 닫았다

오늘 모임에서 난 입을 닫았다



30년 지기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 날!


나는 평소와는 다르게,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난 건 아니었다.

오히려, 매우 의도적인 행동이었다.

오늘 내가 선택한 '입 닫기'는 코칭 마인드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왜 그랬을까?


경청의 힘


'경청'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경청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경청을 실천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노력은 후 순위로 말리는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렇다)


나는 코칭 대화 혹은 코칭 마인드를 알고 나서부터,

'진정으로 잘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고, 가끔 스스로 의도적인 경청 훈련을 일상에서 실행하곤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해 보기


오늘 모임에서 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대신에 눈을 마주치며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그 과정에서 나는 놀라운 걸 발견했다. 오늘 모임에 함께하는 친구는 총 9명(나포함)이고, 모두 중학교 때부터 친구사이로 지냈다. 무려 30년 지기 친구들.


각자 집에 숟가락 몇 개 젓가락 몇 개가 있는지까지는 몰라도 각자 인생에서 겪었던 서사의 내막 정도는 서로 알고 있는 사이다.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듣던 내 입에서 놀라운 말이 튀어나왔다.

"난 니들이 참 고맙다"


순간 정적이 흐르고 친구들의 핀잔과 욕(?)이 난무했다.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있다고 느끼게 된 순간 내 안에 있던 솔직하고 깊은 진심이 입술을 통해 나오게 된 것이다.


인간관계의 변화


이런 작은 실천 하나가 인간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 모임을 통해 실감했다. 3차로 자리를 옮기려 길을 걷는데 한 친구가 내 어깨에 팔을 올리고 술 냄새를 풍기며 이렇게 말했다.


"동훈아 나도 네가 고마워"

(아주 조금 울컥했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진정으로 경청하는 자세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이 존중은 점차 신뢰로 발전되며, 인간관계를 더욱 깊고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어준다.


난 친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으며 '이 친구에게는 이런 면이 있었구나, 저 친구에게는 저런 면이 있었구나'를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알아봐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생겼다.

지랄(?) 맞은 나와 30년 지시로 지내며 내가 기쁠 때, 슬플 때 언제나 나의 푸념을 들어주었다니 진심 어린 고마움도 함께 느끼게 되었다.


존중 관계의 시작


코칭 대화와 코칭 마인드는 단순히 좋은 대화 기술을 넘어서, 삶의 방식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존중이며, 인간관계를 변화시키는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 모임에서 난 입을 닫았지만, 그 속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그들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 이 작은 실천 하나로 나의 진심을 느꼈고, 친구의 진심을 듣게 되었다.


입을 닫고, 귀를 여는 것만으로도 인간관계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얼마나 풍부해지는지 당신도 한번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모두 각자가 속해있는 인간관계가 존중과 이해로 가득 차기를 바라본다


입을 닫고, 귀를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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