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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유코치 Mar 07. 2024

아빠! 친구랑 놀고 싶어요.

#글재주 없는 브런치스토리 작가의 숏폼 에세이


아직 찬 바람이 부는 3월 어느 날!

하원 후 가끔 들르는 다른 동네 놀이터에 갔다.

아직 아이들이 많이 나올 시기는 아닌 듯 놀이터는 텅 빈 우리만의 공간 같았다.


우린 달리기 시합을 하며 놀고 있었는데 마침 남자 형제와 아빠가 놀이터로 걸어오는 게 아닌가!

나와 아이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달리기를 멈추고 걸어오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누구 먼저랄 것도 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남자아이 셋은 함께 놀기 시작했고, 적막했던 놀이터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몇 발짝 뒤로 물러선 내가 보기에도 그들은 너무 즐거워 보였고, 난 속으로 '30~40분의 여유가 생기겠군!' 즐거운 상상을 했다.


그런데 한 10분 정도 흘렀을까?

"얘들아 우리 지금 집에 가야 해! 지금 집에 안 가면 넷O릭O 못 본다. 그리고 너희 공부도 해야 해"

신이시여!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습니까?

저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ㅠㅠㅠ


형제는 잠시 투덜대더니 "우리 내일 또 만나자"라는 공허한 약속 멘트를 날린 후, 빠르게 놀이터를 떠났고,

아이는 놀이터 입구까지 따라가 그들을 향해 "잘 가! 내일 또 만나자"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들이 떠나 다시 적막해진 놀이터에서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 난 친구랑 놀고 싶은데" 엉엉엉엉엉

"우리 하민이 속상하고, 서운하니?"

"응! 나 속상해, 친구랑 더 놀고 싶은데..."

"속상하구나! 속상해!"

아빠 품에 안긴 아이는 연실 눈물을 닦는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심리적 과정


아이들은 만 4세 정도 되면 적극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해지고, 또래 친구들과 노는 재미를 알아간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의 사회성은 주 양육자와의 충분한 상호작용을 토대로 형성된다.


또한 주 양육자와의 놀이, 독서, 대화 등을 통해 아이는 일상 속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나 친구들과의 규칙을 학습한다. 학습한 규칙을 행동에 옮기는 경험은 또래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가능하다.

물론 어린이집에서도 그 경험을 하지만 경험은 다양할수록 좋다고 하니까...


 아빠육아 선언문:

'외로움은 참고, 고립감은 이겨내자'

'육아 동지, 또래 친구' 이런 단어가 낯설다.


우리 아이는 자주 만나서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놀 수 있는 또래 친구가 아직은 없다.


어린이집 하원 시간 혹은 놀이터, 키즈카페에서 삼삼오오 모여있는 엄마들 속에 나는 없다.

난 늘 몇 발짝 뒤 구석에 서서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난 늘 비교한다.


'저 아이는 이걸 하내, 저 아이는 적극적인데 우리 아이는 왜 이러지, 우리 아이도 학습과 공부시켜야겠다 뒤처지면 안 되지...' 이런 비교가 아닌

'저 엄마들은 친한가 보다, 엄마들이 친하니 아이들도 서로 친하게 지내나 보다, 다 함께 즐겁게 노네...'


아빠 육아라서, 내성적인 아빠라서 우리 아이에게 또래 친구도 만들어 주지 못하는 아빠라서...


아이의 나이가 한 살, 한 살 늘어가면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필요한 만큼 아빠의 비교는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내가 다른 엄마들과 나를 비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자아 평가의 한 형태일 수 있다.

다른 엄마들이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거나, 그들의 아이들이 또래와 함께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 '나는 왜 그렇게 할 수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빠로서의 불안과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내가 아빠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비교의 영향


이러한 비교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비교는 내 자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을 평가절하하게 되고 결국 자존감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교는 내가 잘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인식을 흔들어  내 자아를 갈기갈기 훼손시킨다. 또한,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가 불안하고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그 영향을 받아 자신에게 자신감을 갖지 못할 수 있다.


비교를 줄이고 극복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이러한 비교를 줄이고 극복할 수 있을까?

우선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나의 강점과 장점을 인정하기로 했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피하고, 내 아이와의 관계에 더욱 집중해 보기로 했다. 다른 엄마들과 비교하지 말고, 내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육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치를 외부 혹은 타인의 평가에 의지하지 않고 내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비교를 내려놓는 과정이 비록 어렵고 외롭더라도 아빠육아의 모든 순간은 소중하다.


질문 1. 나는 왜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가?

질문 2. 이 비교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질문 3. 나는 어떻게 하면 이 비교를 줄이거나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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