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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Sep 29. 2018

올바른 영어회화 학습 4단계

여러분은 어느 단계를 위해 학습하고 계신가요?

토익 700 또는 수능 3등급 이상이지만, 스피킹은 젬병인 독자에게 최적화된 글입니다.



영어회화를 배울 때 가장 시급한 목표는 Fluecy 향상이다. 즉, 영어로 문장을 빠르게 만들어 내는 능력 향상이 우선순위이다. 왜냐하면, 말하는 속도가 느리면 영어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Fluency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엉뚱한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있다. 특히 아래 사항에 하나라도 해당되는 사람은 오늘 글을 필독하시길 바란다.


원어민 표현을 배우고 있다. (주로 미드를 통해서)

고급진 단어를 배우고 있다. (주로 영자 신문, 영어 원서)

내가 말한 영어가 맞는지 틀렸는지 첨삭받고 있다.

쉐도우 스피킹만 하고 있다.


단적으로 말하겠다. 위 모든 학습은 Fluency 관점에서 시간 낭비, 노력 낭비이다. 왜 그런지는 올바른 영어회화 학습 4단계를 통해 증명하겠다.


이 글을 읽고 난 후 여러분은 자신이 얼마나 삐뚤어진 순서로 학습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소한 어떤 영어회화 공부는 하지 말아야 하는지 깨달을 것이다.






영어회화 마스터 4단계



영어 회화는 ① Input ② Fluency ③ Accuracy ④ Fancy 순서로 학습해야 한다. 예컨대, ④→③ 순으로 학습해서는 안된다.


각각의 단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하필 이 순서로 학습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여러분이 하고 있는 영어회화 공부는 어느 단계에 속하는지 생각하면서 읽어보시길 바란다.



① INPUT



INPUT = 기본적인 어휘 & 문법적 지식


Input이란 회화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양적 자원을 의미한다. Important, help, 의문문, 시제 등 기본적인 어휘·문법이 여기 해당된다.


Input이 없으면 애초에 스피킹이 불가능하다. 문장을 구성하는 문법을 모르고, 말하고자 하는 대상에 해당되는 영단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영어 왕초보가 집중해야 하는 단계이다.


하지만 토익 700, 수능 3등급 이상에 준하는 여러분은 이미 이 단계를 거의 마스터했다. 이 점수를 따려면 통상적인 회화에 필요한 어휘·문법을 체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수능, 토익은 워낙 어휘·문법 집약적인 시험이기 때문에 우리의 Input은 오히려 과하다. capable, significant, 현재 완료, 가정법 등 최소한 한 번쯤은 공부해 보았지 않았는가?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Input은 지식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Input은 단어·문법을 '지식적으로' 알고 있음을 의미하지, 실제로 회화 차원에서 빠르게 내뱉는 '능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Input이다.



Step 1. INPUT만 있다면


Input만 있으면 어떤 방식으로 스피킹 할까? 다음 예시를 최대한 빠르게 영어로 말해보자.


"한국 대통령이 탄핵된 것은 부분적으로 우리의 책임이다"
I think.... It's our..... partial... partial... responsibility.... Korean president.... was um.... kicked out..... from..... a seat of president. *[10초]

*[Full sentence를 만드는데 걸린 시간]


기본적인 Input만 가지고 있다면 스피킹 속도가 매우 느리다. 또한 탄핵, 대통령 직과 같은 고급 단어를 기본적인 단어로 돌려서 설명한다.


문장을 만드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다면, 예상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든  Full sentence를 완성시켰을 것이다. 문제는 짧은 한 문장을 완성시키는데 10초나 걸렸다는 점이다.



② FLUENCY

 


Fluency = 영어 문장을 빠르게 만들어 내는 능력

다음은 필자가 그렇게 강조하는 Fluency이다.


Fluency는 이미 가지고 있는 Input을 활용하여 '빠르게' 문장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Input이 양적(Quantity) 차원의 지식량이라면 Fluency는 질(Quality) 차원의 능력, 스피드이다.


Input이 넘쳐나는데 왜 Output (Speaking)이 빠르게 나오지 않고 버벅거릴까? Input을 실제 Output으로 바꿔주는 Fluency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유를 들자면, 컴퓨터에 '저장된 데이터'는 많지만 이를 '빠르게 불러내는 소프트웨어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즉, Fluency는 Input을 실제 Output으로 바꿔주는 중간 처리 장치이다.


우리가 회화를 못 하는 이유는 Input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바로 이 Fluency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STEP2. Fluency에 도달했다면...


스피킹에 필요한 기본적인 Input과 90% 이상의 fluency를 가지고 있으면 탄핵 예시를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I think It's our partial responsibility Korean president kicked out from a seat of president. [1초]


STEP1. Input만 있을 때와 달라진 게 있더라면, Full sentence 완성 시간이 10초에서 1초로 줄어들었다. 아직 불과 2단계이지만 사실 여기까지만 도달해도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데 거의 문제가 없다.


아니, 오히려 "영어 진짜 잘하네~"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한국어 하는 속도로 술술 말하니까.



③ ACCURACY



완벽한 영어 스피킹


Accuracy는 매끄럽고 빠르게 말함과 동시에 문법적으로, 어휘적으로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단계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이상 100% Accuracy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우리조차도 한국어를 100% 문법에 맞게, 문맥에 맞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지 않는가?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학습자도 아니다. 선생님이다. 자신들도 스스로 영어를 잘한다고 여기는 레벨이다. 영어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본 메거진을 애초에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STEP 3. Accuracy에 도달했다면...

 

Accuracy가 장착되면 위 예시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I think we have partial responsibility for the impeachment of Korean president. [1초]


STEP2. Fluecy 단계와 비교했을 때  다음과 같은 단어적, 문법적 오류가 교정되었다.

 

- It is our responsibility (의미 전달은 되나 100% 적절하지 않음) (x)  

→ We have responsibility. (o)


- Kick out (의미 전달은 되나 100% 적절하지 않음)

→ Impeach (o)



왜 Fluency 보다 Accuracy가 더 나중일까?


둘 다 중요하지만, Fluency부터 마스터하는 게 현명하다. 정확히 말하면, 70~80% 이상의 Fluency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Accuracy는 무시해야 한다.


왜 그럴까? Accuracy보다 Fluency가 커뮤니케이션을 훨씬 더 많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Accuracy는 높은데 Fluency가 낮은 다음 케이스를 보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I think... we have...Um... partial responsibility... for... for... impeachment... of Korean president. [10초]


어휘, 문법적으로 100% 정확하지만 말하는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Accuracy는 높지만 Fluency는 낮다. 이 사람과 누가 대화를 하려고 하겠는가?

 

하지만 이미 위에서 보았다시피, 그 반대의 경우, Accuracy는 좀 떨어지지만 Fluency는 높은 경우는 커뮤니케이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애초에  ① Input ② Fluency ③ Accuracy ④ Fancy 순으로 나열한 기준도 커뮤니케이션 가능성에 대한 영향력이다.


Input이 부족하면, 주어진 시간에 상관없이 문장을 만들지 못하므로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불가능하다. Fluency가 부족하면 지나치게 버벅대므로 커뮤니케이션에 치명타이다.


이에 비해 Accuracy가 부족하면 상대방이 가끔 이해를 못하거나 오해를 살 뿐이지 실제 커뮤니케이션에는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약하다.


2가지 질문


"커뮤니케이션이 안 될 정도로 Accuracy가 떨어지면 어떡해요?"라고 반박할 수도 있지만, 타겟 독자 수준에서는 그렇게 심각한 실수를 하지 않는다.


비록 지식 차원이지만, 이미 상당 수준의 어휘 & 문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태껏 우리가 해온 공부가 Fluency 없는 Accuracy이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이제 가장 핫한 질문 중 하나인 다음 물음에도 답할 수 있다.


제가 말한 영어가 맞는지 틀리는지 어떻게 알아요?


정답은? 질문 자체가 현시점에서는 의미가 없다. 위 질문은 Accuracy에 속한다. 자신이 말하는 영어가 맞는지 틀리는지 걱정하기 전에, 일단 외국인 친구와 신나게 떠들 수 있도록 스피킹 속도부터 올리시길 바란다.


위 질문은 너무 앞선 걱정이다. Accuracy 위주의 시험 방식으로 공부해온 우리의 강박관념이다.


아니 애초에 발화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어떠한 일관적인 실수를 하는지도 모른다. 원어민을 24시간 데리고 다닌다고 처도 별로 고쳐줄 게 없다. 말 자체를 느리게, 적게 해버리니까.



FANCY




해당 언어의 원어민


이 단계는 빠르고 (Fluency) + 정확하게 (Accuracy)를 넘어서 화려하고 스타일리시 (Fancy)하게 말하는 단계이다.


원어민 표현, 소위 말하는 슬랭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 원어민, 유학파가 여기에 속한다. 탄핵 예시를, 유학파 출신 친구의 도움을 받아 Fancy 하게 바꿔봤다.


I personally believe that the impeachment of Korean president is partly, if not all, our fault.


문맥에 따라 responsibity 대신  fault를 선택할 수 있고, if not all (전부는 아니더라도)와 같은 세련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Fancy는 마지막 단계이다.



Fancy는 가장 마지막 단계이다. 아무리 원어민 표현을 많이 알고 있다 한들, 정확하게 말하지 못하고, 그전에 매끄럽게 말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인가?


선행 단계 없이 Fancy 함을 추구하는 건, 마치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이 기본적인 문장도 말을 못 하는 상태에서 사자성어, 속어 등을 먼저 배우는 일과 같다. "풍비박산", "가즈아~" 등은 잘 하는데 "학교.... 음.. 어떤 시... 갈끼...? 께..?...요?" 라고 말하는 꼴이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Fancy의 기여도는 0에 수렴한다. 다시 말해서, 원어민 표현을 섞어서 말하나 그냥 말하나 의사 전달에는 별 다른 변화가 없다.


시작하다를 'Start'라고 말하나 'Get the boll rolling'이라고 말하나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는 그게 그거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Fancy 함은 필요 없다. Accuracy까지 도달했다면, 차라리 다른 외국어를 하나 더 배우는 게 낫다. Fancy는 그냥 액세서리 정도이다.




우리는 어느 단계에 있을까?



TOIEC 700 이상 수능 3등급 이상이면 나름 영어 중급 수준이다. 결코 초보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스피킹 레벨은 Step 4도 아니고 Step 3도 아니고 Step 1과 Step 2 중간에 걸쳐있다. 그것도 Step 2 근처에도 못 가고 있다.


단어, 문법은 많이 아는데 영어로 말하는 속도는 답답할 정도로 느리다. 버벅버벅댄다. Step 2가 커뮤니케이션 마지노선인데, 그 아래이니 영어로 PT를, 영어로 미팅을, 영어로 캐주얼한 대화를 하지 못한다.


사실, 마지노선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왜냐하면, Step 2. Fluency까지만 오더라도 통상적인 영어 커뮤니케이션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비록 좀 틀리고, 원어민  표현을 몰라도 안 막히고 술술 말하기 때문에 영어를 굉장히 잘 하는 수준이다.


애초에 영어회화에 관련된 글을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거꾸로 영어회화 공부하고 있는 우리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STEP 1. Input: 기본적 어휘 & 문법
STEP 2. Fluency: 속도감
STEP 3. Accuracy: 속도감 + 정확도
STEP 4. Fancy: 속도감 + 정확도 + 화려함


80% 이상의 Fluency에 도달하기 전에는 Accuracy와 Fancy는 처다도 보지 말아야 한다. Fluency의 커뮤니케이션 기여도가 다른 요소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단 속도감 있게 말해서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목적이다.


속도감 없는 정확도와 화려함은 속 빈 강정이다. 아무리 문법적으로 100% 맞게 말하고 원어민 표현을 섞어서 쓴다 한들, 1 문장 말하는데 5초 이상 걸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편, Input은 이미 충분히 쌓았으므로 역시 주된 학습이 돼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학습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Fluency는 제쳐놓고 나머지 3단계 중 하나를 위해 소중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다음은 각 단계에 해당하는 회화 학습들이다.


1. Input : 토익 700 이상에 준하는 전반인 어휘, 문법 공부.

→ 예상 독자는 해당 사항 없음.


2. Fluency : 영어 문장을 스스로 많이 만들어봄.

→ 가장 부족하지만 아예 안 함.


3. Accuracy : 정확한 표현, 정확한 단어, 정확한 문법을 찾아보고 공부함.

→ 학습하기 용이하나 커뮤니케이션 기여도가 Fluency보다 현저하게 낮음.


4. Fancy : 미드에 나올 법한, 있어 보이는 네이티브 한 표현들. 슬랭 공부.

→ 재미는 있으나 커뮤니케이션 기여도 0에 수렴.


번외 : 영자 신문, 미드 반복 시청, 원서 읽기, 쉐도우 스피킹 등.

→ 애초에 스피킹이 아닌 리딩, 리스닝, 발음 공부임.


독자 여러분은 어느 단계를 위해 공부하고 있나? STEP1, 3, 4 중 하나가 아닌가? 그렇다면 여러분은 영어 스피킹을 엉망진창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한들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인 속도 향상은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영어회화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Fluency



다시 한번 맨 처음 보았던 학습 예시를 보자.


원어민 표현을 배우고 있다. (주로 미드를 통해서) → Step 4. Fancy

고급진 단어를 배우고 있다. (주로 영자 신문, 영어 원서) →Step 3. Accuracy

내가 말한 영어가 맞는지 틀렸는지 첨삭받고 있다. → Step 3. Accuracy

쉐도우 스피킹만 하고 있다. → Step 4. Fancy


Step 2. Fluency를 올려주는 학습은 단 하나도 없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가장 중요한 Fluency만 쏙 빼놓고 학습하고 있다.


위 예시뿐만 아니라 현재 영어 학습의 대세가 거의 그러하다. 그냥 남들 하는 데로 똑같이 따라 하면 망하는 이유다.


원어민 표현? 재밌다. 자료도 널렸다. 첨삭? 문제점으로 바로 드러날뿐더러 첨삭 사이트도 역시 널렸다. 그러나 재밌고 편하다고 해서 옳은 건 절대 아니다.


어떤 자료를 가지고 어떤 학습법으로 영어회화를 공부하든 Fluency가 중심에 있어야 한다. 말하는 속도가 제자리걸음이라면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여러분은 여태까지 ① Input ② Fluency ③ Accuracy ④ Fancy 중 무엇을 위해 공부했는지 자문해보길 바란다.


다음 글에서는 리딩, 리스닝은 되는데 유독 스피킹만 젬병인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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