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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규열 Oct 06. 2018

백날 단어, 표현 외워봐라! 영어회화가 느는지.

영어를 아는 것과 할 줄 아는 것의 차이

토익 700 또는 수능 3등급 이상이지만, 스피킹은 젬병인 독자에게 최적화된 글입니다.



리스닝, 리딩은 어느 정도 되는데... 스피킹은 영 못해요...   


나만의 문제일까? 아니다. 한국에서 교육받은 대부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고 스트레스이다. 


10년을 넘게 영어 공부를 했는데 왜 기본적인 영어 문장 몇 개를 술술 뱉지 못할까? 널린 게 어학원인데 왜 내 스피킹 실력은 제자리걸음일까?


원인을 알아야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영어 스피킹을 못 하는 첫 번째 원인을 분석하겠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우리가 영어를 버벅거리는 원인 중 하나는 연상 속도가 느려서이다.






낮은 Fluency의 원인 

느텨터진 연상 속도



연상이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한글에 해당하는 영단어를  떠올리는 일이다. 아래 예시를 영어로 말해보자.

     

모든 남자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저지르는 세 번째 실수는 이걸 정기적으로 닦지 않는다는 것이다.     

 

The third mistake every guy makes with their phone is that they never clean it regularly.  


위 예시 문장을 영어로 말을 하려면 '실수', '저지르다', '정기적으로', '닦다'에 해당하는 각각의 영단어 'mistake' , 'make 또는 commit', 'regularly', 'clean 또는 wipe'를 떠올려야 한다.

          

만약 위 영단어 중 하나라도 연상하지 못한다면 애초에 위 예시를 영어로 말할 수 없다. 특정 문장을 영어로 말하려면 첫 번째로 한→영 연상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위 예시를 Fluent 말하였는가? 아마 대부분 Um... Ah... like... 등 불필요한 끊김과 함께 느리게 말했을 것이다.  


    

원인은? 간단하다. 각각의 한글 단어에 해당하는 모든 영단어를 빠르게 연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어로 버벅거리는 첫 번째 원인은 바로 느려 터진 연상 속도이다.



아는 것과 떠올리는 것의 차이     

   

주의할 점은 우리는 이미 위의 모든 영단어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기껏해야 regularly를 모를 뿐이다. 모른다기보다는 알았는데 연상을 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다. 


리딩 차원에서 봤을 때, 위 두 예시에 사용된 단어는 우리에게 오히려 매우 쉬운 영어이다. 이렇게 쉬운데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버벅댈까? 답은 아는 것과 떠올리는 것의 차이에 있다. 


아는 것



아는 것은 말 그대로 영어 단어, 영어 문법을 머릿속에 저장해 놓은 상태이다. 아는 것은 지식 (Knowledge)이다.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에 관한 양적인 개념이다.


누차 말하지만 우리는 이미 필요 이상으로 단어와 문법을 알고 있다. 수능과 토익 점수는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에 따라 달려있기 때문이다.  


떠올리는 것



반면에 떠올리는 것 (연상)은 저장해 놓은 지식을 떠올리는 뇌의 작용이다. 아는 것이 정적인 상태라면, 떠올리는 것은 동적인 작용이다.


떠올리는 것은 능력 (Ability)이다. 즉, 얼마나 빠르게 알고 있는 지식을 끄집어낼 수 있는가에 관한 질적 개념이다. 


그리고 영어 스피킹이 젬병인 원인이 바로 여기 있다. 알긴 정말 많이 아는 데 이를 빠르게 밖으로 끄집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영어로 말을 버벅거린다. 


예상 독자라면 영어 왕초보 회화책을 보면 쉽다고 '착각'한다. 나와있는 모든 단어, 문법, 표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 쉬운 영어마저도 말을 못 할 가능성이 높다.


영→한 (리딩, 리스닝) 과정은 많이 거쳐봤는데 반대로 한→영, 즉 스피킹과 라이팅은 거의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문제는 단어와 같은 지식량이 아니라 이를 떠올리는 연상 속도이다. 



연상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현명한 단어 학습 방식


단어 학습의 두 가지 방향


그럼 단순 지식량이 아닌 연상 속도를 향상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단어를 학습해야 할까?  영단어 학습에는 '방향'을 기준으로 2가지 방식이 있다. 



① 영→한

첫 번째는 영→한 방향으로 단어를 암기하는 방식이다. 영단어를 보고 그 한글 뜻에 집중해서 학습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The bottom line = 결론'을 배운다고 해보자. 이 방식으로 시험을 친다고 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를 풀게 될 것이다. 


The bottom line =?   


중고등학교 때 많이 쳐왔던 시험이다. 자 그럼 두 번째 방식을 보자



② 한→영

두 번째는 한→영 순으로 암기하는 방식이다. 한글에 해당하는 영어를 떠올리려고 노력하는 학습이다. 이 방식으로는 문제가 반대로 나간다.


결론 =? 


그게 그거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 미묘한 방향의 차이가 당신의 스피킹을 결정한다.



무엇이 더 좋은 방식일까?


그렇다면 무엇이 더 좋은 학습 방식일까? 정답은 학습 목적에 따라 다르다. ① 영→한 방향은 Reading에 유리하고 ② 한→영 방향은 Speaking에 유리하다. 왜 그럴까?


① Reading에 유리한 영→한

수능과 토익을 생각해보자. 영어 지문을 읽을 때 영단어의 뜻을 모르면 해석이 불가능하다. 특정 영단어를 보고 한글 뜻을 생각해 내어야 해석을 하고 문제를 풀 수 있다. 아래 예시를 보자.

 

The bottom line is that the Death Penalty is a fair way to achieve justice.


이때 아래와 같이 각 영단어에 해당하는 한글을 떠올리지 못하면 해석 자체가 불가능하다. 즉, Reading 수준에서는 위 예시를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영→한 방향의 단어 학습은 Reading에 유리하다.


The bottom line → 결론 / Death Penalty → 사형 / fair → 공정한 / achieve justice → 정의를 실현하다  


② Speaking에 유리한  →영

Speaking은 Reading과 정 반대이다. 한글에 대응되는 영어를 떠올려야 한다. 위와 똑같은 문장을 예로 들어 보자. 직접 Speaking 해보시길 바란다.


결론은, 사형은 정의를 달성하기 위한 공정한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어떠한가? 같은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Reading보다 난이도가 50배는 올라가지 않았는가?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래와 같이 각 한글에 해당하는 영어를 떠올려야 하는 작업이다. 


포인트는, 0.1초 내로 '빠르게' 연상을 해야 유창하게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0.1초가 아니라 1초에 떠올리기도 벅차다.


결론  →? / 사형  →? / 공정한  →? / 정의를 실현하다  →?

    


우리는 어떠한 학습을 하고 있는가?


높은 확률로 '결론, 사형, 공정한, 정의를 실현하다'에 해당하는 영단어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The bottom line is that the Death Penalty is a fair way to achieve justice'는 금방 해석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해왔던, 대한민국 영어 교육 시스템이 요구하는 학습은 오로지 ① 영→한 방향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Reading에 지나치게 치우친 학습 체계를 가지고 있다.  


영→한 학습의 대표적 예시 토익


그러니 단어&숙어는 지나칠 정도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스피킹을 못 한다. 거꾸로 된, ②한→영 연상 과정에는 가히 최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어회화를 늘리고 싶다면 어떤 책으로, 얼마만큼 공부를 하던 반드시 ②한→영 순으로 단어를 학습해야 한다. 


단순히 'The bottom line이 결론이라는 뜻이구나~' 하고 넘어가면 호기심은 해결됐을지언정 절대로 스피킹에서 The bottom line을 내뱉을 수 없다. 결론 → The bottom line이라는 연상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어회화를 위한 단어 공부는 영어를 가린 채, 한글만 보고 영단어를 떠올리는 방향으로 학습해야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결론  →? 

사형  →? 

공정한  →? 

정의를 실현하다  →?


벌써 까먹지는 않았는가?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위 과정을 반복해야만 한→ 영 연상 속도를 향상할 수 있고, 결론적으로 더 속도감 있게 스피킹을 할 수 있다. 

 


기존의 단어 공부는 시간 낭비


따라서 우리가 취해왔던 단순한 단어 암기는 Fluency 관점에서 전혀 쓸모가 없다. 단어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영어 표현, 여행 영어 표현, 미드에 나오는 실생활 영어 표현, 원어민 표현도 마찬가지로 쓸모없다. 


단순한 어휘 & 표현 암기는 모두 양적 개념으로 저장량만 늘릴 뿐이지 ②한→영 연상 속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도 참이다. 수능 1등급, 토익 만점 이어도 절대 그 수준의 어휘로 스피킹을 하지 못 한다. 또한 1등급이나 3등급이나 스피킹 영역에서는 다 같은 9 등급이다. 


왜냐하면 수능과 토익은 저장량 싸움이지 연상 속도와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이다. 여태까지 해온 게 양적 개념의 지식을 쌓아온 일인데, 또 같은 학습을 반복하겠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을 더 주무시길 바란다.



물론 영어 자체가 초보라면 저장 용량부터 늘리는 게 현명하다. 애초에 영어 문장을 만들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겟 독자 여러분은 이미 통상적인 영어 회화에 필요한 어휘 & 문법을 알고 있다. 


따라서 용량이 아닌, 데이터를 불러오는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②한→영 연상 속도를 개선시켜야만 Fluency가 올라간다. 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가능성도 올라간다. 


같은 단어책을 공부하더라도 우리는 기존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학습을 해야만 한다.






연상 속도는 빙산의 일각일 뿐.



결론이다. Fluency가 낮은 원인은 연상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결코 단어 '저장량' 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필자가 왜 그렇게도 단어, 표현, 슬랭, 원어민 표현 암기 학습에 반대하는 이유이다.  


안타깝게도, 느린 연상 속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연상보다 더 까다롭고 복잡한 테스크를 요구한다. 다시 한번 위 예시를 빠르게 말해보자. 필요한 단어는 모두 적어 놓았다.


*Bottom line / Death Penalty / acheive justice / fair way
결론은, 사형은 정의를 달성하기 위한 공정한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The bottom line is that the Death Penalty is a fair way to achieve justice


바로 문장을 만들었는가? 아니다. 필요한 단어가 이미 주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분명 버벅댔을 것이다. 즉, 연상 속도가 100%라 하더라도 우리의 회화 속도는 여전히 달팽이와 같다. 


왜냐? 우리는 영어 어순으로 조합하는 작업에 굉장히 서툴기 때문이다. 다음 글에서는 영어회화가 안 되는 두 번째 원인, 조합 속도에 대해 파헤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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