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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Fighter

엄숙한 숙제를 그릇에 담다

by 차렷 경래 Feb 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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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던 녀석이 큰 일을 하게 생겼다. 사람을 살리는 일에 뛰어든다는 건 엄숙하다. 클 때는 조마조마했다. 이민의 성공을 측정하던 잣대를 자식에게만 두던 수많은 이민자들에게 냉소했다.


감히 자아를 제쳐두고 희생할 만큼, ‘나’라는 존재의 ‘할 일’과 ‘해야 할 일’로 괴롭던 시간이었다. 글을 쓰려했고, 노래를 하려 했다. 꼭 뭐를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을 떨쳐버린 적은 없던 것 같다. 닦달이 자신에게 향했고, 주위를 어지럽게 한 느낌 많다. 아주 최근까지도 말이다.


그런데, 역시 꿈은 많은 부분 자식에게 두고 살았던 것이 사실이다. 잘 되니까 내가 잘 되는 것보다 더 좋다. 말하지 못한 많은 실패를 거치면서도, 아빠를 위해 열심히 살수 밖에 없었다고 이제서야 고백하는 아들이다.


여전히 진행형인 이민의 성공여부를 섣불리 짚지 않는다. 중간 점검 정도 하고 가는 중이다. 나는 나의 길을 갈 뿐이고, 점점 많은 것이 주어지는데 대한 감사는 감사함으로 찬양할 뿐이다. 아들이 사람을 살려가듯, 나도 사람을 살려야 할 책무를 다시 안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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