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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목란 바라기 Jul 07. 2023

남녀평등실현이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구원 할것인가?

페북의 어느 현자께서 우리나라가 매우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는 까닭이 남녀불평등에 있다고 하시면서 슈카는 주요 구독자층의 눈치때문에 이런 말을 못 하실 것이라고 엣헴 거리셨다. 그 분의 높은 식견에는 늘 감탄하는 바이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그 분께서도 일단은 한국인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까닭에 대해서, “젊은 한국인”들은 돈이 부족한데, 결혼에는 돈이 많이 들며, 특히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는 것은 수 억 단위의 선투자가 필요하다고 하셨으며, 그 다음에는 여성들이 출산 이후에 경제력이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생애 소득이 남성보다 낮으므로, 어쩔 수 없이 비혼이나, 만혼 혹은 상향혼을 선택한다고 하셨다. 



대충 읽으면 다 맞는 내용이다. 



그런데 내 집 마련포함 결혼 준비에 필요한 자금은 아직도 남자 쪽의 부담이 훨씬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단순하게 젊은 한국인들이라고 퉁칠 수 없다는 말이다. 비록 여성들의 생애 소득이 남성들보다도 낮지만, 수도권으로 진입해서 부르주아 계급이 되려면, 남성들이 갖춰야 하는 자산이 여성들의 생애 소득을 웃돌아야 한다. 까놓고 말해서 집안이 풍족하지 못하면 결혼 자격이 박탈당한다는 말이다. 결혼은 차지하고 연애도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관해서 남초 커뮤에서 툭하면 언급되는 화제 중 하나가 바로 왜 결혼 적령기에 들어간 여성들은 비슷한 나이의 남성들보다 저축이 훨씬 적냐는 것이다. 게다가 여성들은 병역의 의무도 지지 않기 때문에 사회에 훨씬 빨리 진출했을 텐데 저축이 훨씬 많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진다. 물론 저 주장들이 정확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다. 허나 결혼에 필요한 자금을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비율로 마련한다는 풍속이 한국사회에 이미 확고하게 정착된 상태라면, 저 페북 현자님의 말이 백 번 옳을 것이다. 



누군가는 슈카 유튜브가 민주당을 재앙으로 여기는, 주로 20-30대 남자들로 구성된 쿨한 보수들의 놀이터라고 비꼰다. 그런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왜냐하면 친민주당, 진보성향의 입장에서 썰을 푸는 사람들이 소위 이대남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정치에 관심을 가진 이대남들이 이준석에게 열광하는가? 이준석이 그들의 유일한 대변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소위 합리적 보수로 자처하는 이대남들의 주장 대부분은 똥덩어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들 가운데 일부는 고민해볼 가치가 있다. 내가 보기에는 슈카는 가능한 정치색을 뺀 채 썰을 풀려고 고생을 하는 것 같다. 심지어 슈카가 선정한 주제들은 간접적으로 국힘-민정당을 때리기도 한다. 민주당이 빅텐트를 유지하려면, 슈카같은 유튜버들이 제시한 의제들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이준석에게 맘을 빼앗긴 이대남들의 표를 회수할 수 있을 가능성이 눈곱만치라도 상승한다. 



그러나 예전보다는 약간 나아졌지만, 진보진영에서는 여성이나 페미니즘적인 입장에서 썰을 풀지 않으면 2찍으로 낙인찍는 경향이 있다. 엊그제 민주당 권리당원인 어떤 웹소설 작가님이 트위터에서 자신의 작품을 검열하는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을 극렬하게 비판했다. 원래는 페미니즘에 약간의 호의를 가지고 있었지만, 3년 동안 사이버불링을 당하자 폭발해버리면서, 페미니스트 전체를 자신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그 분과 친분이 있었던 진보진영 계열의 계정들은 그 분을 도와서 말하는데 난색을 표했다. 이러다가 그분이 정말로 흑화해서 국힘-민정당 지지자로 변모할지도 모른다. 원래는 친민주당 성향이었던 엠팍이 페미니즘과의 전쟁을 거쳐 펨코보다 심한 수구꼴통의 온상이 된 것처럼 말이다. 물론 상당수의 페미니스트들은 거봐라 페미를 비판하는 것들은 본디 2찍이었다면서 자신들의 선견지명이 대단하다고 자화자찬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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