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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숲 Apr 27. 2023

일회용품 없는 축제가 가능할까?

오늘 하루 생긴일

작년 가을에 마을에서 진행한 축제에서는 많은 쓰레기가 나왔다.

그중엔 음식물 쓰레기도 있었지만


내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은 일회용접시와 컵 비닐봉투류의 쓰레기 .

올해 진행할 마을축제에서는 쓰레기 없는 축제를 마음속으로 다짐하는중

조금씩 마을활동을 이어나가며 그쪽 방향으로 함께 할 분과 이야기를 나누는중


근데 9월에 열릴 마을 축제이니 마음에 여유가 있었달까?

그랬는데


우리구에서 5월1일 구민의날에 축제를 진행하는데

각 동에서 부스를 마련해 음식을 함께 나누며 구민들과 친목을 다지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아뿔사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구매목록중에 일회용품항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난 그야말로 눈이 돌아 바로 전화를 돌렸다.



바로 오늘 오전에 일어난 일이다.




1. 다회용기 대여

https://trashbusters.kr/introduce


트래쉬버스터즈는 다회용기 대여 및 세척서비스를 하는곳이다.

사실 예전에 이미 이곳에 견젹을 받아 놓았었다.

그래서 다시 연락을 했는데 행사 2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다회용기 대여' 라고 검색을 하면 나오는 다른 업체들에도 연락을 돌렸다.

해피해밋, 뽀득...... 시의 다른구에서 진행하는 업체도 있어서 거기도 연락함...

너무 정신없이 전화를 돌리고 연락처를 남기고 하는바람에 대략 5곳~6곳쯤인거 같은데

업체명들이 다 기억은 안난다.

결론적으로는 이렇게 단기간에 대여가 가능한곳은 없으며

또는

월렌탈서비스가 가능하지 단발성행사는 대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다회용기 대여는 포기해야 하는가.....


2. 용기내'를 강요하는건 폭력일까?


일회용품이 난무하는 축제에 아무도 이상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이부분은 내가 혼자 감당해야 한다. 이상함을 느끼는 사람이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미친듯이 전화를 돌리다가 내머리속엔 그저 다회용품 렌탈밖에는 생각이 안나 도저히 아이디어가 안떠올라 한분을 소환한다. 동에서 환경활동을 하고 있으시면서 이번에 자치회에 합류하신 분께 톡을 날린다. 이러저래요래조래요런저런 상황입니다. 와 나 너무 감동!!!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만이라도 용기를 들고가 용기내를 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회용품을 마구사용하는 축제를

그리고 자치회 예산으로는 값이 싼 일회용품들을 구매한다.

전화를 마구 돌리며 생각한다. 일회용품이 비쌌어도 과연 자치회 예산으로 일회용품을 구매할까????

일회용품은 비싸야 한다. 플라스틱은 비싸야 한다. 그래야 우린 다른 방안을 생각할 것이다.


속이 타들어 갔다.

가장 이상적인 축제는 각자 자신의 그릇을 들고와 즐기는 축제 이다. 그야말로 '용기내'

몇년전 마르쉐장터의 기억이 불현듯 났다. 그래 마르쉐장터에서는 그랬었지 각자가 그릇을 들고와 음식을 사먹고 그릇이 없는이들은 대여료를 내고 그릇을 빌려 먹고 반납하면 대여료를 돌려주는 시스템!!!

우리마을도 우리동도 우리구도 우리시도 그런 축제를 행사를 진행하면 참 좋겠다.

하지만 일회용을 사용하는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분들에게

용기내를 이해시키기 까지는 너무 많은 장애가 있다.

용기내를 강요할 권리가 나에게는 없다.

그릇을 가져오지 않은 자에게 음식을 먹을 권리는 없는것인가?


생각이 다른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이 아무리 옳다고 할지라도)강요하는건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강요할 수가 없다. 난 그래서 더욱 소극적이다.

어쩌면 난 아직도 애매모호함에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

방법을 찾고 싶다. 강요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환경에 이로운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고 싶다.



3. 좀 더 환경적인 일회용품 사용하기


자치회회장님과 간사님과 통화를 했다. 다른동에 비해 그래도 환경에 관심이 많으신 회장님과 간사님이셔서

나의 취지와 행동에는 지지를 해주셨지만 시간이 매우 촉박하고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어찌할 방도가 없다고 하시며, 일회용접시를 많이 구매하는 대신 다회용접시를 구매하고 그 위에 일회용 비닐을 씌워 사용을 하자고 하신다........ 생분해 비닐로 알아보자고 ....


말씀드렸다. 생분해 비닐은 친환경이 아니라고... 그치만 더 깊은 대화가 오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난 아직 대안을 찾지 못했고, 결국 이방향이 최선이라는 느낌이 다가왔다. 3일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다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차라리 야자수잎으로 만든 좀더 생분해가 잘되는 일회용품을 사용하는것이 낫지 않을까???

그러며 혼자 또 검색을 돌린다. 내가 원하는것은 , 혹은 좀더 환경적인것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것이냐. 생분해가 되는 제품을 사용하는것이냐


일회용비닐 vs 일회용접시

탄소문제와 플라스틱문제에서 난 언제나 플라스틱문제를 더 위험요소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야자수잎접시를 사용하는것이 난 더 옳다고 여긴다. 그러다 현타가 온다.


일회용‘ 이 지긋지긋한 이름

널 없애고 싶다.


아직 포기는 이르다.

스텐그릇을 구매해서 사용하고 나중 행사때 또 사용하자!!!

자주 왕래하는 제로웨이스트샵 사장님이 저번에 행사에 스텐접시를 사서 사용하신다고 하셨던게 갑자기 기억났다.



4. 다회용기를 사자


대표님과 통화를 했다. 출장중이셨다. 그릇단가를 알려 주셨다. 난 기꺼이 내가 구매할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대표님께서는 당장 스텐그릇을 구매해서 연마제를 제거하는 문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하셨다. 듣고보니 맞는 말이다. 대표님은 나보다 항상 냉정하게 현실을 보시기 때문에 너무 도움이 되는 분이다. 그리고 교회를 말씀하셨다. 유레카!!!! 그렇다 왠만한 규모의 교회들은 대부분 500개 정도의 식기는 보유하고 있다. 마침 내가 출석하는 교회도 딱 그런 규모의 교회였다. 생각해보니 자치회에 같은 교회 권사님이 계셨다. 그분께 전화를 했다. 반대하셨다. 취지는 너무 좋지만 그릇을 관리하시는 분들은 장로님들이시고 그분들은 구지 나오셔서 그릇을 챙겨주시고 다시 반납받고 그런일을 하실분들이 아니시라고.... 난 유레카를 외치며 기뻐했다가 순간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래 그냥 내가 그릇을 사고 말지...

그럼 스텐그릇은 당장 사용하기 힘이 드니 중고그릇을 알아보자.

당근마켓과 지역 중고그릇센터를 뒤진다. 몇군데 연락을 했는데

전화연결이 어려웠다. 그나마 연결이 된곳은 내가 원하는 양은 없다고 했다.


그냥 인터넷으로 고밀도 플라스틱 그릇을 사자!

다회용으로 많이 사용하면 되는거 아니냐 일회용을 사용하는것보다 괜찮은거 아니냐~~~

하지만 플라스틱을 사는거 너무 싫다.

그게 다회용으로 활용될지라도 싫다.

난 실리콘도 싫은 사람이다.... (욕실에 실리콘 비누받침이 있는 사람이 할 소리인지는 모르겠다...)


인터넷을 열심히 뒤진다.

그릇을 사자 그냥 사고말지~~~ 사면 제일 맘편하고 간단하다.

누구한테 불필요한 말을 할 필요도 들을 필요도 없고 얼마나 간단한가....



5. 출장뷔페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회용기를 빌릴 수 있는곳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검색을 한다.

그런데 교회를 생각했더니 갑자기 뷔페가 생각이 났다. 그래 출장 뷔페는 음식뿐만이 아니라 그릇도 대여해주잖아!!!!!!


대~~~박!! 나 혼자서는 이런생각의 꼬리가 연결이 안되었을것이다.

동에서 활동하시는 분과 다른 제로웨이스트샵 대표님과의 대화가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다.

인천시 출장뷔페를 검색하고 지도를 열고 무작정 전화를 돌린다.


처음전화를 돌린곳에서는 욕을 먹었다. 우리 그런곳아니니 검색을 다시 해보라고 왜 우리한테 전화했냐고.....

첫 전화부터 욕을 먹으니 더 의지가 불타오른다.

다른곳에 전화를 돌렸다. 역시나 다 거절이다.


포기해야 하나... 역시 그릇만 대여하는것은 무리가 있는것같다.

이미 음식들은 동네 업체에 주문이 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음식까지 같이 주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포기하더라도 지도에 나와있는 모든 업체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포기하자 싶어 또 전화를 돌린다.


안받는곳도 있고 폐업한곳도 있고 다양했다.

그런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죄송하지만 그릇만 대여가 되는지 문의드리니 가능하다고 하신다...

맙소사!!!!!!!



6. 가능한 일


가격을 문의하니 논의 후 전화주신다고 하신다. 내가 예상한 금액을 넘지 않기를 기도하며 전화를 기다렸다.

전화가 왔다.


"돈받기가 좀 그러니 그냥 무료로 해드릴꼐요" 천사세요????? 세상에 천사가 존재한다.

조건은 내가 가져가고 세척해서 갖다 드리는 조건이다.

어이쿠 너무 감사할따름이다!! 그정도 설거지야 내가 감당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일단 이소식을 행사를 진행하는 간사님께 공유했다.

그릇의 양 가늠이 안되어 차로 가능한지 모르니 한번 확인해 달라고 하신다.

우리가 요청한 그릇의 양은 이사박스 4개 분량이라 자가용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난감하다. 이것때문에 트럭을 불러야 할판이다. 그렇다면 트럭을 부르는 비용을 드리고 요청드리는건 민폐일까 고민을 하다가 ........ 천사님께(이 업체실장님은 앞으로 천사님) 여쭤보았다. 비용을 받고 갖다주시고 가져가실 수는 없으신지....... 이 또한 논의를 하시고 연락을 주신다고 하신다.


결론

이곳 천사업체는 그릇을 무료로 빌려주시는것을 넘어 갖다주시고 수거하시고 설거지까지 무료로 진행해주시기로 하셨다.


너무 부담스럽다고 제발 돈을 받으시라고 재차 말씀드렸는데 돈을 받으실 의지가 영 없어 보이셨다.

그래서 염치없지만 홍보 많이 해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7. 남은 숙제


우리가 필요한 그릇의 양은 접시 300개 밥공기 100개 젓가락 300개 컵 200개 이다.

그러나 업체에는 접시와 공기만 있으셨기 때문에 그 두가지만 대여를 한다.

업체에선 젓가락과 컵은 일회용을 사용하시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지 않으시다고......


아직 젓가락과 컵의 문제가 남았지만


눈이 돌아 하루종일 동동거렸던 나는

일회용 없는 축제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품고 남은 숙제는 내일 마저 하려 한다.


나에겐 아직 삼일이라는 시간이 존재 한다.

그안에 컵과 젓가락 문제를 해결하리라~~~



8. 천천히 그러나 확고하게


마침 일회용품없는 축제를 위한 연구모임원을 지속가능발전협의회라는곳에서 진행한다고 한다.

참여하기로 했다.

가을에 열리는 우리마을 축제는 일회용품 없는 축제로 차근히 체계적으로 준비하기로 한다.

동에서 활동하시는 다른 위원님과 함께 신청을 했다.

함께여서 너무 든든하다.






* 기록을 하지 않으면 자꾸 잊는다. 그리하여 이렇게 오늘있었던 일들을 쭈욱 두서없이 기록해 본다.




*생분해플라스틱이라는 덫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25606/blog-plastic-tw_plastic_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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