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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rk Nov 04. 2023

여러 분을 위해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인생 헛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일단 제목에 대한 답: 전 있음 ㅋ 푸하하하하하하하. 부럽쬬?

오 인간관계 매거진에 글을 쓰는 거는 또 엄청 오랜만이다.


1. 저는 많이 둔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사람입니다.
2. 내 어떤 점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까? (내 생각)
3. 아무튼 뭐가 어쨌건 좋은 사람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


오늘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가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청첩장 모임을 가지게 된 것이다. 엄청 오랜만에 만나는데 옛 친구를 만나면 편하고 너무 좋다. (가끔은 가족이랑 있는 것보다도 더)


이 친구랑은 안 지 10년도 넘은 오래된 친구고, 같이 뉴욕에서 6개월 정도를 같이 살기도 했으며, 우리 엄마아빠도 알 만큼 엄청 친한 친구다. 같이 쇼핑을 가면 '딱 봐도 이거 너 스타일인 거. 근데 옷장에 이미 비슷한 거 3벌은 있을 것 같아.'라며 이미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다.


이 친구랑 점심을 같이 먹으며 나의 근황을 알렸는데 갑자기 이 친구가 눈물을 터뜨리는 것이다..!


1. 저는 일단 그렇게 감정적인 사람이 아입니다 ㅜ

그냥 내 (노답인) 근황을 말하며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할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말했다. 그런데 자기 같았으면 너무 스트레스받고 앞날이 너무 걱정 투성이일 것 같은데, 내가 담담하게 얘기하면서 살아가는 게 짠하고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 삶이 인생의 데스밸리의 초입에 이제 막 들어갔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전에 쓴 글처럼 역경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내가 성숙하고 성장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나의 삶은 당연히 내가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힘들다고 울어봤자 해결되는 것도 없기에 그냥 내 수준에서 뭘 할 수 있는지부터 찾아보고 그냥 매일매일 덤덤히 산다.


그런데 이런 거에 대해서 말했을 때 이 친구가 이렇게 글썽이면서 말해서 왠지 덩달아 울컥... 하지는 않았고 그냥 고마웠다. 나를 이렇게나 생각해 주는 친구가 있구나~하고. 나는 만약 내가 힘들어질 때가 오면 주변 사람들한테 연락을 하나도 안 하려 했다. 그냥 부정적인 감정을 옮기기 싫어서?


2. 내가 생각하는 나!

나의 어떤 점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걸까..? 한 번 생각해 봤다.


1) 일단 주변에 무관심하다.

적정한 거리를 두고 산 달까. 내 인생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해서..ㅋㅋㅋ 아 아니다. 관심은 많은데 굳이 티를 안 낸다. 나중에 만나서 물어보는 편인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일단 남의 삶에 깊게 물어보지 않는다. 그게 기분 좋은 일이면 언젠가 나한테 말해줄 것이고, 안 좋은 일이면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궁금해도 물어보지 않는다. 어떤 편이 되었든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말해주더라. 그때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네."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2) 기억은 잘한다.

사실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건 아닌데 잘 안 잊힌다. 생일, 이름, 얼굴 그리고 내 기억에 좀 흥미로운 것들은 들으면 한 번에 기억이 된다. 그리고 특히 MBTI는 한 번 들으면 절대 안 잊혀짐. 그래서 주변으로부터 "와 너 기억력 진짜 좋다" 이런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대화할 때 그런 사소한 것들을 기억에서 꺼내서 "어! 너 그때 이렇게 말했잖아." 이러면 "헐! 어떻게 알았어? 와 그걸 기억해 주다니 감동이다 ㅜㅜ" 이런 반응도 몇 번 겪었다. 그 친구를 감동시켰다기보다는 그걸 기억해 낸 내가 더 기특했다. 움하하. 살면서 기억을 잘한다는 것이 흔한 특성이 아니란 것을 알게 돼서 부모님께 감사할 뿐이다.


3) 현실적이지 않고 본능에 충실한 것...?

이거를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최근에 친구로부터 '순수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건 내가 내 손으로 쓰기에도 오글거리고 어색하다. 내가 느낀 바로는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게 보기 좋다는 뜻인 것 같았다.


이제 내 나이쯤 되면 다들 결혼도 하고 연봉도 신경 쓰고 현실에 안주하거나 타협하게 된다. 적당한 나이에 취업해서 그 나이쯤 되면 받아야 하는 연봉을 받고, 이제 결혼할 시기가 되면 적당히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 소개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삶을 사는 그런 것..?


근데 이런 삶의 방향은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망상만 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난 배움이 없는 것이야 말로 사람이 둔탁해지고 늙는다고 생각하기에 계속 배우며 살고 싶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의 조건이 별로 안 좋아도 내가 잘 돼서 먹여 살리면 되기 때문에 그냥 맘에 들면 막무가내로 직진한다. 또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그걸 또 얻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한다. 그냥 계속 꿈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순수...?하게 보였나 보다.


3. 뭐가 되었건 나를 아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위는 그냥 내가 생각한 타인이 나를 좋아해 주는 이유였고, 뭐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근데 별로 신경 안 쓰고 싫어하든 말든 관심 없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 챙기기도 바쁘다.ㅠ


나는 항상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주변에 절대 연락하지 않고 꿋꿋이 혼자 이겨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


내가 속한 어떤 무리 중에 어떤 한 분은 결혼하신 분이 있는데 그분이 경제적인 위기에 봉착할 예정이었나 보다. 그런데 그 가정에서 이혼이라는 얘기도 오고 간다고 들었다. 참. 인생이랑 인간관계는 정말 너무 모르겠다. 


내가 힘들 때 누가 나보다 더 힘들어해 주는지, 그리고 뒤도 안 돌아보고 신경도 안 쓸지, 누가 남아있을지 궁금하다. 


나도 내가 현실적인 사람이 아니란 건 잘 안다. 그런데 사실 먼~~ 미래는 거의 망상급으로 상상을 하고 바로 코 앞의 상황은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나는 전 세계적인 카페 체인점을 운영하는 1,000억대의 자산가가 될 거다' 이렇게 꿈은 꾸지만, 그러려면 사업이나 카페가 돌아가는 구조, 재고 관리, 인력 관리 등에 대해서 알아야 하기 때문에 실무 경험은 무조건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카페에서 알바나 직원으로 들어가서 밑바닥부터 일을 해보자라고 생각한다.


(이걸 갑자기 내가 왜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현실적이지도 않고 꿈만 꾼다고 하는 사람들한테 뭐라고 하고 싶었나 보다 ㅜ)


쨌든 나는 이렇게 나의 모습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내 삶을 살 거다. 항상 처한 현실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부터 찾아내고 실행할 거고, 그러는 와중에 중요한 내 사람들한테 안부를 묻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중요한 사람들한테 적당히 신경 쓰고, 선 넘지 않고, 힘든 일이나 슬픈 일 들었을 때 감정적 공감이나 따뜻한 조언을 같이 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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