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이 정도의 어른'에게 벌어진 일들>
석아. 오늘 비로소 너에게 고백하건대, 손에서 책을 놓은 지 오래됐지만 엄마는 아직도 글 잘 쓰는 사람을 제일 존경한단다. 그래서 네겐 더더 미안하구나. 글 잘 쓰는 그 누군가를 존경하면서도 내 아들은 좀 더 편하고 안락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곤 해서 네 맘을 다치게 했네. 사과하마. 그리고 엄마 너무 기뻐. 어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소리치고 싶어. 언감생심 그 누구에게도 못한 말 : 내 꿈을 이뤘어요 라고~~♡
나는 요즘 행복한 노인이다. 아들과 며느리의 인생관에 내가 차츰 공감하고 동의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조용히 혼자 너의 문집을 읽어내려가는 시간은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