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라는 이름의 도서관.

#아부지의이름으로_3

by knowco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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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의 시나리오를 각색하며 스스로 다짐한 첫 번째 원칙은 최대한 아부지의 의도를 살리자였다. 그래서 시나리오에 등장한 시며 주인공의 직업이며 어떤 오브제까지도 아부지가 의도하신 게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 이유가 뭘까를 틈틈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작가로서의 아부지를 더 이해하기 위해 아부지의 시도, 어린 내게 주신 편지도, 작은 단상이 적힌 글이나 심지어 동문 사이트에 남기신 글까지 찾아서 꼼꼼히 읽어보고 있다. 나의 짧은 고민이 아부지의 깊은 인생에 어디까지 닿을진 모르겠지만 아부지라는 이름의 도서관에서 마음껏 배우고 그리워하고 있다. 처음엔 빨리 무언가를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요즘은 더 느리게 이뤄가고 싶다. 천천히 가자. #아부지의이름으로


라고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 3주 전.


가족 휴가와 바쁜 일들이 겹쳐서 잠시 손을 놓고 있었다.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나름대로 조금씩 나아가고는 있었는데 예를 들면, 아부지의 시나리오의 주인공과 줄거리를 구조적으로 정리를 해봤다. 일단 최대한 심플하게 정리를 해놓고 보면 보완할 부분이 명확하게 보일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물론 보완이라고 해도 최대한 '아부지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쉽게 나아가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긴 하다. 아부지 생전에 이런 얘기를 해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지만 못난 아들의 뻔한 후회라는 생각에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반복해서 읽으면서 내가 느끼기에 이해가 안 가는 부분,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 등을 메모를 해가고 있는데 한번 정도 쭉 메모를 해봤고 같은 방식으로 3번 정도 해볼 생각이다. 전체적인 줄거리 구조와 함께 놓고 보면서 각색의 방향이 잡혀가길 기대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말처럼 쉽게 될지 말 모르겠다.


아부지의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작업은 어쩌면 시나리오 안에서만 고민해서는 완성을 못하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부지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우선일 듯하다.


제대로 가고 싶다. #아부지의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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