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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재원 Nov 30. 2019

For One Team, One Spirit

하나되는 조직을 위해 구성원 전체와 1:1 대화를 준비하며

35명 중 24명이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큐피스트. 이 글은 조직을 하나의 팀으로 만드려는 과정 중 모든 구성원과 1:1 대화를 준비하며 전달했던 글입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우선 제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 합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땐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경영이나 마케팅을 배운 적도 없었죠. 비지니스도 몰랐고 오퍼레이션, HR 같은 개념도 몰랐습니다. 첫 사업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토록 많은 노력을 들였던 사업을 어느 시점에 정리했습니다. 별 감정이 들지도 않았습니다. 이상하죠? 그렇게 많은 노렸을 했었는데 아쉽지 않았어요. 그 일은 저에겐 그 정도였던거죠. 그래서 다시 창업을 시작할 땐 진정 하고 싶은 것, 잘 하는 것, 돈이 되는 것을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반지하에서 3명이 1년 2개월이라는 시간을 들여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힘이 들어도 이 사업을 포기하긴 싫었습니다. 마케팅도 몰랐고 사업의 명확한 비전도 없었고 은행 빚은 늘어날 때에도 그랬습니다.


많은 어려움 끝에 서비스를 성장시켰고 그 때 저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그토록 힘들었는데도 나는 왜 이 일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그 때 어렴풋이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저의 어린 시절 외로웠던 자아에게 인정받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공부했고 열심히 일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이러한 외로움이 비단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겪고 있는, 당연하리만큼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일을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사명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의식하진 못했지만 사업을 시작할 때에도 이 일을 포기하지 않았던 건 무의식으로 사랑의 사명감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우린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고군분투하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비록 7명의 팀원이었지만 우린 ‘사랑의 욕망을 충족시킨다(Satisfy the desire of Love)’를 위해 존재한다고 정의했습니다. 욕망의 충족만이 인류를 행복하게 만들고, 그 욕망의 가장 큰 결핍을 사랑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명은 수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동일합니다.


진화론에서 외로움은 우월한 존재가 가지는 감정입니다. 외로워야 함께하고 또 가족을 이루고 번식을 합니다. 그래서 인류는 항상 외로운 자들의 것이었죠. 앞으로의 미래 역시 더욱 외로운 사람들의 것일 겁니다. 개인화되는 세상에서 가족을 이루고 번식을 하는 객체는 외로운 자들일테니까요. 그리고 저는 우월하기 때문에 외로워야 한다는 이 진화의 딜레마가 굉장히 싫습니다. 그래서 바꾸려고 합니다. 과거 인간에게 배고픔은 지독한 문제였으나 현재는 비만을 두려워합니다. 우린 배고파 죽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배고픔을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만들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우리가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기계화로 인해 1차, 2차 산업의 많은 부분들이 대체되면서 인류 최대의 적은 외로움과 심심함이 될 것입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탈외로움에 집중하는 서비스들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성장했고, 앞으로 더욱 성장한다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엘론 머스크가 얘기했던 ‘보편적 기본 소득’의 시대는 언젠가 도래할 것이고, 그 사이 ‘의식주’와 관련한 기본적인 생존 욕망에 대한 충족은 이제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기본 권리가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 날이 가까워질 수록 인간이 과거 생존을 위해 절실했던 것처럼 더욱 관계에 있어 절실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존재합니다. 부의 빈부격차보다 사랑의 빈부격차가 훨씬 더 심각한 이 때, 누구나 사랑할 수 있고,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미래를 위해서. 그 날이 오면 우린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 거예요.



큐피스트는 성장통을 겪는 중


33명 중 22명이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큐피스트. 많은 수의 동료들이 짧은 시간에 합류하다 보니 함께하는 가치가 안착되기도 전 혼란을 겪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것이 실질적으로 우리가 지키는 가치인지, 우리는 가치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우리는 어떠한 논리들로 의사결정했는지 등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지속적인 이용자 수의 증가와 매출의 증가, 팀원의 증가는 우리가 그만큼 성장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대로는 One Team, One Spirit을 이루지 못해 Why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돼요. 그래서 2019년 마지막 남은 시간을 이용해 하나 된 큐피스트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두 개의 팀이 있어요


A 팀은 조직의 미션과 비전, 가치에 대해 모두 공감하고, 이를 개인의 꿈과 가치관과 연결해 기여하려 합니다. 같은 비전 속에서 각자의 꿈을 공유하면서 돕고, 꼭 나한테 중요하지 않은 일이더라도 다른 팀원을 돕고 공감합니다.

B 팀은 조직의 미션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할 일만 잘하면 된다는 개인들만 존재합니다. 상대방의 성과보다는 나의 성과가 우선되며, 조직의 성장보다는 개인의 성장만을 추구합니다.

어느 곳이 더 성과를 잘 내고 행복할까요?

B팀에서 개인의 성장만을 이룬 이는 과연 높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까요? 조직에 개인만의 성과는 존재할 수 없어요. 결국 모든 것이 팀워크를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이죠. 좋은 마케팅은 좋은 제품이 돕고, 좋은 제품은 좋은 운영이 돕고, 다시 좋은 마케팅은 좋은 제품을 돕고. 그렇게 얽혀있는 것이죠.



하나의 영혼을 가진 팀을 위해


자그마한 장사를 한다면 굳이 하나가 될 필요가 없어요. 그냥 시킨 것만 해도 문제는 없죠. 하지만 세상에 큰 울림을 주고 가치를 줄 위대함을 이루려면 정말 정말 정말 힘들고, 이 정말 정말 정말 힘든 일을 해내려면 정말 정말 정말 뜨거운 팀워크가 필요합니다. 왜냐면 말 그대로 정말 정말 정말 힘들기 때문입니다.


큐피스트 중 그 누구도 큐피스트를 자그마한 장사로 지향하시는 분은 없을 거예요. 다들 우리의 소속된 조직이 글로벌 전역에서 우리만의 가치를 전파하는 위대한 조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위대함은 궁극적으로 '행복해야' 이뤄진다고 믿고, 그 행복의 중심에는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나와 한 뜻을 가진 동료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조직을 움직이는 건 팀이고, 우리 개개인은 너무나 미약한 존재죠.


하지만 우리 개개인은 모두 사람이고 각자 가치관과 지향하는 점이 너무나도 다르죠. 이건 당연한 거예요. 어찌 수십년간 겪어왔던 세월과 형성된 자아를 바꿀 수 있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비전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내 가치관과 지향점을 우리의 비전에 계속 맞춰가려 노력한다면, 우리의 뜻을 함께 하는 분들이 더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계속 하나가 되어 간다면 하나의 영혼을 가진 아주 강력한 팀을 만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 강력함으로 세상을 조금 더 가치 있는 곳으로 바꿀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2019년 남은 시간 우리가 함께 다음 5년, 10년을 이끌어갈 큐피스트의 비전과 가치, 문화를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 저의 큐피스트가 아니라, 우리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모두 동의하고 자신의 비전과 가치, 문화로 일치하는 그런 큐피스트가 되도록 조금이라도 노력해 보고 싶습니다. 저 또한 처음 가는 길이라 두렵기도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함께 가면 두렵거나 외롭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가고 싶습니다.


저에게 던진 질문을 여러분들께도 드리고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를 위해 묻고 싶어요   


나는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왜 이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까?

큐피스트가 성장과 실패를 떠나 꼭 지켜야 하는 가치는 있다면 무엇일까?(고객, 동료, 회사, 문화 등)

1~2년 내에 큐피스트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은 걸까? 나는 그 목표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까?

10년 안에 큐피스트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유니콘 브랜드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큐피스트가 성장할 때 나는 어떤 보상을 바라는 걸까?(돈, 명예, 인정, 자아 등)

앞으로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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