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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고 Apr 24. 2020

사회 초년생이 테마주를 사면 안되는 이유

현명한 투자생활을 위해 피해야 할 것들

나만 일하지 말고, 내 돈도 일해야 한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돈에 대해 아주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게 된다.

누구는 코인으로 일억을 벌었다더라, 누구는 잠실에 집이 두 채라더라, 무슨무슨 테마주는 이번에 3연상을 갔다더라.. 와 같은 것들이다. 이런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을 타고 넘으며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아아. 월급통장에 조금씩 쌓여가는 이 돈들을 어찌 관리해야 한단 말인가?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에 넣어두고 0.7% 이자만 받고 있기엔 우리의 끓는 피가 너무나 뜨겁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막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사회 초년생이다. 아마 모바일로 증권계좌를 파서 누가 사보라고 추천한 주식 100만원, 삼성전자 100만원을 시장가로 매입하며 우량주와 가치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훌륭하게 구축해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이 당신과 나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곤 하루에도 12번 MTS를 켜서 주가를 확인하며 +1%에 웃고 -1%에 우는 가련한 그 이름, 사회 초년생.

우리가 들고 있는 돈은 많지 않다. 큰 맘 먹고 투자한 200만원으로 산 주식 중 뭔가가 갑자기 급등을 한다고 해도 의미있는 수준은 못되고 그냥 기분만 좋을 뿐이다.(술 한번 안먹으면 더 큰 돈이 모인다)


누군가는 투자가 자산 형성에 있어 어느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려면 자본금이 1억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럼 1억이 모이기 전까지는 그냥 노는게 아니라 배워야 한다. 100만원을 가지고 1억이라고 상상하여 자금을 굴리는 연습을 해보자. 내가 1억이 준비되었을 때 아무것도 배워두지 않았다면, 지금 미리 할 수 있는 실수를 그 때 해버릴 수 있다. 1억의 자본금이 모였을 때 저지르는 실수가 이후 내 자산형성에 얼마나 큰 시간적인 데미지를 주는지는 흔히 접할 수 있는 복리의 효과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공부하자. 단돈 100만원이라도 들고 돈이 일하게 하는 법을 배우자




현명한 머니라이프를 위해 피해야 할 것들


세상엔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참 많다. 1천원만 빌려주면 내일 2천원으로 돌려준다고 말하는 옆집 개똥이도 하나의 투자처일 수 있다. 하지만 [3년차 이내 직장인이 자신의 머니라이프를 설계해나갈 목적으로 구매 및 탐구할 수 있는 자산]은 내가 생각하는 몇가지 기준이 있다.


1. 실질가치가 있을 것

2. 리스크 관리가 가능할 것

3. 충분한 유동성이 있을 것 

4. 배움이 의미가 있을 것




1. 실질 가치가 있을 것

해당기준에 미달하는 것 : 일명 '잡코인', 인버스류 ETF


실제로 평가가 가능한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자. 아무 의미 없이 내가 벌면 너는 잃는 돈놓고 돈먹기인 것도 많다. 몇몇 주류 코인은 결제도 가능하게 되는 등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온갖 쓰레기같은 잡코인도 너무나 많은게 현실이다.

그리고 사회 초년생에게 인버스(주가가 내려가면 돈을 버는 ETF)는 내 생각엔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베팅의 수단일 뿐이다. 진지하게 시장이 overvalued 상태라고 생각하고 인버스를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을 필요도 없을 것.



2. 리스크 관리가 가능할 것

해당 기준에 미달하는 것 : 선물거래, 공매도(인버스류 ETF), 레버리지 몰빵(일명 신용풀매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만 안고 가자. 여기서 리스크 관리라 함은 손실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린 전 재산을 잃어도 복구가 가능하다. 그거 얼마나 된다고. 작고 귀여운 내 전재산...

월급은 게속 오를테고 이제껏 모은 돈이라고 해봐야 앞으로 모을 돈에 비하면 보잘것 없다. 하지만 위 상품들은 원금 이상의 손실을 낼 수 있고 이론상 손실 가능 폭이 무한대인 케이스도 있다. 인생을 건 배팅이지만 승리해도 초라할 것이고 패배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사실 선물거래는 리스크 헷징의 수단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고, 레버리지는 수익 극대화에 꼭 필요하기도 한 도구이다. 유용하게 쓰면 정말 좋지만 잘못쓰면 너무 큰 독이 된다. 이 친구들은 나중에 친해지기로 하고 투자 대상이라기보다는 연구 대상으로 대하도록 하자.



3. 충분한 유동성이 있을 것

해당 기준에 미달하는 것 : 부동산, P2P


유동성이 낮다면 필연적으로 감수해야 하는 거래비용이 높아진다. 하지만 우리는 초짜다. 오늘 샀다가 내일 알고보니 팔아야 할 수도 있다. 부동산이 한국에서 정말 유의미한 투자자산인 것은 맞지만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자산일까? 좋은 멘토를 만나지 않는 한 내가 지금 시작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인기 지역에서 청약이 당첨되었다거나, 주거 목적으로 구매하는 것은 논외겠지만, 유튜브 몇개 보고 갭투자 하겠다고 2~3천으로 빌라 뒤지고 다니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 분들은 나와는 가는 길이 다르니 고이 보내드릴밖에.


P2P 역시 유동성이 거의 없다. 만기 전에 현금화할 방법도 없고 내가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할 수도 없다. 기본적으로 1금융권에서 대출이 안되는 채무자들이다보니 연체도 잦다. 그럼 뭐 손 쓸 방법이 없고 떼먹히는거지. 최근 많은 P2P 스타트업이 휘향찬란한 인포그래픽과 채무자 업체 대표의 정성스러운 손편지와 같은 것을 올려두고 믿을만한 업체인 양 투자자를 설득한다. 하지만 정말 믿을만한 회사라는 것은 그 회사의 업력이나 신용도, 재무상태와 같은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이다. 자신이 스스로 해당 업체의 건전성을 평가할 수 없다면 조심하는게 좋다.



4. 배움이 의미가 있을 것

해당 기준에 미달하는 것 : 옆집 개똥이, 테마주, 기타 투자자산 - 일명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


우리가 지금 할 것은 어떻게 돈이 일하게 만들지 배우는 것이다. 진짜 승부는 내가 1억을 모으고 나서 펼쳐질 것이고 지금은 그것을 준비해야 한다.

어떤 테마주가 굉장히 좋아보일 수 있다.  분명히 훨씬 더 오를 것 같은 예감이 강렬하게 드는 차트를 그리며 나를 유혹하는 테마주는 오늘의 상한가 주식만 검색해봐도 하루에 몇 개씩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사지 말자.


만약 옆집 개똥이가 어떤 테마주를 100만원 사서 상한가를 갔다고 쳐보자. 30만원 먹었다. 축하한다. 하지만 개똥이 인생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음에 테마주에 담그는 금액이 더 커질 뿐이다. 다음엔 200만원, 500만원, 1000만원씩 몰빵하면서 돈을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하는 도박을 계속하게 된다.

테마는 항상 새로운 뉴스를 연료로 불타오른다. 어떤 뉴스가 나오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대략 유추할 수는 있지만, 어떤 뉴스가 나올지 예상하고 그에 베팅하는 것은 홀짝게임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항상 운과 요행을 바라는 도박일 뿐이고 발전하는건 개똥이가 아니라 개똥이의 판돈 뿐이다.





위 중 가장 중요한 조건은 4. 배움이 의미가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조건들이야 배워가다보면 내가 다룰 수 있게 되겠지만 애초에 배움이 의미가 없는 카테고리라면 얼마나 무의미한 시간인가? 실패를 필연적으로 할 수 밖에 없을진대, 그 실패를 경험으로 삼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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