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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부부 Aug 23. 2019

세 번째 여행지, 나트랑에 오길 잘했다?

현지 물가에 놀란 부부, 그랩 푸드도 이용해보고 스노클링도 하고!

우리 부부는 결혼할 때 식을 하지 않는 대신 온 가족과 8월에 해외여행을 하기로 했어요.

한국에서 비교적 가까우며 관광이 아닌 휴양을 목적으로 하는 곳을 정하기로 했죠.



"우리 가족들 모실 나라는 어디로 정하는 게 좋을까?"





우리 부부가 처음 만난 나라.


가족들을 모시는 것도 크게 중요하지만, 우리가 한 달 동안 머물기 위해 경제적으로 그리고 지리적으로 부담이 없는 곳이 가장 큰 선택의 기준이 되었죠.


푸껫, 끄라비, 발리 등 다양한 동남아 휴양지를 목록으로 정했지만 결국 정답은 정해져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어디로 갈 건데?"

"우리가 처음 만난 나라로 하자!"

"그럴 줄 알았어ㅋㅋ"



그래요, 우린 베트남에 가기로 했어요!

우리 가족 모두가 처음 만난 곳이 베트남이거든요.




베트남 패키지여행 당시 우리 뒷자리에 앉아있던 남편네 가족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가족이 될 줄 몰랐다. 사진첩 뒤져보며 숨은 남편 찾기가 쏠쏠하다.



당시엔 하노이와 하롱베이를 갔지만 그곳은 너무 도심이기도 하고 휴양의 목적과 적합하지도 않기 때문에 베트남의 해변도시인 나트랑에 가기로 했죠.





딱! 한 달 만?! 아니면 그 이하??


호텔에서 내려다본 Nha Trang Beach


"나트랑엔 어떻게 오셨어요?"

"세계여행 중인데 한 달 동안 나트랑에 머물기로 했어요."

"나트랑 좋죠. 딱! 한 달만 머물기 참 좋은 곳이에요.. 저는 무려 1년을 살고 있지만요..."



나트랑 호텔의 한국인 리셉션 직원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나트랑에선 딱 한 달이 좋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녀뿐만 아니라 젊은 그랩 기사와 대화 중에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내 친구도 지금 나트랑에서 한 달 살이 중인데 지루해 죽으려고 해."

"그 친구는 뭐하며 지내는데?"

"... 바다수영...?"



이제 근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 오니 느끼고 있는건 냐짱은 말 그대로 "천상 휴양지"였습니다.




나트랑 식당물가, 정말 놀라워라!!



태국에 있을 땐 음식점에 따라 가격 차이가 극심해서

둘이 분위기 잡고 먹으면 적어도 7-10만 원, 가까운 현지 식당 가면 둘이서 1~2만 원 내로 먹을 수 있었죠.

그래서 나트랑에 올 때도 휴양지이기 때문에 물가가 비싼 건 감수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나트랑 첫 날 저녁에 먹은 일식 (MITAMI Japanese Restaurant,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다.)


"오늘은 첫날이기도 하고 특별한 일도 있으니 남편 먹고 싶은 거 배 터지게 먹으러 가자!! 베짱이가 쏜다!"

"올~ 그럼 엄청 많이 먹어야지!!!"


나트랑에 오기 전에 봐 두었던 초밥집에 가서 탕진할 생각으로 이것저것 다 주문해서 배 터지게 먹었죠.

제가 쏘기로 했지만 어마어마한 음식의 양에 떨리는 마음으로 계산대에 갔어요.



'아.. 이 정도면 한 10만 원쯤 나올 텐데, 내 통장잔고가..... 얼마더라..?'

"1,000,000동입니다."

"예?? 예.."



주문한 내역 확인하고 결제까지 마쳤지만 아직 베트남 화폐단위에 익숙하지 않아 1,000,000동이라길래 엄청난 금액인 줄 알았죠. 근데 웬걸? 휴대폰 알람을 보니 [해외 50,000원 결제]라고 찍히더라고요.

생각보다 많이 저렴해서 놀랐지만 아직 이때까지는 물가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죠.



머무는 아파트 아래 식당에서 파는 취향저격 반미와 스튜 (Coocon Restaurant)


장을 보지 않아 아침엔 간단히 아래에 있는 레스토랑엘 가봤어요.

이곳에선 꽤 비싼 곳이라고 하는데 환상적인 반미가 50,000동 (2,500원), 스튜가 80,000동(4,000원)이에요.

반미 가격이 2,500원이라 이 정도면 진짜 싸다고 생각했는데 길에서 파는 반미에 비하면 엄청 사치스러운 가격이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음날 아침엔 길에서 파는 반미를 사러 갔죠.



즉석에서 마구마구 만들어주는 길거리 반미.


노점상에서 사 먹는 반미는 두 개 다 사도 30,000동! 약 1,500원!

반미는 가게마다 넣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맛도 다 달라요.

반미 맛집 찾아다니는 것도 꽤 재밌는 거 같아요!


쌀국수도 1,500원부터 비싸 봐야 5,000원 미만,

그리스 음식점, 이탈리아 음식점에서도 맥주 포함 많이 먹어봐야 3-5만 원 사이라서 외식이 부담스럽지 않죠.

놀라운 물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처음으로 Grab Food로 반미들을 시켜먹었다.


"배짱아 오늘은 나가지 말고 집에서 시켜먹자."

"엥? 배달이 가능해??"

"그랩 써보려고!"


정말 놀라운 건 그랩 푸드로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 가격에 기절할 뻔했죠.

배달비용과 음식 가격 포함해서 60,000동. 약 3,000원이에요.

그중에서 배달비용이 15,000동.. (약 700원)


우리나라였으면 만 원 이상 주문할 수 있는 옵션을 생각하면 놀라운 가격과 서비스죠.

먹는 거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는 기쁠 수밖에 없는 물가였죠.


물가도 저렴하고 바다도 맑고 아름다운데 왜 짧게 지내는 게 좋다고 할까요..?





뭐하고 놀까..?


나트랑 해변(Nha Trang Beach)은 6km의 길이로 부산 해운대 해변(1.5km)의 4배의 길이에요. 처음에 나트랑에 도착했을 때 끝이 없는 해변 길이에 남편이 놀라더라고요. 나트랑 해변의 바로 위쪽인 혼총비치까지 합치면 약 8-9km 정도로 엄청나죠?


그만큼 해변이 발달해 일광욕을 즐기거나 바다수영 또는 해상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죠!

다만, 우리 부부가 기대했던 서핑은 못하더라고요. 냐짱의 바다는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한 게 특징이에요. 서핑은 다음 목적지인 발리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정말 더 맑고 고기도 많은데 대충 찍은 탓에 겨우 건진 동영상.


"물꼬끼!!! 물꼬끼!!!!!!!!! 파란색 물꼬끼!!!!!"

"신기하네."


저희가 나트랑에서 가장 재밌게 했던 투어는 스노클링 투어예요.

주변엔 혼못섬(Hon Mot), 혼문섬(Hon Mun) 등 다양한 섬들이 많아 스노클링이나 스쿠버다이빙 투어가 발달해 있어요. 베트남의 스노클링은 꽤 재밌습니다! 물고기 종류도 많고, 물도 맑고, 저렴하기까지 해요!

(Sinh Tourist 기준 379,000동으로 약 2만 원 정도)




[막간의 투어 팁!]

* 한국 사이트에서 알아본 투어는 가격이 꽤 높은 편이었어요.

가능하면 현지 투어를 먼저 알아보고 가시는게 좋아요! (Sinh Tourist 추천합니다!)

* 현지에 도착해서 투어를 알아볼 경우 보통 전 날에 예약을 해야해요!

하지만 안내해주는 가격이 인터넷 사이트와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꼭 가격을 먼저 체크해본 후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격이 달라보이면 인터넷 가격과 비교해서 직원에게 물어보세요.

* 스노클링 투어의 경우 수영복을 미리 입고가시는걸 추천해요! 투어 종료 후 따로 샤워시설은 없더라고요...?




하지만, 해상 액티비티 이외에 할 게 없어요!

그래서 다들 심심할 수 있는 곳이라고 이야기하나 봐요.


냐짱은 빈펄 랜드와 섬 투어, 머드 온천 외에는 딱히 눈에 띄는 관광지는 없어요.

시장이나 쇼핑센터도 크게 발달하지 않아 그저 잠깐 구경하고 나오는 정도랄까요..?

언제 한 번은 옷을 사야 해서 냐짱에서 가장 크다는 쇼핑센터를 가봤으나 패션 점포가 3개 정도....... 랄까..?


우리 부부는 클럽을 가지 않지만 그저 주변을 보더라도 클럽이 많지 않아요.

심심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유흥거리가 많지 않아서인 듯합니다.


물가 싸고, 쇼핑 할 곳도 없고, 음식은 맛있고, 유흥거리도 없는 드 넓은 바다가 매력적인 이 곳은

천상 휴양지구나...




하지만 우리에겐 지루할 틈 없던 한 달


가족들이 2주 동안 머무는 동안 우리 부부의 시간은 바쁘게 흘렀어요.

특별한 기념을 위해 스냅사진도 찍고, 가족들과 멋진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우리는 한 달 동안 한 곳 있는 목적이 그곳을 알기 위함도 있지만 우리 부부가 휴식을 취하며 일을 해가기 위함이기 때문에 보통의 시간은 집과 집 주변의 카페 그리고 식당에서 보내는 일이 많죠.

그래서 나트랑의 저렴한 물가와 평온한 바다가 언제나 위안이 되고 있어요.


집에서 미드 보는 걸 좋아하는 우리 부부가 하는 세계여행은

많은걸 체험하진 않지만 그만큼 그곳에 녹아드는 여행을 하고 있어서

나트랑에서도 지루함 없이 한 달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이제 곧 나트랑과도 아쉬운 이별을 해야 할 때가 오고 있네요..





남편, 우리 발리 가서는 꽤 활동적으로 놀아보자!

서퍼가 되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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