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칭찬도장 20개를 모으면 만화를 그려주기로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다들 열심히 해서 너무 많이 그리게 되었고 2학기부터는 폐지되었다.... 교무실에서 나만 홀로 무인도에서 일러스트레이터처럼 그림만 그리고 있는 게 꽤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1. 미래네컷
(이루비는 내 만화작가명이다)
2. 주희네컷
3. 수호네컷
이외에도 그린 건 많지만 다 찍어놓지 않아서 이 정도만 백업해 놓기로 한다. 이 작업을 통해 배운 점은, 꾸준히 못할 건 재미있다는 이유로 시작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애들은 생각보다 자기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를 좋아한다...
위 사진 중 나는 가운데에서 펜과 종이를 들고 있는 사자머리의 사람이다. 교무실에서 가장 친한 선생님들과 나를 그려보았다. 그리고 인쇄해 코팅하여 책갈피로 드렸더니 좋아하셨다. 나의 그림 그리는 능력은 이렇게 욕심도 없을 때 적당히 타인을 기쁘게 하는 용도로 쓸모가 있다. 그림에 욕심이 없어서 참 다행이다. 욕심이 없으니 실력도 늘지 않고 늘지 않아도 나는 만족한다!
내 업무는 생활기록부계인데, 따라서 동료 선생님들께서 제 시간 내에 생기부를 쓰실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고 안내하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 따라서 기한 내 생기부 작성 완료 시에는 캐릭터를 그려드린다고 전체 쪽지를 돌렸다. 그리고 나의 지옥이 열렸다. 지난 학기 내내 나는 그림만 그렸다. 왜 다들 생기부를 밀리지 않고 쓰시는 것인가. 다음부터는 이런 포상을 걸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