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거봐요.
여기 산 속에서 물이 흐르고 있어요.
산에서 물이 흐르니까 신기해요.
물이 너무 맑아서,
노란 은행잎 위를 지나갈 때는 노란색 물이 되고,
빨간 단풍잎 위를 지나갈 때는 빨간색 물이 되어요.
그럼 그럼
샛물에 손을 담그어 보렴,
너의 작고 통통한 손이 그대로 비추어질 거야.
엄마,엄마 여기도 봐요.
내가 25키로나 되는데,
무거운 내가 올라갔는데에도,
돌이 부서지지 않아요.
이 돌은 정말 단단한가봐요.
그럼 그럼
그 돌은 너가 콩콩 뛰어도,
넘어지지 않게 단단하게 너의 발밑을 지키고 있을거야.
와, 엄마 이것도 봤어요?
저기 하늘 말이에요.
파란 하늘인데,
신기하게 파란색인데 맑고 투명해요.
마치 아까 우리가 본 샛물처럼요.
그리고 그 위를 하얀색 조각구름이 흘러가요.
샛물 위에 둥둥 떠있는 노란색 은행잎처럼요.
쉴새없이 떠드는 아이의 입을,
그리고 또랑또랑한 눈을 보며 생각한다.
아이야,
지금처럼
샛물처럼 맑은 눈으로
돌처럼 단단한 마음으로
넓은 하늘과 같은 세상을
저 조각구름처럼
맑고 단단하게 누비고 다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