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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원 Sep 09. 2021

3월. 새싹을 기다리며...

안녕하세요. 2학년 담임교사 이경원입니다. 아이들과 만난지도 어느덧 한 달을 채워가네요. 교사에겐 3월이 참 힘겨운 달인데, 밝고 따뜻한 아이들 덕에 어느 때보다도 고요한 마음으로 3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15분.  저는 교실에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잘 도와줘서 벌써 책 한 권을 읽었답니다.^^  아침 시간 아이들 모습도 다양합니다.

교실 아침 풍경입니다.

교실 뒤 사물함 위에 눕거나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  핸드폰으로 게임과 웹툰을 보는 아이 등등 다양하지만 일상으로 익숙해진 아침 풍경입니다.

아이들이 가진 다양한 재능들이 표현되고 표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몇몇 친구에게 하고 싶은 것을 물어봤어요. 어떤 아이는 레고 블록을 만들어보고 싶어하고, 어떤 아이는 보석 십자수를, 또 어떤 아이는 유투버나 게임이라고 이야기를 하네요.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 물으니 물품이 있었으면 하네요.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아보고 얘기하라 했더니 금방 찾아오네요. 어떤 친구에게는 00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친구것도 챙기는 이쁜 아이들입니다.

보석십자수, 레고블록, 그리고 게임개발자를 꿈꾸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아이까지 조금씩 조금씩 아침교실 풍경이 다채로와 지고 있네요.

욕심같아선 함께 책도 읽고 토론하며, 깊이 있게 고민하고 특기를 만들어 가게 다그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오지만, 아이들 속도에 맞추려 합니다.  대신 살아줄 수 있는 삶이 아니니, 각자의 속도에 맡게 스스로 찾아갈 수 있게 해보려 합니다.  한 두명 꿈을 향해 새싹을 피우는 아이들이 생기고 있으니 앞으로 더 다양한 새싹들이 피워지리라 희망해 봅니다.

오늘은 어떤 아이가 교실에 탈의실이 있었으면 아이들이 편할 것 같다고 하며 의견을 내내요. 그 마음과 생각이 너무 고맙고 예뻤답니다. 그래서 함께 찾아 보고 해결해 보자고 했습니다. 제가 구입해주면 쉽게 끝날 일이지만 이것도 작지만 스스로 찾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주려 합니다.  좋은 방법이나 물품 검색해서 알려 달라 했어요^^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이 의미가 있으니^^

우유곽을 정리하거나, 친구들 돕거나 등등 아이가 선한 행동을 하면 그때 그때 기록해서 학급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은 연말에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생각이고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아이에 대한 사랑이 자칫 지나치다보니, 좋은점보다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먼저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그것을 채워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 마음을 읽지 못하고 다그치는 실수를 많이 했더랍니다(여전히 진행중입니다 ㅜ.ㅜ). 그래서 아이의 좋은 모습만 보며 응원해보려 선한 행동을 보게 되면 바로 바로 적어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혹여나 담탱이가 보지 못한 선한 행동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 달라 했습니다.  아이들도 서로 서로 선한 모습을 보며 응원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친구의 긍정적 모습에 먼저 시선을 가져가길 희망하면서요.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면 서로 서로 칭찬수다에 칭찬샤워를 해가며 시끄러워질 날이 오겠지요^^ .  가정에서도 좋은 모습, 응원, 격려 많이 부탁드려요.

지난 금요일 하교 후에 교실 물걸레 청소를 했습니다. 쉬는 시간 틈틈이 아이들이 바닥에 앉아 놀고 뒹구는데 바닥이 청결해야될 것 같아서요. 아이들 단톡방에 학급청소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보자고 얘기했는데  아직은 답변이 없네요. 학급 청소도 스스로 해결할 때까지 기다려보려구요. 안되면 제가 하면 되고요. 저도 학급 주인이니까요(^-^). 쓰레기 분리수거와 우유곽 정리 등 번거롭고 힘든 일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해주니 이미 고마운 마음이 크답니다.

한 달에 한 번 일찍 귀가하는 수요일입니다. 아이들 표정이 밝네요. 밝은 표정만이 아닌 마음도 밝길 희망하며 인사올립니다.   글 속에 우리 아이는 어떤 '아이'인지 자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면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오후 되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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