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앞두고 쓰는 글

"떠난 사람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by 혜은

며칠 뒤인 1월 20일까지 지금의 학원에서 일하기로 했다. 이미 한 달 전쯤에 사직서를 내고 결정된 일이다. 후임자가 구해지길 기다리며 거의 한 달을 보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늘 친하게 지내던 학생 두 명에게 친구들에게 아직은 비밀로 하라고 하고 다음주가 마지막임을 알렸다. 이 두 명에게는 특별히 따로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다.


학생들은 내게 왜 그만두는 지를 묻더니, 다른 학원으로 간다는 말에 이때까지 수고하셨다고 했다. 작별 인사를 할 때는 담담했는데, 한 시간이 지난 지금, 마음이 찌르르한 느낌이 들어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학원이 세 번째 학원이기에, 나는 알고 있다.


"떠난 사람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첫번째 학원에서 그만둘 때, 학생들이 많이 울었다. 편지도 많이 받았고, 선물도 많이 받았다. 나는 그 학생들이 내가 없으면 오랜 기간 허전해 할 줄 알았다.


그만두고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연락도 많이 왔었지만, 한달쯤 지났을까. 나도, 학생들도 서로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나는 새로운 학원의 학생들에게 정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런 일을 두 번 반복하고 나니, 나는 이제 더이상 지금의 학원의 학생들과의 관계의 지속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학생들이 잘 지냈으면 좋겠고, 공부 좀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이 학원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칠판 앞이 두려웠다. 왜냐하면 나의 미숙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실수할까봐 두려웠고,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지 못할까 두려웠다.


11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한층 단단해지고 의연해졌다. 스스로의 영어 티칭 실력에 자신감이 붙었다.


2021년 3월의 미숙한 나를 이해해줬던, 웃으며 수업을 열심히 들어줬던 학생들에게, 고맙다.


안녕, 얘들아. 나는 어짜피 곧 잊혀지겠지만, 참 고마웠다. 따뜻한 아이들, 안녕. 꼭 잘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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