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들어가서 보니 한 번쯤 생각해보고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들
나의 경험과 주변의 스타트업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것들을 담아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을 담아본다. 무모하게 들어갈 사람은 없겠지만 혹시나 (나처럼) 무모한 도전으로 스타트업에서 일해볼까 하는 분들께 한 번쯤 생각해보고 가면 좋은 것들에 대해 적어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시스템이 갖춰진 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유용한 정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봉이나 팀 문화나 투자 상황과 같이 이미 고려하고 있을 만한 부분이 아닌, 스타트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고려하지 않고 들어갔지만 회사 일을 겪으면서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들었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다루었다.
스타트업에서 현재 핵심으로 밀고 있는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와 핵심 서비스에 대해 전문가 또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자원(비용)을 얼마나 투입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IT 개발 서비스인데 개발자가 신입과 인턴밖에 없다거나, IoT를 활용하는 제조업인데 하드웨어를 만들었던 경험이 있는 인재가 없다던가, 화장품 회사인데 화장품을 잘 안 쓰는 사람들로만 멤버가 구성이 되어있다던가, 물건을 만드는데 중요한 부품이나 재료에 단가를 빼야 한다며 중요한 부분에 비용 절감을 한다던가.
회사가 추구하는 핵심 기술이나 아이템에 대해 경험이 많은 사람의 영입이나 해당 기술 또는 영업 마케팅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으면 스타트업으로 성공하기 쉽지 않다. 만일 잘 된다 해도 금세 다른 곳에서 카피할 만한 수준일 것이다. 얼마나 회사만의 핵심기술에 대해 사람과 시간과 자본을 투자했고 미래에 투자할 것인지 알고 갈 것을 추천한다.
대기업에서도 그렇지만 작은 기업에 있을수록 정말 치트키나 지름길처럼 쉽게 좋은 결과를 얻어올 수 있는 키는 인맥과 영업력이 아닐까 한다. 비즈니스에 인맥을 섞는 것은 룰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모든 비즈니스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대기업은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위에 임원이나 높은 분들이 목표를 정하거나 연결해놓은 선들을 실무자들이 완성을 시켜서 비즈니스가 완성이 된다. 스타트업에서 유명한 사람을 통해 광고를 하든 결제 PG사 계약을 하던 다른 업체와 계약해서 협업을 하던 회사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리스크로써 높은 수수료율, 복잡하고 불리한 계약 조건 등을 넣으면서 리스크 비용을 지불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또한 책임과 권한이 적은 담당자와 연결되어 협업이나 계약이 진행되는 것보다는 그 윗선으로 이미 알고 있는 영업선이나 지인을 통하는 것이 더 좋은 조건에 수월하게 협업이 진행될 수 있으면, 서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윈윈의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긴 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실력으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겠지만,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작은 차이도 매우 큰 격차를 가지면서 출발할 수도 있다. 특히 대표의 인맥과 영업력을 유심히 보길 추천한다.
사람마다 포용할 수 있는 그릇의 크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뛰어난 능력은 갖추었지만 혼자서만 그 능력이 발휘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이는 시너지로 1+1이 2보다 더 크게 되는 사람이 있고 1+1이 1보다 못하게 만들어지는 사람이 있다. 또한 1~2명의 리더의 역할은 거뜬히 해내지만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할 때 그 역할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대표라면 회사의 직원 규모가 10명일 때, 30명일 때, 100명일 때에 따라 잘 리드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를 것이다. 회사 인원에 따라 회사의 문화나 방침 전략이 다를 텐데 그것을 인지하고 크기에 맞게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이미 큰 그릇인 사람 또는 큰 그릇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 아니면 자신의 그릇 크기를 알고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사람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 더 큰 그릇의 사람에게 양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대표로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을 한눈에 보고 알 수도 없고, 자신이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인지도 모르고 예상보다 사람이 빠르게 성장해서 1년 후의 그릇이 너무 다를 수도 있다. 그래도 자신이 함께할 회사라면 최소한의 대표를 포함한 리더들의 그릇의 크기는 생각을 해보고 합류해야 좋지 않을까 한다. 그릇이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일하게 된다면 회사에 들어가서도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또한 함께 일하는 사람이 큰 그릇의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을 신뢰한다는 의미이고, 존중도 되기 때문에 함께 성장해 갈 수 있을 것이란 믿음(뽕)이 들어가서, 된다는 믿음으로 여러 가지 힘든 일도 견딜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개발자들은 다른 직종의 사람들과 달리 컴퓨터를 많이 상대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코드와 오래 일을 하다 보니 사람도 그럴 것이라 무의식 중에 판단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사람과 하는 것이다. 거짓도 있고 수치로 계산이 안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힘든 일도 많다. 내가 들인 인풋(일한 시간, 열정)만큼 아웃풋(보상)이 정직하게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명확한 협상과 계약으로써 필요한 부분을 가져가면서 일을 하기를 추천한다. 자기 자신이 설렁설렁 일을 할 사람보다는 자기 맡은 바 일을 잘하면서 다른 인력으로 쉽게 대체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수록 아래 사항을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다.
대기업처럼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스타트업이나 작은 기업에서 일을 하게 되면, 정해진 룰과 틀이 없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간에 조정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협상을 해야 하는 일이 많다. 물론 대표 또는 리더가 하자고 하는 대로 일이나 안건들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에게 좋은 방법은 아닌 듯하다.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은 보람이 없으며,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회사는 비즈니스 관계이다. 서로의 욕구와 요구에 대해 명확히 하고 가는 것이 나중에 정신건강에 이롭다. (대표의 입장에선 번거로울 수 있겠지만)
C레벨(CEO, CTO 등)이나 리더의 역할로 업무를 한다면 대표와 또는 다른 리더들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설득하고 협상해야 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여기서 내가 얻어야 하는 것(욕구)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요구)을 잘 파악해서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을 명확히 제공하고 그로써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서로 목표를 가지고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계속 한 방향으로의 요청으로만 의사 결정이 된다면 내 욕구는 충족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불만이 생기게 되고 언젠가는 터지게 된다. 짧게 있다가 갈 회사이거나 그냥 시키는 일만 하고 돈을 벌면 된다면 상관이 없을 것이다. 아니면 이미 자신의 일에 매우 만족을 하고 일하고 있거나 지금 상활이 더 이상 좋을 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여도 상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조금 더 잘할 수 있다는 열정이 있을수록 한 방향의 의사결정은 일의 만족감이 작아지게 되고, 업무의 열정을 잃게 되며 업무 효율에도 영향이 가서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
사실 이 부분은 현재 회사가 큰 변화가 없거나 조금 성장해서 기대감이 있을 때는 큰 걱정이 없지만, 회사의 상황이 안 좋아질 때 아니면 회사가 급성장할 때 매우 크게 다가온다. 미리 염두를 해두고 스타트업이란 회사에서 그래도 이건 내가 얻었으니 괜찮아 정도의 마음의 안식처 하나쯤은 마련해두자. 개인적으로는 류재언 변호사의 <협상 바이블>이란 책을 꼭 읽고 가길 추천한다.
혹시 이직을 준비중이라면 아래를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