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서 약 7년 반 정도 경력으로
국내 대기업 → 국내 외국계 대기업 → 스타트업 → 프리랜서 → 외국계 스타트업
으로 적으면 적지만 다양한 직장의 여러 번의 이직 경험으로 처음 이직을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글을 썼습니다. 이미 여러 번 이직을 했던 프로이직러 분들은 이미 아실 내용이니 이직 초급자분들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직 직종은 엔지니어 또는 개발자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아래부터는 조금 더 친숙하게 설명하기 위해 "습니다"에서 "이다"의 형식으로 문장을 쓴 점을 양해해주세요
국내 대기업에서 일하는 장단점 참고
외국계 대기업에서 일하는 장단점 참고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면 가장 기본인 자신의 경력을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이직을 하려면 일단 이력서를 잘 정리해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기업에 지원을 한다면 국문만 있어도 되지만, 혹시 외국계나 해외를 준비한다고 하면 준비하는 김에 영문 이력서도 함께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나의 국문 이력서는 내가 실제 작업한 내용을 서술하면서 작성한 버전으로 원티드를 통해 만들었고, 영문이력서는 맥에 있는 페이지스(워드)를 이용해(개인적으로 워드보다 디자인이 깔끔하게 나온다고 생각) 템플릿을 지인으로부터 받아 수정해서 작성한 이후로 계속 내용을 추가하고 있다. 영문 이력서는 구구절절 설명보단 깔끔하고 간략하게 정리를 해서 작성했다. 자유 형식의 이력서를 요청하면 국문과 영문 두 개를 함께 전달했는데, 면접관들은 주로 국문을 보는 것 같았지만 두 개의 버전으로 효과는 좋았던 것 같다. (영어 이력서를 깔끔하게 쓰면 기본적인 영어 능력도 검증이 되기 때문에 플러스 요소라고 생각)
이력서를 제출할 때는 반드시 PDF 파일로 변환해서 이메일로 전송하거나 사이트에 올려야 한다. 사용 환경에 따라 글꼴이나 문단 모양이 변경될 수 있는 점과 추가 수정이 불가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모든 회사에 같은 이력서를 제출하는 것은 좋지 않다. 회사의 채용 공고(JD: Job description)와 포지션에 적절하게 이력서의 내용을 맞추어 변경 작성해야 한다. 또한 개인의 이력서를 받는 곳도 있지만, 대기업과 같은 경우에는 해당 기업만의 형식에 맞추어 다시 작성해야 하는 경우다. 대부분 비슷한 정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신의 국문 이력서를 기초로 해서 질문에 맞게 변형해서 작성하면 된다.
(이력서 공개는 힘드니 필요하신 분은 따로 연락을 주시면 이력서 샘플을 드릴수 있습니다)
나중에 이직을 한 번이라도 할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링크드인에 이력서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보를 잘 정리해둘 것을 추천한다. 내가 어떤 커리어를 걸어왔는지 개인적으로 정리도 하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 하나와 아래에서 소개하겠지만 이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타이밍인데 링크드인을 통해 뜻밖의 좋은 이직 타이밍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채용 사이트도 있지만, 양질의 회사의 채용 추천은 링크드인을 통해 연락이 많이 오는 것 같다. 헤드헌터들이 가장 많이 접촉하는 곳이기도 하다.
참고 : https://linkedin.yoonseokoh.com
이직을 할 때 여러 경로가 있다. 추천하는 순서대로 정리해보았다.
가장 좋은 이직 방법은 지인을 통해서 지원하는 방법이다.
지인을 통하면 회사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 수 있고, 회사의 입장에서도 내부 또는 잘 아는 외부인의 추천이기 때문에 좋지 못 한 사람을 추천하는 것이 추천자의 이미지를 안 좋게 만들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가지고 추천하는 것을 알고 있다. (소개팅도 소개팅 앱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지인을 통해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이 조금 더 신뢰가 가지 않는가) 지인을 통한 이직은 회사와 구직자 서로 윈윈이며 마치 고속도로를 타듯이 절차도 빠르게 진행된다. (참고로 추천자가 회사 내에 영향력이 있거나 신뢰가 높은 사람이면 더 좋다)
머리사냥꾼(헤드헌터)들의 목표는 자신이 소개한 사람을 자신이 소개한 회사에 이직을 시키는 것이다. 즉, 나 이외의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동료인 것이다. 장점은 해당 포지션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해당 회사에 대한 팁과 면접팁(어떤 질문을 한다더라)라는 정보를 준다. 또한 헤드헌터는 해당 회사의 인사과 담당자와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이기 때문에, 중계자의 역할도 하면서 현재 진행과정을 자주 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구직자가 합격할 만한 회사를 추천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커리어에 대한 고민보단 자신의 이익(채용 성공률. 그래야 돈을 벌..)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더 좋은 도전적인 회사보단 레벨을 낮추어 추천을 하는 편이다) 중계자이긴 하지만 지원자의 입장보단 회사의 입장에서 입사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연봉협상이라던가) 지금까지 만난 헤드헌터들은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약간의 과장들을 섞어서 말하는 경우를 많이 봤으니 적당히 걸러 듣는 것을 추천한다. (이분들은 영업직이다) 그래도 이직 성공률을 높이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멘땅에 헤딩이다. 차라리 페이스북에서 친해진 해당 회사 사람의 이름이라도 친해져서 추천받아 넣는 게 나을까 싶을 정도다. 물론 실력만 있다면 어느 경로로 지원해도 관계없다. 하지만 실력자가 널린 개발자 시장에서 같은 능력의 개발자가 지인을 통한 지원과 멘땅으로 지원한 사람 중 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면 지인 추천된 사람이 채용이 될 확률이 높다.
지인과 헤드헌터를 통하게 되면 서류 면접 정도는 통과되면 연락도 빠르게 온다. 하지만 직접 지원하는 경우에는 세월아 네월아 기다리게 되는 경우도 많고, 채용 절차가 확실한 FM(Field manual. 원리원칙)으로 진행되며 위의 두 경우보다 우선도가 낮은 편이라 진행되는 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다. 가능하면 위의 두 경로를 통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일단 회사에서 해당 포지션에 사람을 필요로 해야 뽑는다. 그리고 이직이 성공할 확률은 현재 회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지에 따라 크게 바뀐다 (S급 인재는 제외). 서비스의 급격한 성장으로 5명을 뽑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 기존에 운영되던 팀에서 개발자 한 명이 퇴사하면서 1명 충원하는 곳에 지원하는 것보다 이직 성공할 확률이 2~3배는 차이 날 수 있다. (그래서 지인이나 헤드헌터들에게 해당 포지션을 어느 정도 규모와 채용 난이도로 채용하는지 알면 좋다) 또한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채용하는 곳은 조금 더 뽑힐 확률이 높다. 기존 회사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보통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가길 꺼려하기도 하고, 기존의 레퍼런스(이 정도 사람은 뽑아야지 하는 비교 대상)가 없어 허들이 다른 곳보다 낮게 설정돼서 면접이 수월하다. S급이 아닌 이상, 타이밍이 능력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능력이 좋으면 없는 자리도 만들어서 모셔가기도 한다. 현실에는 그 정도의 사람들은 드물고 일반적으로는 해당 포지션에 경험이 많거나 비슷한 개발 스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채용한다. 기본적으로 얼마나 능력치가 높은 사람인지 보다는 최소의 원하는 능력치 기준을 가지고 있고 해당 선을 넘어간 사람들에 대해서 성향이나 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등 다른 부분들을 맞춰보고 채용하는 편이다.
삼성에 다니는 사람들은 몸속에 파란피가 흐른다고들 한다. 실제도 회사를 다녀보면 각 회사마다 성향이 닮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끔 ㄸㄹㅇ가 있는 건 법칙상 피할 수 없다..) 또 여러 군데 면접을 보면 면접관(해당 팀) 마다 심도 있게 물어보는 포인트가 다른다. 기술의 깊이를 물어보는 분, 실무적인 것을 얼마나 잘하는지 물어보는 분, 코딩 문법을 꼬치꼬치(짜증..) 물어보는 분, 논리적 사고를 물어보는 분, 이론적 또는 기초 지식을 많이 물어보는 분 사람마다 중요한 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다르다. 면접 질문에 따라 해당 팀에서 어떤 부분을 중시하는지 알 수 있고 관련 질문에 원하는 답을 하는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편이다. 즉 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포인트에 맞는 인재에 더 높은 점수를 받아 함께 일할 가능성이 높다.
매우 중요한 내용이나 다른 곳에서도 많은 곳에 정보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회사마다 다르고 내용이 너무 길어지니 다른 편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개발자라면 "코딩 인터뷰 완전 분석" 책은 꼭 읽고 면접을 준비하길 추천한다.
처음 지원하고부터 퇴사를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회사마다 다르다.
지원부터 합격까지는 보통 급하게 채용이 진행되는 곳은 2주 내에 결정되기도 하며, 절차가 느린 곳이나 해외에 있는 기업 같은 경우에는 3-6개월 걸리기도 한다. 국내 기업이면 평균적으로 1달 정도 잡으면 될 것 같다.
근로계약서 싸인을 한 이후에는 입사는 일반적으로 인수인계 등을 위해 1달 이후 입사 정도로 입사일을 잡는다. 서류합격부터 2개월쯤 걸린다 생각하고 현 직장에서의 프로젝트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퇴사 발표는 킬링 파트다. 모든 근로자가 가장 좋아하는 파트일 것이다. 기존의 직장을 좋아하던 사람도 새로운 성장을 위해 나가는 시작점이고, 스트레스를 받던 사람은 천국으로 가는 첫 계단이기도 하다. 간혹 기쁜 마음에 이직하는 회사와의 연봉 계약서 및 근로 계약서 싸인 전에 현 직장에 퇴사를 통보하는 경우도 있다. 안된다. 절대 피하자. 세상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인생이 걸린 만큼 안전하게 확실히 짚고 가자.
간혹 회사에서 다른 조건을 제시하거나 하면서 잡는 경우도 있는데, 회사에 정이 있고 내가 이직하면서 얻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은 여기서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라고 하면 한 번쯤 고민해보는 것도 좋지만 일반적으로 마음이 떠나간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이직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 번 헤어졌던 연인은 다시 만나도 같은 이유로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회사에서 "넌 못 나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거 없다. 돈을 줄 때는 회사가 갑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돈을 안 받을 땐 노동자가 갑이 된다. 국내 노동법은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는 부분이 많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퇴사 근로법상 회사에 퇴사 통보 기록이 남은 날의 30일 이후라면 본인의 의지에 따라 퇴사가 가능하다. (라고 알고 있다. 자세한 건 노무사에게 물어보는 것을 추천) 또한 꼭 30일을 채워야 하는 것도 아니다 더 짧은 기간만 일하고 나가는 것은 상관이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수인계도 해야 하고 남은 휴가도 다 사용하고 퇴사를 하는 경우도 많으니 보통 30일쯤 전후로 퇴사일을 잡는다.
가능하면 인수인계는 깔끔하게 하고 비호감이 되는 일은 피하면서 퇴사를 하는 것이 좋다. 세상은 좁고 세상에 내 적이 많아서 좋은 일은 하나도 없다. 매너를 지키면서 퇴사를 하고 여유가 있다면 리프레쉬 휴가 정도 다녀오고 입사하면 개운하고 좋다.
제조업과 IT을 모두 다닌 사람의 수는 많은 편은 아니다. 둘 다 겪었던 경험을 담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제조업의 엔지니어의 경우 보통은 업무에 특정 하드웨어와 지식이 연관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정해진 설비, 기기, 부품, 관련 기초 지식과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이직을 할 때도 비슷한 하드웨어의 경험이 중요해진다. 예를 들면 가속도 센서를 개발하던 사람이면 다른 회사의 가속도 센서나 다른 센서 부품 관련 포지션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부분 관련 지식과 실무 경험이 없으면, 노하우가 없어 입사 후 실무를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비슷한 기기를 다뤘던 사람을 선호한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업종으로의 이직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해당 분야의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경우에는 (임원이나 핵심인재) 이직 시 일정기간(1~3년?) 동안 동일 업종으로의 이직을 제한하기도 한다. (인사과끼리 연결..) 따라서 제조업의 경우에는 이직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이직이 잦지 않고 한 곳에 오래 일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
IT업종은 기본적으로 자유롭다. 기본적인 직군 벡엔드 / 프런트 / 데이터 분석 등의 구분이 있고, 개발자의 개발 언어에 따라 같은 직군 또는 같은 언어의 포지션이라고 하면 업종에 따라 이직의 난이도는 큰 차이가 없다. (실력만이 중요할 뿐..)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 구축)의 업종은 약간 다르게 SI업종 내에서만 이직은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는 SI업종이 아니라 모르겠..) 하지만 네이버나 카카오, 쿠팡, 우아한 형제들(배달의 민족)과 같은 대기업에서는 개발자들이 서로 옆 회사를 옮겨 다니는 이직을 많이 하기도 한다. 실력과 영어만 있다면 외국계를 가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IT업종은 1~2년 이내에 이직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직을 잘 그리고 자주 하면 연봉이 뛴다..!) 최근에는 개발자가 주목받으면서 공급(신입 빼고 경력자)보다 수요가 높아 이직이 수월한 편이긴 하나 주기적인 흐름이 있는데 현재는 작년만큼 이직이 잦지 않다고 한다.
이직이 한 번은 어렵지 한 번만 하면 그다음은 어렵지 않다. 나 자신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면서 성장의 발판이 되는 경우도 많다. 좋은 직장에서 무리해서 이직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성장과 가치 향상을 위해 이직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