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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 London Dec 31. 2021

[2021결산(6)-STORY]

올해 STORY & CLASSIC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 


올해는 '한국 여성 작가들'의 소설이 인기였습니다.


리딩리딩이 책을 구분하는 기준인 8개 카테고리 중 

<STORY & CLASSIC>은 

다양한 소설을 소개해왔는데요. 

리딩리딩에서 2021년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책*

젊은 SF 작가 김초엽의 <지구 끝의 온실>이었습니다. (*페이지뷰 기준)


이외에도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제시카 브루더의 <노마드 랜드>

올해의 책으로 꼽혔습니다. 



올해를 마무리 하면서, 다시 한번 읽어보면 좋을 

리딩리딩의 STORY & CLASSIC  카테고리 추천 책들.







1위. 지구 끝의 온실(김초엽 지음, 자이언트북스)

** 책 제목을 클릭하면 리딩리딩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인류가 멸종 위기에 몰리게 된다면 무엇 때문일까. 최근에는 기후재앙 경고가 심상치 않고 당장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갑자기 날아든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수도 있고 맥락 없는 실수 하나로 핵 미사일이 대양을 넘어 날아다니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위기가 무엇 때문에 야기되었든 결국 극복한다면, 그 동력은 무엇일까. 무엇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까. 이 의문에 대한 가설을 김초엽은 아버지와 나눈 대화 속에서 찾은 모양이다. 아버지는 마침 원예학 전공자였다. 원예학. 사전은 “채소·과일·화훼 등을 가꾸는 것에 관한 기술과 이론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건조하게 적어두었다. 


김초엽의 소설을 단숨에 읽어버린 뒤 다시 찾아본 ‘학문명 백과’에는 이렇게 역사적이고 시적으로 원예학을 설명한다.


“horticulture(원예)란 그 어원이 그리스 도시의 성벽 안쪽을 Horti, 바깥쪽을 Agri라고 부른 데서 유래된 것으로, 성벽 안쪽의 토지에서 작물을 집약적으로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한자는 뜻을 표기하는 표의문자 중에서도 모양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이다. ‘園藝’도 문자적으로 園(동산 ‘원’)은 울타리로 밭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에 ‘뜰·밭·담·울타리’를 의미하여, 울타리로 에워싼 과수원이나 채소원을 뜻한다.”


그러니까 원예는 경험적이고 필연적으로 울타리를 상정한다. 외부 침입으로부터, 병해충으로부터,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고 가꾸는 작업. 공동체를 굶주리지 않게 하고 때로는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게 하는 예술에 가까운 노동이 원예다.






김초엽의 장편 ‘지구 끝의 온실’은 무엇이든 순식간에 죽게 만드는 ‘더스트’가 지구에 내려앉은 2058년과 그로부터 약 70년 뒤인 2129년, 더스트를 없애고 재건에 성공한 지구를 오간다. 원예가 원래 갖고 있는 이미지처럼 인간들은 자가증식하는 독성 먼지 ‘더스트’를 피하기 위해 거대한 돔 안으로 숨어든다. 일부는 내성을 갖고 돔 밖에서 공동체를 꾸리기도 하지만 하나같이 오래 가지는 못한다.


“모두 돔 시티 안에서는 답을 찾지 못해서, 돔 시티 밖에서 대안을 꿈꾸는 거야. 하지만 그게 뭐가 됐든 결국 무너져. 돔 밖에는 대안이 없지. 그렇다고 돔 안에는 대안이 있을까? 그것도 아니야. 나오미 네 말대로 돔 안은 더 끔찍해. 다들 살겠다고 돔을 봉쇄하고, 한줌 자원을 놓고 다른 사람들을 학살하지. 그럼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원예학자 아버지에게 김초엽이 배운 것은 식물만은 아니다. 결국 인류를 구원하는 것은 사랑이다. 주로는 여성들 사이의 연대와 협력을 밀도 있게 그리지만 사이보그와 인간 사이에서까지 어떤 공감과 떨림을 찾아낸다. 설령 감정의 떨림이 조작이라 해도, 표정조차 자연스럽게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이보그라 해도, 결국 그것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김초엽의 SF는 디스토피아적이면서도 유토피아로 돌아온다. 피가 튀고 살점이 엉기고 연기가 피어오르다가도 결국은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힌다.


Written By KI






2위. 작별하지 않는다(한강 지음,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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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노마드 랜드(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재인 옮김,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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