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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라이트리 Oct 05. 2024

멕시코의 딥테크 육성사

딥테크네이션: 글로벌 첨단기술 발전사 (16편)

멕시코의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형성되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전통적인 제조업과 에너지 산업에 의존해 온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발전해왔습니다. 멕시코는 오랫동안 미국과의 밀접한 경제 관계 속에서 자동차, 전자, 석유 및 가스와 같은 전통적인 산업에 집중해 왔으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경제의 다변화와 기술 중심의 경제 성장을 위해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재생에너지, 그리고 스마트 농업과 같은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멕시코는 지금도 자원과 전통 산업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정부와 민간 부문의 협력, 글로벌 벤처 캐피탈(VC)의 투자 확대, 그리고 혁신 허브 구축을 통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육성하며, 중남미의 딥테크 혁신 중심지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950-1990년대: 전통 산업 중심의 경제 구조와 기초 과학 연구


멕시코의 딥테크 산업의 기초는 20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전통 산업의 발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950년대 이후, 멕시코는 미국과의 긴밀한 경제 협력과 중남미에서의 전략적 위치를 바탕으로 자동차, 전자, 광업, 석유 및 가스와 같은 제조업과 에너지 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산업 발전은 멕시코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으나, 기술 혁신보다는 주로 대규모 생산과 자원 중심의 경제 구조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멕시코 기술 혁신은 주로 제조업과 에너지 부문의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두었고, 독립적인 기술 창업 생태계는 거의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 멕시코는 또한 기초 과학 연구와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36년에 설립된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교(Universidad Nacional Autónoma de México, UNAM)는 물리학, 생명과학, 화학, 그리고 공학 분야에서 중남미 최고의 학문적 성과를 이루며, 멕시코의 과학기술 연구를 이끌어왔습니다. 1970년대에 설립된 멕시코 국립 과학 기술 연구소(CINVESTAV)는 첨단 연구와 교육을 통해 멕시코의 과학기술 기반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의 과학기술 연구는 대부분 학문적 성과에 그쳤고, 상업화와 기술 창업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 NAFTA와 경제 구조의 변화


1990년대는 멕시코 경제와 기술 생태계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1994년, 멕시코는 미국과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가입하여, 경제 구조와 산업 정책에 있어서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NAFTA는 멕시코의 제조업과 무역 부문에 있어 막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멕시코를 글로벌 제조업 허브로 변모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멕시코는 다국적 기업들의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자동차, 전자, 가전, 그리고 화학 산업에서 빠른 성장을 이루었으나, 이러한 산업 성장의 기반은 대부분 해외 투자와 다국적 기업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NAFTA의 도입은 멕시코 경제를 글로벌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만들었지만, 기술 상업화와 독립적인 혁신 생태계의 발전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첨단 기술 연구와 창업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멕시코 정부는 국가 혁신 전략(Programa de Innovación Nacional)을 발표하고,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기 위한 법적 및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 전략은 기초 연구의 상업화와 기술 창업을 촉진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멕시코의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분야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까지도 멕시코의 기술 창업 생태계는 제한적이었고, 주로 기초 과학 연구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딥테크 분야의 성장은 더디게 진행되었습니다.


2010년대: 첨단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의 형성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멕시코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여러 요인이 결합된 결과로, 멕시코 정부의 강력한 기술 혁신 장려 정책, 민간 부문의 벤처 캐피탈(VC) 투자의 확대, 그리고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시기 멕시코의 주요 도시들(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몬테레이 등)은 기술 창업의 중심지로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특히 과달라하라는 멕시코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다양한 기술 클러스터와 인큐베이터가 설립되었습니다.


과달라하라는 전통적으로 전자 제조업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었지만, 2010년대 들어 많은 기술 스타트업들이 이곳에 설립되면서, 혁신 허브로 성장했습니다. 이 시기에 등장한 대표적인 딥테크 스타트업으로는 Unima와 Kueski가 있습니다. Unima는 2013년에 설립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으로, 저비용의 신속 진단 기술을 개발하여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질병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했습니다. Unima의 기술은 전통적인 바이오테크 연구 성과를 상업화한 성공 사례로, 이후 멕시코의 다른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Kueski는 AI 기반의 대출 및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멕시코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Kueski는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결합하여, 저비용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고, 멕시코 핀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2020년대: 글로벌 시장 진출과 첨단 기술 분야의 확장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멕시코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AI, 바이오테크, 스마트 농업, 재생에너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기술(Sustainability) 분야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등장하여 멕시코의 기술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멕시코 정부는 2020 국가 혁신 전략(Programa Nacional de Innovación 2020)을 발표하여, 기술 창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상업화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였습니다.


AI 분야에서는 Sinaptiq과 Neuralia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Sinaptiq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과 스마트 시티 솔루션을 개발하여, 멕시코의 모빌리티 혁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Neuralia는 자연어 처리(NLP)와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개발하여, 다양한 산업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글로벌 AI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는 Yolia Health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Yolia Health는 2014년에 설립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으로, 안과 질환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여, 글로벌 의료 기술 시장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안구 건조증 및 시력 교정 기술에서 독창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멕시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재생 에너지와 환경 기술 분야에서도 멕시코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Bright는 재생 에너지 분야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태양광 발전 솔루션을 개발하여, 멕시코의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Bright는 저비용의 태양광 설치 및 유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여, 가정과 기업이 재생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멕시코와 중남미 전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치면서: 딥테크 혁신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한 노력


멕시코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초기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AI, 바이오테크, 재생 에너지, 스마트 농업, 그리고 환경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 글로벌 벤처캐피탈의 투자, 그리고 학계와의 협력은 멕시코가 앞으로도 중남미 내에서 기술 혁신의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향후 멕시코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지속 가능한 기술 혁신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멕시코는 지속 가능한 농업, 에너지 전환, 그리고 의료 기술에서 독창적인 기술적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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