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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라이트리 Oct 05. 2024

스페인의 딥테크 육성사

딥테크네이션: 글로벌 첨단기술 발전사 (19편)

스페인의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 생태계는 오랜 과학 연구 전통과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재생 에너지, 스마트 농업, 그리고 신소재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전통적으로 농업, 관광, 건축, 자동차 산업에 주력해 왔지만, 21세기 들어 경제 다각화와 기술 혁신을 국가 전략으로 삼으며, 새로운 기술 기반의 경제로 전환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해왔습니다. 오늘날 스페인은 강력한 R&D 역량, 다양한 혁신 허브, 정부의 기술 혁신 지원 정책, 그리고 민간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바탕으로 유럽의 주요 기술 혁신 허브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과학 연구와 기술 상업화의 결합을 통해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1950-1980년대: 과학 연구와 산업 개발의 기초 확립


스페인의 딥테크 역사의 기초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걸쳐 이루어진 전통 산업과 기초 과학 연구에서 형성되었습니다. 1950년대 이후 스페인은 국가 차원의 경제 개발 계획을 추진하며 제조업, 건축, 자동차 산업, 그리고 농업에서 주요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 시기 스페인은 섬유 산업과 자동차 제조업의 중심지로 성장했으며, 특히 자동차 제조업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세아트(SEAT)는 1950년에 설립되어 스페인의 자동차 산업을 주도했으며,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스페인은 1960년대에 고등과학연구소(CSIC, Consejo Superior de Investigaciones Científicas)와 같은 연구기관을 설립하여 기초 과학 연구를 장려하고, 과학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CSIC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그리고 농업과학에서 연구를 수행하며 스페인이 기초 과학 연구에서 독창적인 연구 성과를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 스페인의 기술 혁신은 주로 학문적 연구에 집중되었으며, 상업화와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독립적인 기술 창업 생태계는 형성되지 못했습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스페인의 경제 구조와 산업 정책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1975년 프랑코 정권의 몰락 이후 스페인은 민주화와 경제 개혁을 통해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글로벌 경제에 통합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은 전통적인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자동차, 기계 제조, 항공우주, 그리고 정보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학기술 연구와 산업 혁신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습니다.


1990년대: EU 가입과 경제 구조의 변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페인은 유럽연합(EU) 가입과 함께 경제 구조와 산업 전략을 재정비하게 됩니다. 1986년, 스페인은 EU에 가입하여 유럽 경제와 과학기술 혁신의 흐름에 편입되었으며, 이를 통해 R&D와 혁신 생태계 발전에 있어 유럽의 기술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 스페인은 유럽연합의 다양한 기술 혁신 프로젝트와 협력하며, 기초 과학 연구와 첨단 기술 개발에서 중요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특히, EU의 프레임워크 프로그램(Framework Programme)을 통해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받으며, 스페인은 AI, 바이오테크, 나노기술, 그리고 신소재 연구에서 독창적인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까지도 스페인의 기술 창업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습니다. 당시 스페인의 경제는 여전히 관광, 건축, 그리고 전통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기술 상업화와 첨단 기술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과 자본 환경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1997년, 스페인 정부는 국가 연구개발 혁신 전략(Spanish National Innovation Strategy)을 발표하고,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 전략은 과학기술 연구와 기술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이후 스페인의 기초 과학 연구 성과가 상업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2000년대: 초기 기술 창업 생태계의 형성


2000년대 초반, 스페인의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는 점차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스페인 정부의 강력한 기술 혁신 장려 정책, 유럽연합의 R&D 투자, 그리고 민간 부문의 벤처캐피탈 투자 증가가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2004년, 스페인 정부는 ‘비전 2020’(Vision 2020)이라는 국가 전략을 발표하여, 과학기술 연구와 첨단 기술 창업을 국가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R&D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였습니다. 이 전략은 기술 창업을 위한 자금 지원, 연구 성과의 상업화 촉진, 그리고 창업 인프라 구축을 주요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 시기, 스페인의 주요 도시들(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세비야 등)은 기술 창업의 중심지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 디지털 파크(Barcelona Digital Park)와 같은 기술 혁신 허브를 설립하여, AI, 데이터 분석, 그리고 디지털 기술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8년에 설립된 Scytl이 있습니다. Scytl은 전자 투표 시스템을 개발하여 글로벌 선거 기술 시장에서 주목받았으며, 이후 스페인의 기술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잡았습니다.


또한, 이 시기 스페인에서는 바이오테크와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에 설립된 Oryzon Genomics는 유전자 기반의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으로, 맞춤형 의약품 개발에서 독창적인 기술적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Oryzon Genomics의 성공은 스페인의 바이오테크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다양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대: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의 본격적인 성장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페인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시기 스페인은 AI, 재생 에너지, 로보틱스, 스마트 농업, 그리고 신소재와 같은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스타트업들이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스페인 정부는 2013년에 ‘호라이즌 2020(Horizon 2020)’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기술 창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유럽 내 기술 혁신 프로젝트와의 협력을 확대했습니다.


AI 분야에서는 Sherpa.ai와 Sngular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등장하여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Sherpa.ai는 AI 기반의 예측 분석과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다양한 산업에서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스페인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Sngular는 AI와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하여, 스페인의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고 있으며, 유럽 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는 Atrys Health와 Sanifit이 대표적입니다. Atrys Health는 2007년에 설립되어, 정밀 의료와 암 진단 기술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이루었으며, 스페인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Sanifit은 신장 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여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맞춤형 의약품 개발에서 독창적인 기술적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스페인은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많은 혁신을 이루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Acciona Energy와 Iberdrola가 있습니다. 이들 회사는 태양광, 풍력, 그리고 수력 발전소를 운영하며, 스페인이 유럽 내에서 재생 에너지의 주요 생산국으로 자리잡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들은 또한 다양한 재생 에너지 스타트업들과 협력하여 기술 상업화를 촉진하고,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0년대: 글로벌 시장 도전과 첨단 기술 분야의 다변화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페인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AI, 바이오테크, 재생 에너지, 그리고 스마트 농업뿐만 아니라 양자컴퓨팅, 핀테크(FinTech), 그리고 기후 기술(Climate Tech)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AI와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는 BigML과 Sherpa.ai가 대표적입니다. BigML은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개발하여, 비즈니스 데이터에서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글로벌 AI 솔루션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재생 에너지와 지속 가능한 기술에서도 스페인은 중요한 성과를 이루고 있습니다. Holaluz는 2010년에 설립된 재생 에너지 스타트업으로, AI 기반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에게 최적의 에너지 사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마치면서: 유럽 내 주요 딥테크 허브로 성장하는 스페인


스페인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초기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AI, 바이오테크, 재생 에너지, 스마트 농업, 그리고 신소재와 같은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 민간 부문의 활발한 벤처캐피탈 투자, 그리고 유럽연합의 기술 지원 프로그램은 스페인이 앞으로도 유럽 내 주요 딥테크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향후 스페인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지속 가능한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 스페인은 기술 상업화와 글로벌 혁신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유럽 내에서 새로운 첨단 기술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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