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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라이트리 Oct 05. 2024

한국의 딥테크 육성사

딥테크네이션: 글로벌 첨단기술 발전사 (18편)

한국의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 생태계는 전통적으로 제조업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빠르게 발전해 왔습니다. 오랫동안 한국은 반도체, 전자기기, 자동차, 그리고 조선업과 같은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왔으나, 최근 몇 년 동안 4차 산업혁명과 기술 혁신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로보틱스, 재생에너지, 스마트 제조, 그리고 반도체 설계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딥테크 생태계는 강력한 R&D 역량,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 민간 부문의 투자, 그리고 대학 및 연구기관의 협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주요 기술 혁신 허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950-1990년대: 전통 제조업의 발전과 기초 과학 연구의 확립


한국의 딥테크 역사에서 초기 단계는 1950년대 이후 시작된 전통 제조업과 산업화 과정에서 기초가 다져졌습니다. 한국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경제 개발 5개년 계획과 정부 주도형 산업화 정책을 통해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이 시기 한국의 경제 성장은 주로 제조업, 중공업, 그리고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반도체, 전자기기, 자동차, 그리고 조선업과 같은 대규모 산업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특히, 삼성, LG, 현대, 그리고 SK와 같은 대기업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이 시기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 발전 사례로는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와 현대자동차(Hyundai Motor)가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여, 메모리 반도체와 전자기기 생산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1983년, 삼성은 16KB DRAM을 개발하며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이후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에서 글로벌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습니다. 현대자동차 역시 1976년에 한국 최초의 독자 개발 자동차인 포니(Pony)를 출시하며 자동차 제조에서의 자립을 이루었고, 이후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이 시기 한국은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 교육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같은 연구소와 대학을 설립하여 기초 과학 및 응용 기술 연구를 촉진했습니다. KIST는 1966년에 설립되어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 개발을 주도하며, 한국이 전자, 화학, 재료, 그리고 생명공학에서 기초 연구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또한, 1971년에 설립된 KAIST는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한국의 기술 혁신을 이끄는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성장하며, 이후 많은 딥테크 스타트업 인재들을 배출했습니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 경제 위기와 기술 상업화의 시도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은 경제적·정치적 전환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는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를 계기로 한국은 경제 구조와 산업 정책을 재정비하고, 기술 중심의 경제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특히, IMF 구제금융을 수용한 이후, 한국은 기존의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벤처기업과 기술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새로운 혁신 전략을 도입했습니다.


1998년, 한국 정부는 벤처 육성 전략(Venture Promotion Strategy)을 발표하여, 벤처기업과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규제 완화, 세제 혜택, 그리고 창업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이 시기 한국의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는 주로 IT, 소프트웨어, 그리고 반도체 설계와 같은 분야에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초기 단계의 벤처기업들이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안랩(AhnLab)과 게임빌(Gamevil)이 있습니다.


안랩은 1995년에 설립된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으로, 국내 최초의 컴퓨터 백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한국의 사이버 보안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안랩의 성공은 이후 많은 IT 및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의 IT 창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게임빌은 2000년에 설립되어,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여 글로벌 게임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후 한국 게임 산업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2000년대 초반에 한국 정부는 IT839 정책을 발표하여, IT 인프라와 기술 혁신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 정책은 8개의 신규 서비스, 3대 인프라, 그리고 9개의 성장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한국의 IT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은 광대역 인터넷 보급, 4G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이루었으며, 이는 이후 한국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2010년대: 첨단 기술 스타트업의 부상과 글로벌 진출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벤처 캐피탈(VC)의 투자 증가, 정부의 강력한 기술 혁신 장려 정책, 그리고 한국 내 혁신 허브와 기술 클러스터의 형성이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초기 단계의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하여 한국의 기술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시기 등장한 대표적인 딥테크 스타트업으로는 네이버의 네이버랩스(Naver Labs), 레인보우로보틱스(Rainbow Robotics), 매드업(MadUp), 그리고 바이오니아(Bioneer)가 있습니다. 네이버랩스는 2013년에 설립된 AI 연구소로, 자율주행, 로봇공학, 그리고 스마트 시티 기술에서 독창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AI 연구와 로봇 기술 혁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KAIST 출신 연구자들이 2011년에 설립한 로보틱스 스타트업으로, 인간형 로봇과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여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특히, 2016년 휴보(Hubo)라는 인간형 로봇을 개발하여, 미국 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우승한 바 있으며, 이후 로봇공학과 자율주행 기술에서 중요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바이오니아(Bioneer)는 1992년에 설립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으로, 분자 진단 기술과 유전자 편집 기술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이 회사는 한국 바이오테크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의 바이오테크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대: 첨단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더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혁신을 이루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AI, 바이오테크, 로보틱스, 양자컴퓨팅, 스마트 제조, 그리고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많은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등장하여 한국의 기술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디지털 뉴딜(Digital New Deal)과 그린 뉴딜(Green New Deal) 전략을 발표하여, 디지털 기술을 국가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첨단 기술의 상업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향후 한국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지속 가능한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 AI와 로보틱스, 바이오테크와 같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의 딥테크 생태계는 앞으로도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성장하고,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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