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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라이트리 Oct 05. 2024

인도네시아의 딥테크 육성사

딥테크네이션: 글로벌 첨단기술 발전사 (20편)

인도네시아의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형성되었으며, 21세기 들어 제조업, 농업, 그리고 자원 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국가적 노력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경제는 자원 개발, 농업, 관광업, 그리고 전통적인 제조업에 의존해왔지만,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스마트 농업, 재생 에너지, 그리고 핀테크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급격히 증가하며 기술 기반의 경제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스타트업 허브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 민간 벤처캐피탈의 투자, 그리고 젊은 창업가들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1950-1990년대: 농업, 자원 개발 중심의 경제와 과학기술의 기초 확립


인도네시아의 경제 발전은 1950년대 이후 주로 농업, 자원 개발, 그리고 제조업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자원(석탄, 석유, 천연가스, 광물 등)과 비옥한 농업 기반을 바탕으로 경제를 성장시켜왔으며, 이는 국가 경제의 주요 동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시기 인도네시아의 경제는 주로 자원 채굴, 농업, 그리고 대규모 농업 기반 제조업에 집중되었으며, 석유와 천연가스의 수출은 국가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산업 구조는 경제 성장에는 기여했으나, 첨단 기술 개발과 혁신 생태계의 형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인도네시아는 기초 과학 연구와 기술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1956년에 설립된 인도네시아 과학연구소(LIPI, Lembaga Ilmu Pengetahuan Indonesia)는 인도네시아의 과학 연구와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국가 연구 기관으로,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그리고 농업 과학에서 중요한 연구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LIPI는 특히 농업 기술과 생명과학 연구에 집중하여 인도네시아의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고, 기후 변화와 열대성 질병에 대한 연구에서도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 인도네시아의 기술 혁신은 주로 학문적 연구에 머물렀고, 상업화와 기술 창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고, 농업 및 자원 산업에서 벗어나 제조업과 기술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경제 개발 계획을 도입했습니다. 1984년에 도입된 '외국인 투자 장려 정책'은 외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제조업과 전자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기술 상업화와 첨단 기술 창업은 미미했고, 대부분의 경제 활동은 자원 개발과 전통적인 제조업에 집중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초기 기술 창업 생태계의 형성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인도네시아의 경제는 본격적인 산업 구조 재편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 인도네시아는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인터넷 보급이 급격하게 확대되었으며, 이는 초기 기술 창업 생태계의 형성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전략을 발표하고,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기술 창업 장려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인도네시아 내의 IT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시기 대표적인 기술 창업 사례로는 Tokopedia와 Bukalapak이 있습니다. Tokopedia는 2009년에 설립된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으로, 인도네시아 최초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개발하여, 전통적인 유통 구조를 디지털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Bukalapak 역시 2010년에 설립되어, 중소기업들이 온라인 상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을 제공하였으며, 이는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경제가 성장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들 회사의 성공은 인도네시아 내의 IT 및 디지털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다양한 기술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까지도 인도네시아의 기술 혁신은 주로 전자상거래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첨단 기술 개발과 딥테크 분야로의 확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당시의 기술 창업 생태계는 주로 IT 서비스와 인터넷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독립적인 딥테크 스타트업이 등장하기에는 기술 상업화와 자본 조달 환경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2010년대: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의 초기 형성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도네시아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벤처 캐피탈(VC)의 투자 증가, 정부의 강력한 기술 혁신 장려 정책, 그리고 민간 부문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들이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도시들(자카르타, 반둥, 수라바야 등)은 기술 창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특히 자카르타는 동남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다양한 기술 클러스터와 혁신 허브가 설립되었습니다.


이 시기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5 인도네시아 4.0'이라는 국가 전략을 발표하고, 첨단 기술 개발을 통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새로운 기술 기반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 전략은 AI, 로보틱스, 신소재, 바이오테크, 그리고 재생 에너지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혁신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대표적인 딥테크 스타트업으로는 eFishery와 Nodeflux가 있습니다. eFishery는 2013년에 설립된 스마트 농업 스타트업으로, IoT 기반의 스마트 어류 양식 기술을 개발하여, 어류 사료의 사용을 최적화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Fishery의 성공은 인도네시아의 농업과 수산업이 첨단 기술을 도입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이후 다양한 스마트 농업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Nodeflux는 2016년에 설립된 AI 스타트업으로, 컴퓨터 비전 및 AI 기반의 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하여, 스마트 시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Nodeflux는 AI 기반의 영상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교통 모니터링, 보안, 그리고 스마트 인프라 관리를 지원하며, 인도네시아의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Nodeflux의 성공은 인도네시아 AI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2020년대: 첨단 기술 분야의 다변화와 글로벌 시장 도전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도네시아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더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바이오테크, 스마트 농업, 재생 에너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기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디지털 경제 2030 전략을 발표하여, 디지털 기술과 첨단 기술을 국가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혁신 생태계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농업 분야에서는 Habibi Garden과 Crowde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Habibi Garden은 IoT와 AI 기술을 결합하여 농작물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 농업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Crowde는 농부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핀테크 플랫폼을 개발하여, 농업 부문에서 금융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는 Biotis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Biotis는 2017년에 설립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으로, 정밀 의약품과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바이오테크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치면서: 첨단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


인도네시아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초기 성장기를 지나,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 민간 부문의 활발한 벤처캐피탈 투자, 그리고 학계와의 협력은 인도네시아가 앞으로도 동남아시아의 기술 혁신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향후 인도네시아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인도네시아는 농업, 재생 에너지, 바이오테크와 같은 분야에서 독창적인 기술적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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