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역사 산책 (9편)
고대 세계 최고의 학문과 지식의 중심지였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고대 이집트와 헬레니즘 세계를 잇는 다리였습니다. 이 위대한 도서관의 갑작스러운 소실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로 기록되었습니다.
도서관의 설립과 배경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기원전 3세기경, 알렉산더 대왕의 후계자 프톨레마이오스 1세와 그의 아들 2세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알렉산드리아는 지중해와 나일강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였으며, 도서관은 세계의 모든 지식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이를 통해 알렉산드리아를 헬레니즘 세계의 학문 중심지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도서관은 알렉산드리아 왕실 구역에 위치했으며, 현대의 대학과 같은 역할을 한 무세이온도 함께 설립되어 학자들의 연구와 강의,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황금기의 도서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빠르게 성장하여 세계 최대의 지식 저장소가 되었습니다. 약 40만에서 70만 권의 파피루스 문서를 보관했으며, 이는 철학, 과학, 역사, 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적극적인 수집 정책을 펼쳤습니다. 외국 서적은 복사본을 만들어 원본을 보관했고, 항구를 지나는 배에서 발견된 문서도 복사 후 반환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도서관은 단순한 보관소를 넘어 학문 연구의 중심지였으며, 에라토스테네스와 같은 학자들이 지구 둘레 계산 등 혁신적인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비극적 소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정확한 소실 시기와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기원전 48년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알렉산드리아 점령 과정에서 일부가 소실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이교적 지식의 상징으로 여겨져 폐쇄되었을 수 있습니다. 7세기 이슬람군의 도서관 파괴설도 있으나, 이는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현대까지 이어지는 유산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소실되었으나, 그 정신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인류의 지식 보존과 전파 노력을 상징하며, 현대 도서관과 연구소에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2002년에는 이집트 정부와 유네스코가 도서관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비블리오테카 알렉산드리나를 설립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단순한 책의 보관소가 아닌, 고대 문명이 인류에게 남긴 위대한 유산이었습니다. 그 소실은 인류 지식과 문화의 큰 손실이었지만, 동시에 지식의 보존과 공유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훈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