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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디 Jan 21. 2020

100일 아기와 첫 해외여행

일본 후쿠오카

소중한 아기가 탄생하고 100일이 지날 무렵

'드디어 때가 되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내 안에서 꿈틀대던 여행 본능을 다시금, 나의

분신과 함께 할 수 있겠다는 그 느낌


여행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내가 임신기간 중에는 전치태반으로 마카오 1회, 홍콩 1회 겨우 여행을 다녀왔고 출산 후에는 스스로 자중하고 있었으니


마치 아기가 100일 동안 잘 커준 것에 대한 감사와 보답으로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 함께! 여행이라는 선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늘 그렇듯 남편의 완벽한 지지도 함께!)


이렇게 어린 아기와 여행 가는 이도 있을까 하는 초보 엄마의 노파심에 인터넷에 검색도 해보았는데 역시나 나 말고도 많은 경험담이 있었을뿐더러, 생후 50일 이후부터 부모님께 오고 가느라, 제주여행을 가느라 비행기는 자주 타 본 아기였기에 큰 걱정은 되지 않았다.

다만, 해외는 처음이니 조금 더 신경 써서 챙기기!


그리고 너무 힘들지 않도록 짧은 비행노선부터 도전해보자 하여 선택하게 된 곳이 일본, 후쿠오카

(벌써 9개월 정도 전의 이야기니 그 당시에는 no japan 전이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아기는 생각보다 잘 따라와 주었다. 비행기에서도 내내 품 안에 안겨 잠을 잤고, 그 덕에 승무원분들에게 순한 아기라고 칭찬도 들었다.

사실 이 맘 때쯤부터는 아기를 데리고 나갈 때 늘 긴장상태였다. 제주를 비롯해 곳곳에 '노 키즈존'이라는  나에게는 무서운 단어가 있었고 대중교통을 타면 아무렇지 않게 아기에 대해 '라테는 말이야'라며 말 거는 어르신들도 있었다. 그런 피로감은 몇 번의 해외여행을 통해 우리나라가 어쩜 굉장히 약자인 아기에게 관대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게 했다.


오히려 낯선 공간, 낯선 이방인들이 더 프랜들리하고 "I'm sorry"라고 내뱉는 내게 "that's okay"를 해주는 경우라니.

그래서 되려 마음이 편해지기까지 했다.

백일경의 아가는 잘 자고 잘 먹고 잘 따라와 주어서 중간중간 쇼핑도, 맛집 탐방도 했고 중간중간 호텔에 들어와 쉬어 주었다. 밤에는 일본 특유의 이자카야는 들르지 못했지만 야식 잔뜩 사놓고 밖을 보며 한잔씩 하는 여유도 부리고 말이다.


이렇게 조금은 긴장했던 첫 해외여행은 의외로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20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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