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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오늘 May 18. 2022

너이기에 나의 지금은 화양연화

나와 너, 우리 안에 사랑과 설렘 열 달

너의 움직임은 꽃송이처럼 피어난다

내 마음속 너의 고운 숨결, 매일 태어날 날만 기다리며

그 마음을 하늘과 별에 옮기어 심는다

내 가슴에 화안히 안기는 그날, 오길 기다리며

                                                                                               <임신 28주 차에 쓴 시>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이 생겼다.


임신 전에 미리 만들어둔 태명(조약돌)을 태아에게 선물했다. 남편의 성과 결합한 태명이었는데, 하는 일이 매끄럽게 다 잘 되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단단하고 건강한 인생을 살라는 의미가 담겼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아이가 세상으로 오기 전에 어떤 태명을 지어야 할지, 태아와 어떤 대화를 하고 시간을 보내며,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즐거운 상상과 함께 아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첫 초음파로 아이를 만난 순간, 쿵쾅 뛰는 심장소리를 들으며 울컥하고 눈물이 났다. 너무나도 경이로웠고 감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는 손과 발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뼈가 생기고 장기가 만들어졌다. 뱃속에서 있을 때부터 한 사람의 인간임을 이해했다.


뱃속에 있는 아이와 밀접한 마음의 유대를 갖고 모든 시간을 밀도 있게 갖고 싶었다. 나의 태교 생활은 다채로움을 추구했다. 일상 속에서 나와 태아가 즐겁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태아는 천재다> 책을 활용했다.


시시각각 신체적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마음도 자라고 있기에 평온한 기분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 중요했다. 10개월 긴 태교 생활 동안 가장 노력했던 것은 마음의 안정이었다. 두려움, 분노, 초조함은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불안, 공포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동요를 불러주고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소리와 함께 이미지로 표현하고 내가 느낀 것을 오감을 사용해서 아이에게 전해주었다. 하루의 생활, 알파벳, 수를 세는 , 덧셈과 뺄셈, 생활 주변에 있는 (계절의 변화, 동물, 가족 ) 대해 알려주었다.  눈에 비치는 다양한 세상을 아이에게 주고 싶어서 사소하거나 흔한 일이라도 있는 그대로 묘사해서 이야기해주었다. 남편은 태아에게 하루의 일과 자신의 관심사를 이야기해주고 책을 읽어주었다.


하루가 짧을 정도로 태교를 하면서 충만하고 즐거웠다. 하지만 막달이 될수록 몸이 힘들어져서 기존 태교를 멈췄다. 대신 태아와 함께 시를 읽었다. 훗날 아이가 컸을 때 작은 선물을 해주고 싶었기에 인상 깊었던 구절을 사용해서 아이에게 전하는 짧은 시도 썼다. 시를 쓸 때마다 곧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며 만나고 싶었다. 완전한 엄마 그 자체로 내가 따뜻해지는 순간들이었다.


'나와 너, 우리 안에 사랑과 설렘 열 달'.  


감사하게도 온전히 태아와 함께 보낼  있어서 행복했고 귀중한 경험이었다. 태교는 세상 무엇보다 바꿀  없는 모의 사랑이자, 고유한 아이와 함께 하는 발걸음이었다.


모든 나날들에 아이를 향한 달콤한 기쁨과 사랑이 있어서 나의 지금은 화양연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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