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롬콤 Jun 17. 2024

우리의 열 번째 여름 - 우리가, 집에 돌아왔구나.

booker 시리즈 제 4화


아직은 완연한 봄인데도 낮에는 이러다 여름 또 금방 오겠네, 싶게 더워지기도 한다.



봄과 여름의 사이에서, 그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로맨스 소설을 소개하고 싶다.

첫 장부터 여름비의 후덥지근한 느낌이 잘 느껴진다.


인생에 단 한 번뿐이라고 여겨질 만한 무조건적인 우정, 소울메이트를 찾았는데 그 사람과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친구에게 느끼는 사랑 → 연인과의 이별 → 친구마저 잃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랑해도 거리를 유지한다, 는 루트는 많이 보았는데 이 소설은 그중에서도 전개 방식이 독특해서 좋았다.


5년 전 여름의 프롤로그에서부터 시작해

'올해 여름'의 사건들과 '12년 전부터 1년씩 거슬러 올라와 2년 전 여름'이 될 때까지

번갈아 시점이 변경되며 진행된다.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있다는 걸 아는데도, 그 결말까지 다다르기까지의 여러 장애물과 소용돌이치는 감정, 어긋나는 타이밍들이 나를 애타게 만들어서 중간에 한 번 멈췄다 읽었다.

(그냥 키갈해...! 아 일단 하고보라고...! 이러면서 읽게 된다)







우리가, 집에 돌아왔구나.

넌 말이야. 

작은 싸움꾼이라고?

내 집이야.


수년간 시들 줄 모르던 사랑, 때때로 찾아온 질투,

놓쳐버린 기회, 잘못된 타이밍, 다른 사람과의 연애,

계속 쌓여가던 성적 긴장감, 싸움, 그리고 뒤이은 침묵...

그러다가 알렉스 없이 살게 된 고통을 알아버린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물었고, 이상하게 대답이 저절로 나오더라고.

가끔 난 널 만나기 전까지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네가 나를 발명해주기 전까지는.






함께 있을 때 나의 장난스러운 진짜 모습이 자연스럽게 퐁퐁 튀어나오고,

꾸며내거나 정돈되지 않은 말이라도 서로 받아치면서 사랑스럽게 투닥거릴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아무리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가족 앞에서의 나처럼 꾸밈없는 모습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을 것이다.

언니 앞에서 요상한 장난을 치면서 춤을 추는 게 내가 사랑하는 나의 모습인데,

누군가의 앞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도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내'가 누군가의 앞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될 때,

그 사람이 진짜 나와 함께 할 사람이 아닐까?




여름과 잘 어울리는 휴가지들이 배경으로 나와서 여행 소설로도 좋을 것 같다.

아직 국내에서 유명한 작가는 아닌지, 옮겨진 소설은 이거 하나 뿐이다 :(


에밀리 헨리의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Book Lovers)> 읽어보고 싶은데

누가 어서 번역해서 출판해주세요...






요 영화 좋아해서 두세 번 봤었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많이 생각났다.

러브 로지는 여주가 아가도 낳고.. 남주도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고..하는 엇갈리는 상황들이 너무 화딱지나고 억지로 둘 데려다가 얘기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우리의 열 번째 여름>은 그보다는 라이트한 느낌이라 답답한 느낌이 덜해서 좋았다.



다시 봐도 릴리 콜린스 미모가 미쳤네요..

샘 클라플린도 좋아하는 남배우 중 하난데, 여러 여배우들과의 합이 좋은 듯해요.

둘이 이 소설 원작으로 영화 다시 한번 찍어줘요!!


작가의 이전글 리빙스턴 씨의 달빛서점 - 행복과 자유와 용기를 위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