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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균 여행기자 Feb 12. 2019

몰라도 괜찮아

북부 이스라엘 #1 - 십자군의 역사를 간직한 아코(Akko)

하이파에서 아꼬로 떠나는 배

이스라엘과 종교의 역사에 대해 배움이 짧아 아코 여행기를 통해 지적 욕구는 채울 수 없다. 그렇지만 파란 하늘, 옥빛 바다, 그리고 누르스름한 이스라엘 특유의 건물 등이 어울려 뿜어내는 아꼬의 매력은 여행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보통 아꼬 여행은 하이파에서 시작하는데, 아꼬로의 이동은 배를 추천한다. 차를 타고 육로로 갈 수도 있지만 배에서 보는 하이파의 풍경과 아꼬에 도착할 때 느끼는 희열은 육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마치 신대륙에 도착한 것 같은 기분이다. 또 이스라엘 사람들과 뒤섞여 오기 때문에 그들과 좀 더 친밀해진 인상도 받는다. 



하이파를 떠나 아꼬에 도착한다. 게임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게임 속에 들어온 것 같은 풍경. 할아버지들이 NPC로 보일 지경. 곳곳에 무심하게 놓인 소품들이 아꼬의 감성을 더한다.


항구에서 본격적인 아꼬 여행을 시작한다. 아꼬는 이스라엘 사람들도 쉼을 위해 찾아오는 휴양 여행지다. 아코에서는 통통 튀는 보트 타기 등 해양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물론 연인도 많다.....

아꼬의 초입에서 만난 시장(HaShuk, 하슈크)에서는 동서양 만물이 즐비했고, 이스라엘의 식재료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다. 하슈크에는 후무스(병아리 콩을 갈아 페이스트로 만든 것, 인절미 맛이 나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맛집이 있어 점심을 해결해도 좋다.  

이스라엘의 가정식의 모습이다. 한 사람 당 9,000원 정도 하면 후무스, 팔라펠, 올리브, 샐러드, 피타(빵)를 한 상 채려준다. 이스라엘은 채소를 많이 써 식탁의 색감이 화려하다.

나이트 홀에서 종종 공연이 열린다

십자군의 도시 아코에서는 오랜 시간을 견뎌 온 고대 돌벽으로 둘러싸인 역사 유적지를 빠트릴 수가 없다. 3차 십자군 시기에 리처드왕이 세운 요새의 나이트 홀(Knight’s Halls), 십자군들의 이동 통로로 사용된 템플러 터널(Templar Tunnel) 등이 있는데 나이트 홀은 옛 십자군 지하 도시의 자취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천천히 거닐며 치열했던 중세 시대의 삶을 상상해 보는 재미가 있다. 

실제로 이곳은 십자군들이 생활하며 하나의 마을로서 기능을 했다. 그러한 사실을 토대로 나이트홀에는 상점가가 운영되고 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나이트홀을 나와 아코의 골목길을 탐방했다. 노란 아코에 알록달록 색채를 더해준 과일 가판대.

골목에는 역시 아이들이 잘 어울린다. 골목 풍경을 아이들이 채워주니 옛 생각도 나고 아코가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십자군들의 이동통로로 사용된 템플러 터널. 층고가 낮아 고개를 숙이고 가야 한다. 왠지 모르게 긴박함이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도 남다르다. 

아코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도시지만 역사를 몰라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게임같은 도시다. 

이스라엘에 왔다면 하이파와 연계해 아코도 꼭 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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