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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ry Choo Jun 20. 2021

자녀 안심 서비스

학원의 실체

처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토론토에 있을 때였다. 30살이 넘어서 캐나다에 살고 싶어서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고, 그 당시 캐나다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Working permit을 가지고 1년간 근무하면 거의 대부분 영주권이 나오던 시기여서 나도 열심히 대학교를 준비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 당시 주변에 한국에서 별 준비 없이 캐나다로 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튜터를 하였다. 영어 문법을 비롯해서 영어 회화, Writing. 토론토 소재 대학교, 칼리지 입학시험을 분석해서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나 역시도  영어 공부에 흠뻑 빠져 있던 때라 열심히 자료를 수집하고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영어 실력도 덩달아 올랐다. 

지나고 보면 나의 영어 실력은 학생으로서가 아니라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하면서가 아닐까 한다. 



그렇게 나는 토론토에서 취업을 하게 되었고,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영어 실력이 참 많이 향상되었던 것 같다. 영어 리포트를 쓰기 위해서 몇 년 치 영문 보고서를 카피해 와서 문장을 분석하고, 다음 날 클라이언트와 미팅이 있으면 예상 질문지를 작성하고 답변 내용도 영작해보면서 영어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 



캐나다 영주권이 나왔으면 모르는데 결국 영주권은 나오지 않았고, 다른 신변상의 변화도 있어서 나는 10년간의 캐나다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한국에 들어와서 그동안의 10여 년의 영어 투터 경력을 바탕으로 영어 강사 생활을 시작하였다. 

말로만 듣던 한국의 영어 학원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사교육이던 공교육이던 내가 성문 영어로 공부하던 시절과 한치의 발전이 없는 걸 보고 너무나 실망을 하면서 강사 생활을 하고 있다. 현실을 실망하는 거지 나 자신에 대해서 실망하는 것은 전혀 없다. 


첫 번째로, 가르치는 영어 문법 자체가 아직 성문 기본 영어에 머무르고 있다. 


근사한 책 표지에, 영어 책 제목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아직 성문류 책하고 똑같다. 현재 완료 가르치는 것, 가정법, 시제 표현 등등 성문 기초영어 내용하고 똑같다. to 부정사, 동명사 등등 설명 토시 하나 똑같다. 그래도 외국에서 학교를 다시 다니면서 영문법, 영어 수업을 들어봐서 나는 다행이다고 생각한다. 영어 유치원을 나오고 초등학교에 그렇게 열심히 원어민 하고 공부해도 한국에서는 고학년이 되면 소용이 없다. 그동안 배웠던 내용 다 무시하고 그냥 무식하게 한국식 영어, 솔직히는 일제가 만들어 놓은 영문법 용어 하나하나까지 다 암기하고 배워야 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강조한다. 영어 공부를 좀 하는 학생들에게는 영어식 사고로 영문법을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고, 공부가 많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한국 문법을 다르게 볼 수 있게 영어식 문법 체계를 설명하면서 영어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한다. 


두 번째로, 학원은 그냥 자녀 안심서비스이다. 


영어 학원 강사가 학생을 평가할 때 말하는 멘트는 거의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학원에서는 꼭 한 달에 한 번은 전화상담을 학부모하고 하라고 한다. 그 멘트를 학생의 지금 상태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을 할 수가 없다. 20:80이라고 하지 않는가. 10명이 한 반이면 2명 안 잘하고 8명은 그냥 학원을 다니는 것이다. 못하고 못 따라오는 학생에게 바로 무슨 공부가 필요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해 줄 수가 없다. 그럼 퇴원이 뻔하고, 더 많은 공부 기회를 학원 차원에서 해 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강사 한 명당 거의 60~70명 이상을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명 한 명 세밀한 터치도 불가능하다. 



원장의 방침이나 학원 프로그램 따라 움직여야지 내 나름대로의 강의 스킬을 보여주기도 힘든 구조이다. 부모님이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하면서 자녀가 여기 학원에 다니고 있으니 그저 안심하세요 라고 멘트만 남긴다. 학생 실력 하고는 관련이 없다. 강의를 하면 강사의 영어 실력만 오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나는 학원 수업에 그렇게 열정적으로 하지 않는다. 대신 나에게 개인적으로 영어 코칭을 1:1이나 그룹으로 받는 분들에게는 최선을 다한다. 그분들이 어떻게 해야 정말 영어 실력이 오르는지 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영어 강사는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영어 시험 스킬 전수자이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찌 되었던 그 스킬을 전수해서 돈을 벌면 되니깐. 문제는 그 스킬, 언어를 배우는  스킬인데, 알고 보니 참 많은 돈이 오가는 걸 보고 놀라울 뿐이다. 


결국 이러한 영어 사업의 사기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영어 공부도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적합한 공부법을 빨리 터득해서 모두 영어 공부 때문에 돈 안 쓰는 때가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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