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일 1식 다이어트
어머! 선생님! 살이 왜 이렇게 빠지셨어요?
마스크를 벗고 물을 마시는데 한 선생님이 나의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라 하면서 이야기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내 얼굴을 못 보다가 이렇게 살이 빠진 것을 몰랐다고 했다. 이런저런 다이어트 이야기를 나누고는 다음 수업시간에 맞추어서 각자 교실로 들어갔다.
밤 10시 학원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길이면 편의점에 들러서 무슨 라면을 먹을까? 음식 배달앱을 보면서 오늘 밤은 뭐 먹지? 고민하는 것이 퇴근 후 작은 삶의 낙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몸무게가 80kg가 되다 보니 왠지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겼다. 그리고 수업하다가 숨도 많이 차지는 것 같아서 추석 연휴 다음 날 바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처음에 BMI(체질량지수)를 계산해봤다. 170cm, 현재 체중 80kg 만 43세 당연히 "비만“으로 나왔다. 체중이 66kg가 되어야 정상인 걸 확인했다. 그럼 일단 목표 체중은 66kg!!
내가 60킬로 대는 중학교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일단 도전해 보기로 했다. 꼭 정상 체중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생각도 들었지만 얼마 전에 본 어느 유튜브에서 했던 멘트가 생각난다.
"슬림 탄탄" "최소한 체지방 20% 이하로 만드세요"
"남자들!! 일단 몸무게부터 BMI에 맞추세요. 이거 안되면 나머지 부분 별 의미 없습니다"
먹는 게 80, 운동이 20
추석 연휴 다음 날 9월 13일 바로 헬스장으로 갔다. 헬스 트레이너 분과 간단하게 몸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3개월 이용권을 끊었다. 10여 년 전 다이어트를 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침저녁 유산도 운동으로 살을 뺀 기억으로 이번에는 아침에 유산소 러닝머신 30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근육 키우는 건 살 빼고 나서 생각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굶은 다이어트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살은 굶어야 빠진다. 일주일에 1kg를 빼려면 보통 7700칼로리를 추가로 소모를 해야 한다고 한다. 하루에 1100칼로리를 추가로 몸에서 업애야 하는데 운동으로는 이 만큼의 칼로리를 소모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조깅 한 시간이 450칼로리가 소모된다고 하는데 2시간 반씩 조깅을 해야 하루에 1100칼로리가 나와서 일주일에 1킬로 빠지는 것이다. 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려운 것이고 운동을 극도로 싫어하는 나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다.
공복 유산소는 러닝머신 30분
운동은 아침에 헬스장에서 30분 러닝머신을 뛰기로 했다. 원래 무거운 것을 들기 싫어하고 팔다리에 절대적인 근육량이 없는 나에게 헬스장에 보이는 여러 운동기구는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아침 7시~8시 사이에 헬스장에 가서 그냥 러닝머신 위로 올라가서 뛰고 걸었다. 유튜브에 보면 30분 러닝머신 루틴이라고 여러 개 올라온 것 중에 하나 골라서 따라 했다.
나에게 적당한 23:1 간헐적 단식
초반에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여서 몸에 있는 지방을 태워보기로 마음먹었다. 학원 강사인 나는 오후 3시에 출근하고 10시 퇴근이다. 주로 저녁을 안 먹고 집에 와서 야식 겸 저녁을 먹는 것인데 그냥 아침을 스킵하고, 야식을 안 먹는다고 생각하고,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출근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일 1식 23:1 간헐적 단식을 선택했다. 초반은 일단 칼로리를 줄이고 탄수화물을 안 먹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고 일절 밥을 안 먹고 닭가슴살과 송이버섯 볶은 것에 야채를 먹었다. 한 다이어트 유튜버의 레시피를 따라 해서 먹었다. 그분이 100kg대에서 80kg 감량을 하는 동안 먹었던 닭가슴살 송이버섯 볶음을 똑같이 해서 하루 한 끼라고 생각하고 먹었다.
그리고 물 2리터는 꼭 마셨다. 탄수화물이 안 들어가서 조금 맹한 기분은 블랙커피로 해결했다. 학원 건물 1층에 있는 compose coffee집이 이제는 단골이 되었다.
다이어트 동안 안 한 것
야식 안 먹기
추석 연휴 이후 야식을 한 번도 안 먹었다. 10시에 학원을 마치고 오는 길은 매우 힘든 일이다. 배가 엄청 고픈 기분이 서글프게 만들기도 한다. 부평역에서 올라오면 바로 떡볶이집이 있다. 출출한 기분이 늘 떡볶이 1인분, 순대 1인분 사들고 갔는데 다이어트 마음먹고 이제는 다른 통로로 집에 간다. 그다음으로 빵인데 야식으로 빵도 참 맛있는데 일절 빵집에 가지 않았다. 마찬가지고 부평역에 에스컬레이터 타기 전에 빵집이 늘 날 기다렸는데 그냥 계단으로 올라가 버린다.
음료수 안마시기
수업 중간중간에 급 당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를 대비해서 Monster 에너지 드링크를 하나 사들고 출근했고, 가끔 딸기우유, 라테도 많이 먹었는데 일절 먹지 않았다. 학원에서 달달한 게 생각날 때 타 먹었던 믹스커피도 한잔 마시지 않았다. 다이어트한다고 마음먹고 난 뒤 학원 아래 단골집 CU편의점에 들어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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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와의 데이트 나의 치팅데이
나의 유일한 먹는 재미는 여자 친구를 만나는 것이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의 주말 데이트는 그 전 보다 더 달콤했다. 그날은 먹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먹었다. 피자, 스파게티, 삼겹살, 케이크 원래 이 녀석들이 이렇게 맛있는 것이었는지 몰랐다. 탄수화물과 유당이 이렇게 사람 기분을 좌우하는지 몰랐다.
"나는 통통한 살집이 있는 남자가 좋아. 오빤 배 나와도 괜찮아!"
점점 홀죽해진 나에게 여자 친구는 이렇게 말해서, "심하게 다이어트 안 하려고..." 라고 이야기해줬지만 나는 마음 속으로 '내가 몇 달 뒤에 슬림 탄탄 해져서 내 복근을 보여줄게' 라고 다짐하면서 밥을 먹었다.
근육질 단단한 몸으로 만들자
10월 30일 현재 69kg이다. 처음 다이어트 시작할 때 9월 13일에 80kg에 비해서 8kg를 감량했다. 한 달 보름 만에 8kg가 빠졌다. 최종 목표는 66~68kg를 유지하면서 근육질 몸으로 바꿔보려고 한다.
요요가 오지 않도록 식단 조절도 더 세밀하게 잘하고 운동은 유산소 운동을 조금 줄이고 웨이트 운동으로 조금씩 변화하면서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열심히 할 예정이다.
6개월 전에 허리 32자리 바지를 사놓은 게 있다. 내 허리가 32인지 34인지 몰라서 32를 샀었는데 허리가 안 맞아서 못 입고 있었던 옷이었다.
내일은 이 바지를 입고 산뜻하게 출근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