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4분 20초, 애니메이션 '업(UP)'

- 그리고 영화 <라라랜드>의 가장 아름다운 클로징 이야기

by 글쓰는 민수샘

안녕하세요. 애니메이션도 무척 좋아하는 다큐민수입니다. ^^ 2009년 작품인 <업(UP)>'을 어제, 오늘 두 번 봤어요. 초딩 아들과 함께요. 웬만하면 명작을 놓치지 않는데,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것이 미스터리입니다.


소파에서 뒹굴던 아이가 하늘의 계시처럼, "아빠, 애니메이션 업 다시 볼 수 있어?"하더군요. 3년 전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보여주신 건데, 갑자기 생각이 났답니다. 그 말에 업이 된 저는, 바로 작품을 구해서 나란히 앉아 감상했지요. 오늘은 제가 한 더 보자고 했답니다. ㅋㅋ


혹시 아직 못 보신 분이 있다면,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이 작품을 꼭 보시길 권해드려요. 특히 주인공 남녀가 결혼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때까지를 보여주는 4분 20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프닝입니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감정을 유머와 재치를 섞어 잔잔하게 보여주었어요. (검색해보니 영화 평론가들도 그렇게 말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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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업>이 어린이, 어른 모두의 기억 속에 남아서 잊히지 않는 이유는 '이루지 못한 꿈'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루지 못한 꿈은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의 다른 표현입니다. 그 마음을 잃지 않았다면 70, 80대 노인도 어린이 같은 행복을 맛볼 수 있겠죠. 반대로 10대, 20대 청년이라도 이룰 수 있는 꿈만을 추구하고, '이루지 못한 꿈을 꾸는 사람들'을 비웃는다면 무척 안타까울 것 같아요.


<업>의 주인공 할아버지가 무모한 꿈에 도전하는 이유는, 인생의 다른 목적인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완성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꿈이 완성되도록 돕는 데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업>의 감동에 젖어있다 보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클로징을 가진 영화 <라라랜드>가 떠올랐어요. (요건 국민영화이니 스포를 좀 해도 되겠죠 ^^;) <라라랜드>는 클로징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신경을 애잔하게 툭툭 건드리거나 심장을 쿡쿡 아프게 찌르는 영화인데요. 역시 '이루지 못한 사랑'이 주는 역설적인 아름다움이 녹아있어 그런 것 같아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세바스찬은 자신의 재즈 공연을 보러 우연히 들린 미아를 알아보고,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잠깐 들었습니다. <업>에서는 사랑을 이룬 남녀가 함께 꾸었던 꿈이 감동을 준다면, <라라랜드>에서는 꿈을 이룬 남녀가 이루지 못한 사랑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다 가질 수 없는 것이 인생임을 알아가는 이야기가 마음을 강하게 흔듭니다. 그래서 세바스찬이 미아와 결혼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하는 모습을 잠깐 보여주는 클로징은 너무나 슬퍼서 고혹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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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든 꿈이든 이루고 싶은 마음을 잃지 않는 것, 다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채는 것,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사랑과 미래의 꿈 모두를 소중히 여기고 가장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봤지? 인생은 그렇게 쉽지 않아. 그러니까 열심히 꿈꾸고 사랑하기 바랄게' 하고 보는 내내, 보고 나서도 소리 없이 속삭이는 두 작품은 그래서 명작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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