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기념 작품 전시회'를 시작했다. 국어과 예산으로 책을 사고, 포스터를 출력해서 사서 선생님께 드렸더니 이렇게 예쁘게 꾸며주셨다.^^ 11월 말까지 전시하고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당장 책을 읽지 않더라도, 아이들과 선생님이 오셔서 책을 만져보고 '노벨 문학상의 기운'을 느껴보면서 빠지면 빠질수록 행복한 문학의 늪으로 발을 디디면 좋겠다.
내년에 창체 동아리로 '문학 창작반'을 다시 만들고 싶은 생각도 든다. 이름을 'OO고 노벨 문학반'이라고 하면 아이들이 좀 모일까? ㅋㅋ <채식주의자> 유해 도서 지정 논란도 있는데, 이에 관해 아이들이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도 기회가 되면 같이 읽고, 우리나라 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시도 함께 읽고 토론하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품도 같이 읽으며 공감하고, 써온 작품으로 합평회를 하면서 용기를 주고 싶다.
한강의 소설을 10대가 읽으면 안 된다고 하는 분들은 문학이 무엇인지 'ㅁ' 자도 모르는 것 같다. 편견 없이 소설의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정성 들여 읽었을지도 의문이다. 문학은, 특히 소설은 인간이 만든 이 세계의 잔혹함을 파헤치는 것이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추앙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한강의 장편소설은 읽기가 어렵고 마음을 무겁게 만들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독자를 몰입시키면서 질문을 던지거나 여운을 남긴다. 내년에 '노벨 문학반'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작품도 제발 '불편'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