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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요나 Nov 11. 2018

하루키와 비슷하게

소울 메이트


<>난이 때로는 쓸데없는 짐을 덜게 해 준다.
한달에 한번씩 샵에서 펌과 클리닉을 받고 비단결같은 머릿결을 유지하하는 풍요로움을 더이상 누리지 못해 몇달동안 스트레스를 푹푹 받다가, 새벽에 부엌가위로 머리카락을 쌍뚱 잘랐다.
별 개떡같은 근심이 머리털과 함께 훌렁 날아갔다.

<>는 경상도 사람을 싫어한다.
아버지의 폭력성과 친가와 외가가 경상도라는 결정적인 이유 때문에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선입견이 생긴다. 그런데 거의 항상 그 선입견은 들어 맞았다.

<>윈의 '진화론'은 '론-학설'이다.
진화론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수천수백가지의 방법들 또한 '추론'일 뿐이다.
내가 진화론을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돌고래는 왜 진화하지 않았을까. 진화론에 의하자면 지금쯤 돌고래는 섹시한 두 다리에 열 손가락을 달고 바닷속에 어비스 영화속 해저기지쯤은 지어두었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다.
고고학자들에게 천년쯤 된 돌고래 이빨을 하나 던져준다면, 그들은 아마 백가지쯤의 새로운 생물을 만들어 낼 것이다.

<>면을 가장 맛있게 끓이는 방법은, 면이 채 다 익기전에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두고 일분간 숙성 시키는 것이다.

<>지막으로 엄마를 만난지 벌써 5년이 지났다. 매일 엄마 꿈을 꾼다.

<>지를 즐겨 입는 습관은 내 다리가 너무 못생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발목 손목 허리가 날씬해야 한다는 헛소리는 조선시대 기생을 보는 기준이었다. 21세기에도 여성들은 기생의 눈높이를 벗어나지 못한다.
발목이 꺾어지는 킬 힐위에서 발정난 남성들의 선택을 애타게 기다리는 그 노예 본능은 결국 돈에 팔려가야 행복한 인생이라고 인정받는다.

<>랑이란, 내가 내 아들을 생각하는 모든 것이다.

<>프니까 병이다.

<>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MB의 사대강 사업이 보람찬 결실을 본 자전거도로들에 쏟아부어진 내 혈세가 아까와서라도 그 도로를 마구 달려주고 싶다.

<>를 모는것은 내게 큰 공포다. 필기와 실기를 높은 성적으로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내주행 4시간을 남겨두고 심한 디스크가 와버렸다. 운전이 너무 무서웠다.
나는 수영도 못한다. 결국 운전이든 수영이든, 내가 못하니까 못하는 것이다.

<>메라로 사진찍는 것을 참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고도로 발달한 IT기기들 덕분에 폰으로 마음대로 사진을 찍는다.
아이폰은 카메라로 전화도 할 수 있는 엄청난 제품임에 틀림없다.

<>투가 온몸에 열개정도 있다. 타투는 나의 생각이자 살아가는 표지석이다. 나는 생각없이 이레즈미로 온몸을 휘감거나 해골, 귀신, 악마의 문양을 새긴 사람을 혐오한다.

<>랑색은 숙면과 정신 건강에 좋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침실을 푸르게 꾸몄는데, 여전히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잔다.

<>루키는 아는 카피 라이터와 공저로 '꿈에서 만납시다(소울 메이트)'라는 대담집을 냈다.
서로 번갈아가며 나열된 단어나 명칭에서 떠오르는 글을 무작위로 써내려간 것인데, 이 책을 읽어보면 아무리 글을 못쓰는 사람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도 한번 따라해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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