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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 May 31. 2020

살아가는 살아내는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



살아가는 삶

살아내는 삶

살아있는 삶



누군가를 대할 때는 살아내야만 했던

지나간 삶의 시간들이 있음을 인정해줘야 한다

그의 손짓과 눈빛, 작은 호의, 순간의 침묵

혹은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단지 보이는 것들로 그의 전부를

판단해선 안된다.



사랑하는 이를 하늘로 보내고

친구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히 말하고 있는 그 아이

몰랐다. 정말 몰랐다



방금 전까지 크게 웃던 아이는

늘 씩씩했던 그 아이는

어쩜 지난 몇 달, 더 많이 웃고 더 씩씩해지려 애쓰며

그 미소 뒤에 슬픔을 감추려 했을 수도


아이의 아픈 마음을

감히 짐작할 수도 없다

.

.

.

쉽지 않았지만 서로 시간을 내어서

어린 시절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각자의 사정이 있었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자리가 아직 우리 안에

남아있었나 보다.

살다 보면 물리적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더 좁히기 힘들다는 걸

자주 경험하게 된다



가장 많이 이야기가 오간 건

우리 건강하자. 건강해서 오래오래 보자.

이제 중년이 된 친구들의 살아가고 살아내는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삶은 참 쉽지 않구나 매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어떤 삶이든 드러난 그의 모습만으로, 그가 겪고 있는 삶의 무게를 감히 측정할 수 없었



내가 그가 될 수 없고

그가 내가 될 수 없기에

우린 서로의 삶을 살아보지 못했기에

누군가를 향한 이해와 공감은 아주 미미하고

때론 어떤 위로도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서글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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