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삶
살아내는 삶
살아있는 삶
누군가를 대할 때는 살아내야만 했던
지나간 삶의 시간들이 있음을 인정해줘야 한다
그의 손짓과 눈빛, 작은 호의, 순간의 침묵
혹은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단지 보이는 것들로 그의 전부를
판단해선 안된다.
사랑하는 이를 하늘로 보내고
친구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히 말하고 있는 그 아이
몰랐다. 정말 몰랐다
방금 전까지 크게 웃던 아이는
늘 씩씩했던 그 아이는
어쩜 지난 몇 달, 더 많이 웃고 더 씩씩해지려 애쓰며
그 미소 뒤에 슬픔을 감추려 했을 수도
아이의 아픈 마음을
감히 짐작할 수도 없다
.
.
.
쉽지 않았지만 서로 시간을 내어서
어린 시절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각자의 사정이 있었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자리가 아직 우리 안에
남아있었나 보다.
살다 보면 물리적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더 좁히기 힘들다는 걸
자주 경험하게 된다
가장 많이 이야기가 오간 건
우리 건강하자. 건강해서 오래오래 보자.
이제 중년이 된 친구들의 살아가고 살아내는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삶은 참 쉽지 않구나 매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어떤 삶이든 드러난 그의 모습만으로, 그가 겪고 있는 삶의 무게를 감히 측정할 수 없었다
내가 그가 될 수 없고
그가 내가 될 수 없기에
우린 서로의 삶을 살아보지 못했기에
누군가를 향한 이해와 공감은 아주 미미하고
때론 어떤 위로도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서글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