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지금 이 일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가?
이십년이 넘게 해 온 지금의 일을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가득 찬 요즘, 새해 맞아 또 많은 새로운 일을 처리를 하면서 내가 내 욕심에, 내 스스로를 괴롭혀 오면서 일을 하기 때문에 일이 힘들구나라는 거를 느끼게 된다.
올해 4월에 학회에서 스포츠 소재에 대한 세션을 준비하기로 했다.
근데 그 세션은 누가 나보고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내가 관심 있는 주제여서, 학회 운영진들을 설득해서 연사분들을 모으고 세션을 준비하고 있다.
세션은 보통 4명에서부터 8명까지의 연사로 구성이 된다.
어찌어찌 해서 4명의 연사분을 모셨다. 4명이면 그 세션을 일단 오픈할 수 있다.
사실 내 관심사는 크지만 일반적으로 내 전공 분야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있을지 잘 몰라서, 일단 최소의 숫자인 4명의 연사로 시작을 해 보는 게 부담이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왠지 4명의 연사으로 세션이 부족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내가 주도해서 연 그 세션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괜찮다라는 후기를 듣고 싶은 욕심 때문에 추가로 몇 분의 연사분을 더 모실까, 어떤 분을 모실까 고민을 며칠을 하고 있었다.
결국은 인정욕구였다.
제미나이에도 물어보고, 구글 검색도 다시 해보고, 여기저기 다른 산학연에 계신 분들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보면서 이분을 모실까, 저분을 모실까, 이메일을 보내볼까 말까 몇 시간을 며칠을 고민을 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내 스스로 힘들어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어느 순간 그냥 4명으로 하자. 지금 4명의 연사가 확보가 되었는데 왜 나는 욕심을 더 내고 있는가? 처음부터 많은 사람이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지. 처음이니 사람들이 저런 세션을 왜 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더 욕심을 내지 말고 그냥 4명의 연사로 시작을 해보자. 일단 그렇게 시작을 하고 분위기가 좋으면 다음번에 또 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음번에 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내 마음이 편해졌고 더 이상의 추가 연사를 찾는 것을 멈추었다.
그래 여기까지로 일단 해보자.
궁금하고 좋은 마음에 시작한 일인데, 그걸로 왜 나는 내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지...
그게 해결되니, 또 다른 문제를 고민한다.
4명의 연사분이 모두 다 기업에서 오신 분들이었다.
기업에서 오시는 분들은 학회 등록이나 출장을 오시기가 비교적 쉽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학회에서 등록비 면제를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학회에 등록비 면제를 해 주실 수 없느냐라고 문의를 했다.
그런데 웃긴 것은, 기업에서 오기로 하신 연사분들이 먼저 나에게 등록비 면제를 요구하지 않았다.
등록비 면제가 안 되냐고 말씀하셨던 한 분의 연사분이 계셨고 내가 어려울 수 있다라고 하자 그분은 발표를 포기하셨다.
그런데 기업에서 오신 비회원 분들은 등록비를 면제할 수 있다라는 안내 문구가 있는 것을 보았고, 굳이 그래서 학회에 우리 세션에서 발표하시는 기업 분들도 면제받을 수 없냐라고 문의를 넣은 것이였다.
오지랖도 이런 오지랖이 없다.
그냥 그분들이 등록하시게 두면은 될 것을 내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일을 벌리고 있다.
다른 또 하나.
작년에 알게된 일본에 계신 어떤 교수님이 올해 10월에 다른 학회에서 어떤 세션을 여는데 거기에 같이 오가나이저로 참여를 해달라고 요청주셨다.
너무 좋은 기회였고 사실 거절해도 괜찮응 상황이였다.
달력을 살펴보니 그 일정과 겹쳐서 주말에 내가 꼭 하고 싶은 중요한 일정이 있었다.
그 분이 제안주신 그 일을 하게 되면 그 주말 일정을 포기해야 했다.
그런데, 결국 나는 그 일을 하기로 했다.
그분이 나를 떠올려서,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제안을 준 것이 고마워서 당연히 하겠노라 말씀을 드렸고, 주말 그 일정은 포기했다.
그 일을 수락을 한 이유는 결국 그게 나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거라 여겼고, 그 일을 함으로써 얻어질 수도 있는 어떤 이익이 나의 경력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있을 수도 있는 어떤 이익. 그에 대한 욕심이었다.
사실 안 해도 된다. 그 경력이 있으면 좋을 수 있지만, 그 일을 안한다고 큰일 나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그 욕심에 나는 하겠다라고 얘기를 했다.
그리고 그 주말에 있는 일정은 내 직업과는 상관없이 내가 그냥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였는데 그걸 난 포기했다.
지금의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왜 나는 자꾸 이런 결정을 하는 걸까?
여전히 일에 있어서 욕심때문 아닐까?
내가 일을 관두고 싶어 하는 것이 맞나?
아니면 관두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일까?
내가 하기 싫다고 그만두고 싶다고 하는 일에서 나는 왜 인정 욕구가 발동이 되고 열심히 추가적으로 경력을 쌓고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가?
이게 내가 정말 이 일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 것일까?
정말 그냥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지나친 책임감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신경쓰면서 갈구하고 있는 인정욕구 때문일까?
책임감과 인정욕구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때, 나는 결국 자유를 얻게 되는거 아닐까?
아니면, 지금 최선을 다하며 일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그냥 받아들이고, 감사함을 느끼면서 일을 하면 되는 것일가?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뭘까?
ps. 결국 연사분은 2명 추가했다. 지나친 인정욕구의 발현인지? 끝까지 잘해보고픈 책임감의 끝판인지, 모르겠다. 인정욕구과 책임감의 차이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