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나를 갉아먹는다.

거절할 줄 아는 용기. 미움받을 용기.

by 커피맥주

호감을 얻고자 하는 것, 누구에게나 인정받고자 하는 것, 누군가한테 나쁜 소리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

이게 사실 나를 정말 힘들어 하는 거다.


나는 주변의 사람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있길 바랬고, 나는 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고, 나는 그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으려 했고, 인정받고 싶어 했다.

좋은 아내이고 싶어 했고, 좋은 딸이고 싶어 했고, 좋은 선생이고 싶어 했다.

그런 인정 욕구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특히 내가 믿었던 사람이 나에게 듣고 싶지 않은 어떤 얘기를 할 때, 그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일론 머스크가 이런 말을 했단다.

미움 받아도 전혀 상관없다.

실컷 미워하세요. 진짜 약점은 호감을 얻고 싶어 하는 것 그게 진짜 약점이고 저에겐 그게 없어요.


나에게는 정말 이 호감을 얻고 싶어 하는 거가 진짜 약점이 되고 나의 약한 고리가 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할 수도 있다는 것, 나를 미워할 수도 있다는 거를 인정을 해야 한다.

알고는 있는데, 그게 참 실천이 어렵다.


내가 옛날에 뭔가를 못해서 속상해하니깐 어떤 사람이 나에게 그랬다.

그것도 잘하려고 했어요?

그것마저 그거를 저 사람이랑 경쟁하려고 했어요?

당신은 이런 것도 잘하고 이런 것도 잘하고 가진 게 많은데 그것조차 하려고 했냐고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약간 충격을 받았다.

왜냐하면 나는 다른 사람에 대해 비해서 분명 가진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근데 나는 내가 가지지 못한 그 몇 개조차도 가지려고 하고 그거를 흉내내려고 하고 못 가져서 속상해 했다.

예를 들어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공부를 월등히 잘했고, 다른 사람들보다 재테크의 운이 좋아서, 정말 무일푼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먹고 사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었고, 우리 아이들도 아프지 않고 자기 몫을 잘 하면서 잘 크고 있고, 크게 말썽 없는 그런 남편과 같이 살고 있다.

내가 조금 아쉽다고 생각이 든다면, 내 외모에 대한 것... 나는 예쁘지가 않고 날씬하지가 않고 어려서부터 항상 통통했고 어려서부터 이쁘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또 운동을 잘한다던지, 노래를 부른다든지 그림을 잘 그린다든지 예체능적인 재능이 없다.


근데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예뻐지려고 하고 노래를 잘하려고 하고 운동을 잘하려고 하고 그런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을 때, 아 내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구나. 나는 이미 다른 것들이 있는데 이것조차 열심히 해서 인정을 받으려 했구나.

그런 생각이 나이 들면서 점점 더 사라지는 거를 느낀다.

다행이다.

그래서 미움 받을 수 있는 용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모든 사람을 다 좋아하지 않듯이,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다 좋아할 리가 없다.

그건 너무 당연한 거다.

그렇기 때문에 나한테 험한 소리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거다.


지난 금요일 날 학생이 와서 자기 그만두고 싶다라고 얘기를 했을 때에 그게 내 탓인 것만 같았다.

(사실 이 사건이, 이 글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2주 뒤에 있는 학회 발표가 굉장히 지금 부담스러워서 피하고 싶은 순간이다.

너무 잘난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발표를 해야 하는데 내 결과는 너무 보잘것없고 최근엔 나의 변화로 인해, 더 보잘 것 없어진 결과들이다.

그런 부족한 데이타로 세상 잘난 전문가 동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된다는 게 지금 걱정이다.

틀림없이 부끄러울텐데..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나...

그 준비를 하는 과정도 너무 스트레스, 열심히 해야 하니까 스트레스 받는 기분이다.

근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내가 저 사람들보다 모두 다 잘 할 수는 없다

내는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한 결과이고, 내가 부족할 수도 있고, 내가 저 사람들보다 똑똑하지 못한 게 너무 당연할 수 있다.

내 수준에서 열심히 공부를 해서 발표를 하지만 저 사람들이 보기에 많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러면 서서히 이 일을 안 하면 된다.

저 사람들 보기가 부끄러워지고 저 사람들 보기가 창피해지면 안 보면 되지 !

내가 이 일을 떠나면 되지.

어차피 나는 떠날 각오도 하고 있는데.

그러면 나랑 완전히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되는 거고 그러면 부끄러울 것도 없다.

뭐 기억 한 편이 부끄럽긴 하겠지만 크게 그게 내 일상에 스트레스가 되지는 않을 거다.


요새 와서 나를 들여다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나는 모든 거를 다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가 뭘 하자고 할 때에 욕심이 나면 좀 무리가 되는 거라도 되도록 하려고 했다.

그리고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게 모든 걸 다 잘하려고 하지 말아야겠다.

지금도 2월 발표, 7월에 해외 발표 등등 많은 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리고 부끄러운 거는 부끄러운 대로 넘어가는 거자.

나는 이제 나이도 있고 대학원생도 부족하고 여러 가지 연구비도 부족하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게 나로서는 최선인 거다.

부끄러운 건 할 수 없지 뭐


이불 킥을 할 만큼 부끄러운 것도 물론 있다. 그러지만 말자.

실수만 하지 말자. 욕심을 내지 않으면 된다. 10년이 지나도 부끄러운 건 부끄러운 기억이 있다.

인생을 살면서 어떻게 그런 게 없으랴.


욕심을 내지 말고 이것도 할까 저것도 할까 했을 때에 내 그 의욕을 반쯤은 무시하고 내 욕심을 줄일 필요가 있다.

인정받고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다 잘해 보려고 하는 욕심에 결국 그게 나를 갉아먹는다는 걸 나는 안다.

이제는 그래서 뭔가 하고 싶고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하는 마음을 반쯤으로 줄일 필요르루 느낀다.

10개 잘하고 싶을 때 그냥 두세 개만 잘해도 괜찮다.

그 정도만 하는 걸로 하자.

그렇게 해놔야 내 마음도 편하고 욕심을 내지 않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 수 있다.

근데 처음에는 그 욕심에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하겠다고 일을 벌려 놓는다.

그리고 후회하고 스트레스 받는다. 그러지 말아야지.

거절할 건 거절하고 아닌 건 아닌 걸로 그렇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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