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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트너 고보경 Jan 14. 2024

1분만 잠: 시[詩]_흰 눈밭 글길

1년 전 오늘

고장 난 손가락은

오늘도 흰 눈밭 위를 홀로 쓸쓸히 걸어갑니다


분명 한참을 걸어온 것 같은데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길은 눈 위에 덮여 금세 지워집니다 


타인의 발자국 흔적이라도 있다면 

따라갈 텐데

 

그치지 않는 눈은

길뿐 아니라

발자국도 지웠습니다


3시간 흰 눈밭 

글 길을 걸었습니다


더 이상 걸을 힘이 없습니다

발이 너무 시립니다


오늘 하루만 꽁꽁 언 발 좀 녹이고

내일 올게요


2023.1.14.8:48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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