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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연 Sep 08. 2021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뭘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한다.


최근에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이다.

프리랜서로 일을 하다 보니 이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프리랜서는 내가  일을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일이라서

좋아하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정의를 내려보기로 했다.

여기서 말하는 일이란 업무적인 것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포함한 것이다.

단순히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냥 좋아만 하고 끝내겠지만, 일로써 이어져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잘하기도 해야 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생각해보기로 했다.

아래는 내가 생각하는 정의이다.   


잘하는 일 :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것, 이것으로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것

좋아하는 일 : 그거만 평생 해도 안 지루한 것, 수입이 나지 않더라도 계속할 수 있는 것


이건 나의 생각이므로 자신이 생각하는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의 정의를 내려봐도 좋을 것 같다.




자 이제 나에게 질문을 하는 시간이다.


아래의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생각의 흐름대로 흘러갑니다.


첫 번째 질문. 내가 잘하는 일이 뭐지?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내 직업. 내가 현재 잘하는 일은 디자인이지. 그래 5년 넘게 해왔으니까. 그리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나는 이걸 진짜 top으로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왜냐면 디자인 천재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 많아... 아직 내가 원하는 수준은 아닌 거 같아.



두 번째 질문. 그러면 디자인 말고 내가 다른 일로 칭찬받은 게 뭘까?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가끔 '네가 있으니까 분위기가 밝아진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었지.


-고민을 들어주고 그거에 대한 내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하지. 워낙 나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으니까. (서울로 상경, 회사 5년, 여행.. 등등) 넓은 경험의 폭 덕분에 이런 상담을 잘하네.


-친구들은 나한테 본인의 이야기를 술술해. 나랑 이야기하다 보면 '어머 나원래 내 이야기 잘 안 하는데 너랑 있으니까 계속하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하지.


그러니까 이 세 가지를 조합하면 사람들을 편하게 해 주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그런 능력이 나에게 있는 걸까?

이제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뭐지?

내 직업인 디자인인가?

디자인을 진짜 내가 좋아하는 걸까?

나는 디자인을 왜 좋아하는 걸까?

내가 디자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재미있다.

왜 재미있을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재미있다.

내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다.

또 모든 일에 디자인이 다 적용이 되니까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서 재미있다. 내가 쓰임 받는 곳이 많아서.



음, 나는 '디자인 자체'를 좋아했다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내 생각을 만들고 표현하고, 내가 쓰임 받는 걸 좋아하는 건가?

그러면 디자인이 아닌 다른 그런 일이라면 또 잘할 수 있지 않을까?

디자인 말고 그런 특징을 가진 다른 일이 뭘까?




여기까지 생각이 도달했을 때.

내가 글 쓰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는 디자인 = 글 쓰는 것 = 도움을 주는 것 이 세 가지가

동일한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은 직업이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글 쓰는 것과 도움 주는 것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사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고 또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이었는데 말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도달했을 때,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이 생각났다. 오래전부터 꿈꿔왔지만 바빠서 하지 못했던 일들. 그건 바로 부모님 인터뷰였다. 그래서 독립출판 지원사업에 신청을 했고, 당선돼서 출간까지 할 수 있었다.


또 성동 오랑의 멘토링에 지원을 해서 멘토로써 활동을 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분리되어있기도, 겹치기도 한다.



내가 가장 큰 기쁨을 느끼는 순간은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할 때이다.

내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힘을 얻고 즐거워하고 동기부여를 얻을 때이다.

그 이야기의 형태가 시각적인 작품이던, 글의 형태이던, 말의 형태이던. 이제 나는 그 세 가지를 다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즐거운 일을 계속해서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참, 그리고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서로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서 하다 보면 잘하게 되기도 하고, 내가 어떤 일을 잘해서 계속 칭찬을 받으면 그 일이 또 좋아지기도 하고. 그래서 그 두 가지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분 겹쳐져 있는 교집합인 거 같다. 만약 그 두 가지가 합집합이라면 그건 참 복 받은 사람!



사람마다 이것이 겹치는 범위는 다 다른 것이니까.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 것!

우리의 인생은 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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