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준이 필요하다
어느덧 프리랜서를 한 지 9개월이 되었다. (시간은 참 빨라…)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 내가 지금 물불 가릴 때가 아니지!라는 생각으로
들어오는 일, 하고 싶은 일을 모조리 받아서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어도 ‘다른 또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라는 기대감과
‘이거 끝나면 뭐하지’라는 불안함은 나의 열정에 아주 좋은 땔감이 되어서
새로운 일을 계속 찾아다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먹이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처럼 두 눈에 불을 켜고 매일같이 교육이나 사업들을 찾아보았다.
(서울 청년 사이트, 각종 구청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광고, 뉴스레터에 나오는 교육 등등)
그러는 와중에 주 1회 정기적인 디자인 작업과 격월로 강의까지...!
회사 다닐 때보다 더 바쁜 생활이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았고 내가 어떤 것을 잘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것저것 많이 해볼 수밖에 없었다.
일단 그냥 다 경험해보자라는 생각이 있었다
‘신청해 놓고 나중에 생각해보자, 되면 다 뜻이겠거니' 하고 저지른 일들이 점점 쌓이다 보니………. 산처럼 불어났다.
나는 집에 있으면 쉬지 못하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휴식을 하기 위해서 상황을 만든다. 그 방법은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가는 것인데,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못 가서 마음 편히 쉴 수도 없었다.
이렇게 지속한 세월이 어느덧 9개월이 되니, 점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치는 것을 느꼈다.
아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다. 어라, 이 기분 저번에도 느낀 것 같은데
나 설마 프리랜서인데 번아웃 온 거임?
정신이 번쩍 들었다.
프리랜서라도 내가 나의 일을 선택할 수 없다면,
그저 불안해서 이런 일 저런 일 다 한다면 그건 분명 지칠 것이 뻔한 것이었는데.
나는 또 잊어버리고 있었다.
내 체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나는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이전의 습관대로 또 나를 채찍질하면서 그렇게 달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당연히 지칠 수밖에 없지.
일의 기준
1. 수익 (시간 대비 수익, 혹은 그 달에 수익이 많이 없을 경우)
2. 커리어 (내가 앞으로 하려는 방향성과 맞는지, 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지)
3. 보람과 재미
내가 일을 받을 때의 기준을 세웠다.
세 가지 다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두 가지가 되면 너무 좋은 것이고 한 가지만이라도 되면 그 일을 진행하는 것으로!
디자인 일일 경우에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디자인인가?
내 디자인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가?
나의 방향성과 맞는가 (도움을 주고 문제를 해결)
이름 있는 기업인가?
멘토링이나 강의일 경우
멘토로써 성장할 수 있는가?
적절한 수익이 나는가?
나의 한 달 최대 수익 000만 원 기준
한 달에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못 쉬고 일을 했다는 것이다.
이전 회사 월급을 기준으로 해서 그 이상이 될 경우 고민해 보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아, 여기도 (고민해보고)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을 보니 아직도 나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나 보다.
그렇지만 너무 하고 싶은 일일 경우에는 해야 하지 않을까?
휴, 프리랜서가 처음이라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다.
요즘 프리랜서에 관한 강연을 많이 해서 몇 개를 들었는데,
완전히 새로운 것도 있고
내가 생각해서 실천해본 것도 있고
내가 생각은 했지만 미처 정리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역시나 무엇이든 잘 정리를 해두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또 브런치에 기록으로 남겨둔다.
프리랜서를 하며 스스로에게 질문과 시행착오들을 잘 정리해서 경험이 쌓이면 강연을 해보고 싶다.
나는 이렇게 또 하고 싶은 일이 +1 되었다.
풍류를 즐기는 고양이가 되고 싶다... 고양이는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