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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니 Jun 06. 2021

강남대로 483

알라딘보다 동화 같은 순간

이 곳은 내가 당신을 가장 아름답게 기억하는 장소이다.



무수히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지로 바쁘게 움직이던 거리에

나는 홀로 서 있었다.


오직 당신을 기다리며.


미지의 당신은 걱정이고 설렘이었다.


그곳에 서서, 나는 문득 당신의 얼굴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사진 속의 얼굴이 닿지 않게 흐려졌다.


그때, 당신이 내게 왔다.


모두가 나를 스쳐가는 곳에서 오직 나를 향해 걸어오던 당신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또렷하게 그려진다.


수줍게 웃던 얼굴과 장담하던 대로 내게 뻗은 손.


무지 더웠던 그 여름날 하늘보다 푸르던 셔츠와 귀여운 곱슬머리가 좋았던가?


단번에 나를 알아봐 준 당신이 그저 좋기도 했다.


후에도 그곳을 지날 때마다 나는 그날의 당신을 떠올리고, 또 당신에게 그날의 나에 대해 묻고 말하고 말해도 좋은


그날, 그 거리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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