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처음은 우연으로 시작된다. 기계치라서 평소에 컴퓨터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컴퓨터 수리 기사님을 부른다. 한 20여년 단골로 지내다보니 어느새 소소한 일상까지 이야기하는 친밀한 관계로 발전했다.
이번에도 기존 모니터에 놀고 있는 모니터를 연결하는 듀얼 작업차 컴퓨터 기사님을 호출했다. 그리고 그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쿠팡이츠 배달 알바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됐다. 컴퓨터 기사님도 틈틈이 쿠팡이츠 배달 알바를 하는데 괜찮다고 해 보라고 나에게 친구 추천을 넣어줬다.
우선 쿠팡이츠 앱을 깔고 인테넷과 유튜브를 통해 쿠팡 이츠 파트너에 대한 사전 지식을 숙지했다. 더듬더듬 배달 메뉴얼을 익힌 후 친구와 업무를 분담키로 했다. 운전이 능숙한 친구가 운전대를 잡고 그에 비해 다리가 튼튼한 내가 음식 픽업과 배달을 담당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대기해 놓고 왜 콜이 안 울리지 하다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시내를 향해 차를 몰았다. 앱에서 포크 무늬가 있는 쪽으로 이동하면 콜이 잘 울린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기에 지도상에서 포크가 뜬 방향으로 이동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콜이 하나 들어왔다. 첫번째 콜은 맥도날드
맥도날드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씩씩하게 매장안으로 들어갔다.
"저 쿠팡이츠에서 왔는데요"
"아 저쪽 문으로 나가서 오른쪽으로 가시면 들어가는 문이 있어요"
아무리 오른쪽으로 가도 문은 안 나오고 주차장만 보였다. 그러고보니 나에게 방향을 안내한 직원과 내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이 오른쪽이라고 했으니 내 방향에서는 왼쪽이었던 것. 그랬으니 처음부터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달랐던 것. 어쨌든 겨우겨우 음식을 픽업해서 배달지로 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우선 휴대폰 네비에 배달 장소를 입력하고 주차장 출구와 입구가 헷갈려서 헤매다가 겨우 첫 배달장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주소를 보아하니 모텔인가 싶었다. 헉! 모텔에서 음식을 시켰나? 그런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어찌어찌 배달 장소를 찾았는데 첫 배달부터 엉뚱한 곳에 가져다 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몇번이나 장소를 다시 확인하고 배달완료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찰라에 다시 두번째 콜이 울렸다.
다음 이야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