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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치킨 Jun 01. 2021

31살 준비를 시작하면서 느끼는 소회

어렸을 적 만화를 보매일 꿈꿨다.

내게 올 남자 주인공을.


공부와 시험으로 팍팍하고 재미없던 학창 시절에도

유일하게 나를 설레게 했던 건

영화나 만화에서 보던 주인공 같은 삶었다.


어릴 때는 그게 마법소녀였고,

크고 나서는 어떤 재벌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었,

때로는 좋아하는 연예인의 숨겨진 연인이었다.

그것이 평범한 내 삶의 유희이자 희망이자 꿈었다.


7년 전, 첫 남자 친구를 사귀면서 내 상상 속 주인공은 현실에 발을 붙였고,

더 이상 이뤄질 수 없는 상대를 상상하기보다는

매일 나와 전화하고 매주 나와 대화하는 그로 상상이 옮겨갔다.

그에 맞춰 지난 7년간,

내가 꿈꾸던 이상이 현실에 맞춰 타협하고

열정과 희망도 현실의 땅에 닿게 되었다.


이 글은 어릴 적 요정을 꿈꾸던

호그와트의 무도회를 상상하던

드라마 속 캔디를 꿈꾸던 한 소녀가

이제 30살이 제대로 넘어,

진짜 현실을 만나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먼저 결혼 얘기를 꺼낸 ,

7년 연인과 함께

인생의 가장 큰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느끼는 감의  변화와

돌이키기 힘든 현실로 내딛는 과정을 기록하고자 한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외로워서였고,

오랜 타지 생활 속에서 내 근처에 내 편이 생기면

조금 더 안정되고 덜 외로워지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다.


그리고 그 외로움과 안정감을 

내 바로 옆에 있는 이 사람이라면

과하지도 않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게 채워주면서

나 또한 그를 위해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믿었기에

이 사람이라면 같이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결혼이라는 결정이 막연하게 어떠한 스트레스와 풍파를 가져올지 걱정하고,

31년간 함께 해 온 내 가족 외에,

또 다른 가족을 만드는 일이

행여나 나의 가족을 서운하게 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내가 겪는 일련의 과정과 감정이

소녀에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이와 비슷한 경험과 감정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기에

매일 또는 격일로 오늘 느끼는 감정의 변화

결혼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서툴지만 솔직하게,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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