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이란 참 간사하다.
지난주 토요일 드디어 상견례를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그의 가족을 만나러 가는 첫자리였다.
어색하고 낯선 자리.
어느 누구 하나 익숙한 사람이 없는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 자리였다.
딸 가진 부모의 마음과
아들 가진 부모의 마음에 차이일까.
아니면 경상도 지역과
전라도 지역색의 차이일까.
이도 아니면 지금 두 집안이 처한 환경과
지내온 경험의 차이일까.
나와 그리고 우리 가족과 갖는 가족의 범위와
사돈이 생각하는 가족의 범위.
지켜야 할 선과 그렇지 않은 부분
하나하나 달랐다.
하지만 맞춰갈 시간 조차 없는 불과 얼마 전까진 완벽한 남이었지만
이제는 남일 수 없는 그런 사이
그런 상견례를 어제 했다.
그러던 중에도 참 사람이 간사한 건
내 꼿꼿이 펴져 있던 허리와 태도
굳이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도 애쓰지도 않았던 나.
참 사람이 왜 그럴까 나는.
회사에서는 작은 실수에도 이렇게 괴로워하면서
왜 토요일의 그때의 실수나 행동에는
아무런 죄책감이나 눈치, 괴로움이 없었는지.
사람이 참 못됐지.
사람을 봐가면서 못됐다니 나도 참.
사람의 마음이란 참 간사하다.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모두에게 못된 마음을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