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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치킨 Jan 11. 2022

말투는 다정하게 행동은 냉정하게

`결혼 준비는 잘 돼가?`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

으레 주변 사람들은 묻는다.

가장 큰 이벤트이자 부담 없이 묻기 좋은 주제겠지.


나도 그러면 감당할 수 있는 선 안에서 대답한다.


`생각보다 준비할게 많지 않더라고요.

다이어트만 하면 돼요.

근데 그게 제일 큰 난제예요`


그럼 대부분 웃는다.

무난하게 대답하면서 넘어갈 수 있다.


안부를 묻는 대화는 다정하다.

세상 그렇게 다정할 수가 없다.

그게 싫진 않다.

오히려 고맙다.


하지만 그에 반에 내게 주어지는 행동은 서운할 정도로 냉정하다.

가끔은 모든 일들이 감당하기 힘들 만큼 숨에 벅차다.

그런 상황 속에서 다정했던 안부인사만큼

내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은 없다.


묵인과 무시.

알아서 하겠지.


그게 사회생활이겠지.

사람은 이기적이니까.

나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


그렇지만 그게 좀 많이 서럽다.


회사에서 개인은 그저 한 부속품일 수밖에 없다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너와 나의 관계

속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서

그저 부속품으로만 취급받는 기분이 들 때마다

많이 서럽다.


알아서 하겠지.

그만큼 서러운 순간도 없고

선뜻 손 내밀어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주변이 내게 기대하는 것만큼

주변이 내 기대를 맞춰주지 못할 때

화나기도 억울하기도 하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을 때마다

반복되는 이 기분과 느낌


말투는 한없이 다정하지만

행동은 냉정한

사람에 기대하고

실망하는 현실


이 바보 같은 짓에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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