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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레바퀴 Nov 13. 2017

말차 마시는 법

- 차 마시기 팁 1

 말차는 가루녹차를 말합니다. 말차의 종주국인 일본에서는 찻잎을 따기 약 15일 전부터 쓴 맛을 줄이기 위해 차밭에 차광막을 치고, 광합성을 막습니다. 그렇게 딴 찻잎을 가공하여 분말로 만듭니다. 보통 가루녹차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만들거나 요리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쓴 맛이 적고 고소한 맛이 강한 고급 녹차는 말차용으로 쓰인답니다.

 말차를 좋아하는 이는 고소하고 쌉싸래한 특유의 맛을 좋아하거나, 말차를 차분히 준비하는 느림의 과정을 즐기거나, 차에 담긴 영양소를 고스란히 섭취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떤 까닭으로든, 자신이 고른 다완에 차솔을 비벼 말차를 타 마시는 음차 문화를 한번 경험하게 되면 그 매력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지요. 이번 장에서는 말차 마시는 법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1>

먼저 말차와 차도구를 준비하세요.

저는 말차로 일본 一保堂(일보당)의 농차용 '와카 노 무카시'를, 다완으로는 길성도예의 고히끼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그 외, 차솔과 찻수저와 찻수건을 꺼내어 가지런히 놓았습니다.

<2>

뜨거운 물을 다완에 부어, 다완을 덥힙니다. 아울러 차솔을 뜨거운 물에 담가 불립니다. 이렇게 해야 따뜻하게 말차를 마실 수 있을 뿐더러, 거품이 더 잘 일어납니다. 보통 일본에서는 거품을 많이 내지 않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보다 부드럽게 마시고자 거품을 충분히 일으킵니다.

<3>

뜨끈하게 덥힌 다완에 찻수저(=차시)로 말차를 두 번, 또는 세 번 넣습니다. 농차용이 아닌 박차용의 경우에는 한 스푼 정도 연하게 타서 깔끔하게 마시기도 합니다. 보다 부드러운 거품을 원할 때는 가루를 체에 걸러 담으면 됩니다.

<4>

덜어낸 차에 소량의 물을 넣은 후, 차솔로 곱게 개어 둡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가루가 덩어리지지 않기 때문에 입 속에서 걸림 없이 말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번거롭다면, 바로 뜨거운 물을 부어 말차를 타 마셔도 괜찮습니다.

<5>

차솔을 쥐고 손목 스냅을 이용하여 위아래로 빠르게 저어줍니다. 이러한 과정을 '격불'이라 합니다. 거품내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처럼 차솔로 비비는 과정이 있기에, 한자로 '비빌 말(=抹)'을 넣어 '말차'라 불립니다. 저는 이른 봄을 맞아, 집 화단에 핀 매화꽃 한 송이를 따다 멋을 부려 보았습니다.

<6>

두 손으로 다완을 안아쥐고서, 두 세 모금으로 나누어 말차를 마십니다. 마지막에는 '스읍' 하는 소리와 함께 남은 거품까지 마십니다. 그리고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 흔들어 마심으로써,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합니다. 아니면, 그냥 말차의 여운을 오래 느끼고자 물을 마시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7>

다 마시고 나면, 다완을 전용 다건으로 닦아서 잘 보관하고 찻자리를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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